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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물 이야기] 50. 서울대교구 개포동성당 감실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0-10-13 수정일 2010-10-13 발행일 2010-10-17 제 2717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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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형상 … 감실 고귀함 더해
개포동성당 감실. 백옥으로 만든 동그랗고 하얀 성체는 깨끗하고 거룩한 이미지를, 성체 위 햇살 무늬는 빛과 영광을 표현했다. 성체를 받치고 있는 잔에는 루비를 넣고, 포도와 나무를 새겼다. 김창범(라파엘)씨 작품.
성체를 모셔두는 감실은 성당 안에서도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한다. 그만큼 중요한 공간이라는 의미다. 현 교회법은 감실에 대해 견고하고 불투명한 재료로 만들어 고정시키고(938조 3항), 아름답게 꾸며져 기도하기에 적합하게 설치(938조 2항)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서울 개포동본당(주임 정구현 신부) 감실은 이 규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아름다운 외형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검은색 대리석으로 제작된 감실은 다이아몬드 형상이다. 성체를 모시고 있는 감실 자체가 보석과 같이 귀중하고 고귀함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흔히 볼 수 없는 검은색 대리석을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작가 김창범(라파엘) 씨가 담아낸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표시물이다. 작은 상징에도 아름다움과 의미가 더했다. 백옥으로 동그랗고 하얀 성체를 표현, 깨끗하고 거룩한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또 성체 위쪽으로는 햇살 무늬를 조각해 빛과 영광을 나타냈다. 성체를 받치고 있는 잔에는 강도 8이상의 루비를 넣어 포도와 나무를 새겨넣었다. 성혈과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이 조각은 고귀한 이미지를 풍긴다.

감실 받침대는 세 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삼위일체를 상징하고, 일치를 강조한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개포동성당 내에는 신앙적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들이 곳곳에 있다. 제대 위쪽 천장에서는 원과 삼각형이 기하학적으로 결합돼 있는 모양을 찾아볼 수 있다. 원은 하느님을 삼각형은 삼위일체를 상징한다. 두 도형은 일치를 이룬 가운데 제대를 비춰, 제대 위에서 이뤄지는 거룩한 예식을 축복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

고해소에도 여러 문양이 새겨져 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루카 5,4)를 표현한 조각과 돌아온 탕자(루카 15, 11) 등이 그것이다. 문양들은 성경말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각각의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신자들에게 말씀 가운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