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독자논단] 대희년, 성가정에서 시작하자/김창선

김창선(세례자 요한·외교통상부 통장법률지원팀)
입력일 2010-12-06 수정일 2010-12-06 발행일 1999-12-26 제 218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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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천년의 먼동이 밝아오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삼천년기와 대희년을 맞는 역사의 산 증인이다.

구약의 4000년을 의미하는 대림촛불을 하나씩 밝히면서 교회는 성탄 대축일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종말론에 관한 말씀과 세례자 요한의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깨어 기다리는 참회와 속죄의 기간을 보내고 있다. 2000년 전에 오셨던 예수님, 미사 때마다 빵과 포도주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그분께서 왜 이 땅에 다시 오셔야만 할까?

물질문명 우월의 여파로 인간성이 상실되고 인간소외와 가정의 해체라는 비운을 맞고 있다.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동물과 인간복제도 가능하고 보니 신의 영역에 인간이 도전하는 현대판의 바벨탑 사건이 우려된다.

사랑과 생명이 샘솟아야 할 소중한 가정도 흔들리고 있다. 산업화 시대를 맞아 핵가족화되면서 부모자녀들간의 정체성도 상실되어 가고 있다. 개방적 사고방식의 등장으로 부부로서의 결속보다는 연인관계를 더 선호하고, 단순한 동거형태의 부부가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와 현대적인 가치관의 갈등, 물질만능주의의 팽배, 외양모습과 캐락을 중시하는 풍조 속에서 우리의 가정은 너무나 무거운 짐과 고통을 지고 있다.

인간다운 삶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이 광야세 그리스도는 다시 오시어야 한다. 하느님의 백성이 된 우리들이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는 삶을 살아왔더라면, 우리의 가정이 이렇게 참담한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정성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첫째로, 우리의 가정은 사랑이 충만한 가정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사랑도 참사랑이어야 한다. 참사랑은 시기도 자랑도 교만도 무례하지도 않으며, 화를 내지도 사욕과 앙심을 품지도 아니한다. 참사랑은 오래참고, 친절하며 모든 것을 덮어주고, 불의가 아닌 진리를 보고 기뻐하며, 믿고, 바라며, 견디어 낸다. 고통 속에서도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사랑의 힘이다.

둘째로, 우리의 가정은 순종하는 가정이 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순명하신 예수님과 천사들의 잉태 소식에 『주님의 종』이라 응답하신 성모님, 노령에 얻은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기꺼이 바치는 아브라함에게서 우리는 순종의 덕을 배운다.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려 피로써 지킨 103위 순교성인의 얼은 그리스도에 대한 순명정신을 일깨워 주고 있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 순종하며, 자녀가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는 자녀들을 사랑으로 양육하라는 복음말씀을 실천해 나가야 하겠다.

세째로, 우리의 가정은 참회하는 가정이어야 한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알게 모르게 생각과 말과 행위로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으니 회개하고 주님의 길을 닦으라는 세례자 요한의 광야의 소리를 들으며 「제 탓이오」라고 가슴치며 회개하자, 죄를 씻기 위한 고해성사는 하느님의 은총이다. 희년의 기쁨은 죄의 용서와 회개를 통한 기쁨이다. 더이상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 못을 박지 않아야 겠다.

끝으로, 우리의 가정은 기도하는 가정이어야 한다. 마더 데레사는 모든 것은 기도로 시작된다고 하였다. 기도는 늘 해야한다. 기도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

하느님을 신뢰하고, 마음의 기도를 정성껏 바쳐야 한다. 사랑·순종·참회와 기도를 통해 대희년을 맞는 우리 가정에 복음화의 등불을 밝히자.

김창선(세례자 요한·외교통상부 통장법률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