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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물 이야기] 47. 예수회 예수회센터 성당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0-08-24 수정일 2010-08-24 발행일 2010-08-29 제 2711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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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두 개의 원 안에 
십자가·성체 함께 담아
제단 중앙에 위치한 원 십자가는 십자가뿐 아니라 성체를 상징한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은 그리스도교 상징들을 접하게 된다. 구원의 상징을 나타내는 십자가를 비롯해 비둘기, 물고기 등이 그것이다. 특히 십자가는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신앙을 가진 가정이라면 십자가 하나쯤은 당연히 있을 뿐 아니라, 성당에도 항상 십자가가 모셔져 있다.

그 십자가의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라틴 십자가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좋아했다는 T자 모양의 타우 십자가 등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작가들의 상상력과 신앙이 보태져 그 형태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성당 내부에 있는 원 형태로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조성희 수녀 작.
지난해 9월 축복식을 봉헌하고 모습을 드러낸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성당의 십자가도 새로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흔히 알고 있는 십자가 모양이 아닌 하얀 원 형태를 하고 있다. 이는 성체를 상징한다. 높은 제단 벽에 있는 원 십자가는 단순하면서도 오랜 여운을 남긴다.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는 서강대 이냐시오성당의 원 십자가와 비교해 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조성희 수녀(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가 제작한 작품은 두 개의 원으로 돼있다. 닮은 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두 원이 다른 모습이다. 한 원은 돌출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움푹 파여 있다. 각각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돌출된 부분은 부활을, 움푹 파인 원은 죽음을 의미한다. 죽음과 부활을 의미하는 십자가의 영성을 약간 다른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조 수녀는 “성물 작업을 하다 보면 성령이 함께하시는 느낌이 든다”며 “내 손으로 만들었지만 하느님의 작품이라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고 성물작업에 대한 단상을 전했다.

성당 내부에는 십자가 말고도 ‘원’ 형태의 성물들이 또 있다. 스테인드글라스와 감실 등이다.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낌을 주는 성당과 성물에는 편안함이 가득하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