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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44) 1936년 1월 11일~6월 11일

정리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1-02-16 수정일 2011-02-16 발행일 2011-02-20 제 273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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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구 설정 25주년·드망즈 주교 수품 은경축 기념
일만 군중 모여 축하행사 지켜봐
“11시 1000명 신자들의 시내 행진. 2시30분 동굴 앞 천막 안에서 당국의 손님들과 함께 일반 의식이 있었다. 일만 명 정도의 군중이 모였다. 교구의 역사, 나의 약력 소개와 친구들의 축사, 선물 증정, 무수한 편지와 67통의 전보.”

드망즈 주교의 일기를 보면 많은 사제들이 여러 가지 질환으로 선종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의 열악했던 의료 수준 때문인 듯하다. 사제들은 여러 곳에 파견돼 열성적으로 사목하다 병에 쉽게 노출되고는 했다.

한편 대구교구는 설정 25주년 ‘은경축’을 맞았다. 계산주교좌성당 앞에는 교구 설정 25주년 기념 십자가가 세워졌고, 1만 명이라는 군중이 모일 정도로 성대한 축하식이 벌어졌다. 대구교구 설정 25주년은 드망즈 주교 성성 25주년과도 같은 의미였다. 소중한 겹경사였다.

1936년 1월 11일~4월 22일

아침에 신학교에서 시험을 주관했고, 신학생들은 오늘 저녁과 내일 방학에 들어간다.

12일, 임인교 바오로 신부가 어제 아침부터 강경리의 병원에 있다. 그저께부터 그는 세 번 각혈을 했다. 의사는 처음 진찰에서 병명을 찾지 못하고 며칠 지켜보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23일, 폐가 상한 임 바오로 신부가 의무실에 들어갔다.

3월 22일, 이필경 안드레아 신부가 의무실에서 나왔는데, 지난 밤 그는 위궤양으로 많은 출혈을 했다. 그는 충분히 긴 휴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이 요셉 신부에게 와달라고 전보를 쳤다.

23일 1시, 또 다른 두 번의 출혈 후에 이 안드레아 신부에게 종부(병자)성사를 주었다. 그는 저녁 8시에 임종의 고통에 들어갔고, 9시30분 운명했다.

26일, 타케 신부가 출관을 하고 묘지까지 인도했다. 내가 장례미사를 창미사로 드리고, 또 사도예절을 했다.

4월 13일, 김천성당(현 대구대교구 김천황금성당)의 축복을 준비하고자 9시42분 기차로 갔다가 오후 4시 돌아왔다.

22일, 전라와 광주교구 등의 설정을 요청하는 서류들을 오늘 도쿄와 로마로 발송했다.

5월 7일~6월 11일

선교사들의 피정, 프랑스 수녀들의 피정, 한국인 사제들(42명 전원)의 피정이 잇달아 있었고, 강론은 마태오 신부가 했다. 이 피정은 교구 역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고, 주목할 만한 좋은 성과를 냈다. 아침에 내가 창미사를 드리는 동안 마태오 신부는 만주로 떠났다.

26일, 오늘 10명의 한국인 사제가 참석한 가운데 아름다운 김천성당을 축복했는데, 아침에 버스로 대구를 떠난 5명의 다른 신부들은 자동차사고로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없었다.

29일, 은경축(대구교구 설정 25주년과 드망즈 주교서품 25주년의 두 은경축) 기념으로 전화가 기증돼 주교관에 가설됐다.

6월 11일, 은경축. 어제 아침에는 신학교에서, 저녁에는 수녀원에서 행사가 있었고, 오늘 아침에는 9시에 주교장엄미사. 주교좌 맞은편에 7명의 주교가 제의와 주교관을 갖추고 참석했고, 제대 성직자석에는 영사가 정장을 하고 참석했다. 테 데움(Te Deum), 장엄한 퇴장, 묘지 십자가의 축복. 정오에 80명 좌석의 연회.(중략) 11시에는 1000명 신자들의 시내 행진. 2시30분에는 동굴 앞 천막 안에서 당국의 손님들과 함께 일반 의식이 있었다. 일만 명 정도의 군중이 모였다. 교구의 역사, 나의 약력 소개와 친구들의 축사, 선물 증정. 그리고서 주교관 응접실에서 잠시 휴식 후 사진 촬영. 저녁에는 공회당에서 2시간 동안의 강연회. 무수한 편지와 67통의 전보.

대구교구 설정 25주년 및 드망즈 주교 서품 은경축 기념행사에서 드망즈 주교가 이날 모인 신자들에게 답사를 전하고 있다(1936년 6월 11일).
드망즈 주교가 대구교구 설정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가득 모인 신자들 앞에서 은경축 기념 십자가를 축복하고 있다(1936년 6월 11일).
대구성당(현 대구 계산주교좌성당) 앞에 세워진 대구교구 설정 25주년 기념 십자가.

정리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