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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물 이야기] 55. 인천교구 김포성당 이콘화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0-12-08 수정일 2010-12-08 발행일 2010-12-12 제 2725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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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 표현·화려한 색감·금칠 …
전통 속에서 창작 매력 발산
김포성당에 있는 조광호 신부의 ‘주님 공현’ 이콘 작품. 80×60㎝, 2005.
인천교구 김포성당에 들어서면 자그마한 성지 규모는 될법한 넓이와 뛰어난 자연경관에 우선 감탄하게 된다.

특히 신자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는 곳은 동산이다. 옛성당 뒤쪽으로 자리 잡은 숲속 동산은 고요하게 십자가의 길을 묵상할 수 있는 기도터로 잘 알려져 있다. 1956년에 세워진 옛 성당 내부 스테인드글라스도 꼭 한 번 둘러볼만한 성미술 작품이다.

그래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은 현재의 성당. 최근 이곳 성당에서는 새로운 기법으로 창작된 이콘화를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갑다.

성당 입구 양쪽 성수대 위쪽에 각각 걸린 작품은 조광호 신부(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장)의 이콘화다. ‘주님 공현’과 ‘제자 선택’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들에서는 흔히 알고 있는 이콘과는 확연히 다른 보다 사실적인 표현을 볼 수 있다. 화려한 색감과 금칠도 작품의 위용을 더하고 있다.

이콘은 ‘위대한 종교화’로 불리며 작품 그 자체가 “하느님의 현현”으로 정의될 만큼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꼽힌다. 따라서 정해진 규칙 외의 형태나 방법을 개개인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오랜 전통이다.

조광호 신부는 “이 위대한 전통에 이의를 제기할 것도 아니지만 서방교회의 전통 속에서 창조적 작업을 시도하는 작가로서 새로운 창작을 시도한다”고 말한다.

특히 조 신부는 “동방교회 이콘화에 대한 전통과 서방교회의 성화들, 평면과 입체를 가릴 것 없이 위대한 종교화의 전통에서 주어진 ‘주제와 그 제작 방법’을 섭렵해 오늘 우리 시대, 지구촌 그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현대 그리스도교 미술’로 적응하고 쇄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역설한다.

본당에서는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새로운 이콘화를 보다 가까이에 두고 감상할 수 있도록 작은 액자 형태의 복사본을 특별 제작, 성물방에서 판매한다. 일체형 특수유리 액자로 제작해 작품의 색감도 고스란히 살렸다. 또한 본당에서는 신자들의 요청에 따라 가로 세로 약 10cm 크기의 작은 장식용 액자부터 2호와 10호 크기의 복사본도 제작비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