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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희년 그 후 10년 - 한국교회 무엇이 달라졌나] (3) 조직·제도

우광호 기자
입력일 2010-01-13 수정일 2010-01-13 발행일 2010-01-17 제 2681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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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심 사목으로 ‘새 복음화’ 토대 마련
대리구제 도입해 사제 유기적 협력·신자 연대 이끌어
급변하는 시대 요청에 부응 … ‘본당 공동사목’ 시행

2009년 6월 수원교구 안양대리구가 주최한 바오로 해 폐막 기념 신앙대회.

지난 10년 간 한국교회는 ‘확’ 달라졌다. 마치 나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자라면서도 세월을 담아내듯, 한국교회는 그렇게 ‘쑥쑥’ 성장했다.

지난 10년, 각 교구에서의 변화 중 조직 및 제도 차원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지역 중심 사목 강화를 들 수 있다.

서울대교구가 2002년 새해 벽두에 발표한 「서울대교구 사목체계 쇄신에 관한 교령」은 본격적인 교구장 대리 제도의 시행을 골자로 내세웠다. 이는 교구가 처한 사목환경과 새로운 사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시도였다.

이 제도는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교구의 경험을 기초로 2000년 10월부터 14개월 동안 연구 검토해 내놓은 교구 쇄신 방안으로 그 핵심은 새로운 복음화와 교회 쇄신을 위한 교구 사목 행정의 효율화를 꾀하는 데 있었다.

이는 2006년에 깊은 뿌리내림을 한다. 서울대교구는 2006년 지역별 교구장 대리를 새롭게 임명하는 사목체제 개편을 통해 보다 발전적인 교회 운영을 위한 틀을 마련했다. 이는 교구사목의 효율성 증대와 함께 지역선교를 위한 진일보한 토대를 놓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서 대구대교구도 2003년 대리구 체제로 전환, 교구민들과 함께하는 사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당시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는 담화문을 통해 “5개 대리구가 각자 교구처럼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대구대교구는 지금보다 몇 배의 열기를 발휘하는 교구로 발전하게 되고, 본당은 공동체로서 사는 데 큰 변화를 이룰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광주대교구도 같은 해 교구장령을 통해 교구장 대리제를 중심으로 교구편제 개편 작업을 가졌다.

수원교구도 2006년 대리구 제도 실시 교령을 반포하고, 대리구장 6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함으로써 복음화와 교구 활성화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부산교구도 올해 1월 1일부터 교구 관할지역인 울산광역시 일원을 대리구로 지정했다.

이러한 교구 차원의 대리구 제도 도입은 사제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사목활동을 펼쳐나가게 함으로써, 시대 징표에 적절히 응답할 수 있는 사목적 패러다임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평신도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연대해 교구 공동체에 참여케 함으로써 활기찬 교회를 이뤄나갈 수 있는 토대를 확충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가 주목받고 있다.

변화는 대리구제뿐이 아니다. 대전교구는 2003년에, 청주교구는 지난해 각각 교구청 직제를 개편하는 등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 마산교구와 춘천교구 등 전국 각 교구들이 성소 홍보국을 신설하고, 사회복지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전국 각 교구는 더 나아가 급변하는 시대에 걸맞은 사목 체계를 갖추기 위해 지난 10년 간 다양한 제도적 변화를 시도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본당 차원에서의 ‘공동사목’이다.

마산교구는 2003년 사파동본당에서 신월동본당, 창원 상남동본당, 토월본당을 분리 신설함으로써 한국교회 최초로 4개 본당이 한 성당을 함께 사용하는 ‘분할 공동사목’ 시행에 들어갔다.

의정부 교구도 같은 해 덕소본당을 공동사목 본당으로 삼고 새로운 형태의 공동사목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국적 사목 모델 개발에 한층 기대감을 더하게 했다. 서울대교구도 같은 해 화곡본동 등을 공동사목 본당으로 결정하고 ‘참여하는 교회 함께하는 교회’의 구현을 위한 ‘공동사목’의 첫발을 내딛었다.

주교회의도 10년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한국교회는 2003년 3월 춘계 주교회의를 통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와 국법상의 「사단법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의 성격과 기능을 구분하여 유기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마산교구 창원 사파지역 4개 본당 발대미사 후 공동사목을 하게 된 사제들이 신자들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