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톨릭 성물 이야기] 49. 수원교구청 ‘평화의 예수님상’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0-10-06 수정일 2010-10-06 발행일 2010-10-10 제 2716호 1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두루마기 입은 예수 ‘친근해’
수원교구청 입구에서 두 팔을 활짝 펴고 신자들을 반기는 평화의 예수님상. 높이 2m 10cm의 대형 예수상이다.
전통한옥 지붕으로 한국의 미를 한껏 살린 수원교구청에 지난해 7월, 2m10cm 높이의 대형 예수상이 세워졌다. 예수는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신자들을 반긴다. 교구청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작품은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 성상의 이름이 ‘평화의 예수님’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작품은 조각가 엄종환(요셉)씨가 제작했다. 작가는 한옥 지붕에서 풍겨지는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예수의 모습도 한국적으로 조각했다. 두루마기를 입고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에서는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따뜻한 아버지 느낌이 전해진다.

한국의 미는 작품에 사용한 ‘호소매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처음에는 대리석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2m가 훨씬 넘는 큰 돌을 수소문하기란 쉽지 않았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화강석의 일종인 호소매돌이다. 입자가 거친 보통 화강석에 비해 호소매돌은 입자가 곱고 일정해 섬세한 표현에 적합했다. 또한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는 한국에서 나온 돌이 가장 알맞다고 생각했다.

수원교구 가톨릭미술가회 회장을 역임했던 작가가 이 작품을 제작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전에는 교구민들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교구청에 대표적인 성상이 마땅히 없었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작가가 나섰다. 다행히 제작비용을 봉헌하겠다는 이가 마음을 보탰다. 덕분에 10개월이라는 제작기간 동안 작가는 제작에만 몰두할 수 있었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성미술 작품이 하나 세워졌을 뿐인데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딱딱할 수 있는 교구청 건물도 한층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도 성상 축복식에서 “평화의 예수님상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한다”며 “이 성상을 바라볼 때마다 모든 세상 근심, 고통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교구청을 찾는 모든 이들이 교구청을 나서면서 가슴 따뜻한 예수님의 사랑과 축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