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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희년 그 후 10년 - 한국교회 무엇이 달라졌나] (2) 교세

우광호 기자
입력일 2010-01-05 수정일 2010-01-05 발행일 2010-01-10 제 268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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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500만 시대 … 10년 간 110만 증가

수원교구 안양대리구 비산동본당 신자들이 선교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교회가 2000년 대희년을 맞으면서 받은 복음화 성적표, 신자 수는 394만6844명이었다. 당시 전체 인구 4733만5678명 중 8.3%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또 주교는 25명, 신부는 2927명, 본당은 1190곳, 공소는 1120곳이었다.

당시 교계에서는 대희년의 교세를 놀라운 수치로 받아들였다. 1990년 초 통계와 비교해 볼 때 신자는 133만3577명이, 본당은 414곳이 느는 등 비약적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간의 이 같은 급속한 신장세를 두고 당시 교계에서는 “이와 같은 비약적 신자 증가와 본당 수 증가는 당분간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1980년에서 1990년까지의 신자 수 증가 136만6999명, 본당 수 증가 200곳에 비해, 1990년에서 2000년까지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정체’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2008년 말(2009년 초) 통계를 보면, 신자수가 500만4115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 5039만4374명의 9.9%의 복음화율을 보이고 있다. 10년도 채 안되서 복음화율이 무려 1.6%포인트나 상승했다. 400만 명이 채 안되던 신자수가 5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2000년 당시에 신자가 인구 100명중 8명이었다면 이제는 지나가는 사람 열 명중 한 명은 천주교 신자인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또 2000년에 비해 2008년 말 현재 주교는 31명, 신부는 4104명으로 늘었다. 8년 만에 주교 6명, 신부 1177명이 늘어난 것이다. 1980년 당시 전국의 사제 숫자만큼 지난 8년간 사제가 늘어났다. 신부의 수가 마치 작은 눈덩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듯 증가 속도에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당수도 2000년 초 1190곳에서 2008년 말 현재 1543곳으로 353곳에 늘었다.

아직 정확한 2009년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2000년 대희년 이후 10년간 본당은 400여 곳, 사제는 1400명, 신자는 110만 명 가까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1년 단위로 쪼개 보면 지난 10년 간 한국교회는 매년 신자 10만 명 이상, 사제 100명 이상, 본당 40개 이상씩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현재 한국교회 10년차 이하 사제는 1400여 명, 10년차 이하 새내기 신자는 110만 명, 10년이 안된 신설 본당은 400여 곳에 이른다. 결국 지난 10년 내에 세례 받은 새내기 신자는 현 전체 신자의 21%이며, 10년차 이내 사제는 전체 사제의 31%, 10년차 이내 신설본당은 전체 본당의 25%에 달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젊고 활기찬 한국교회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대희년 이후 한국교회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통계가 그 땀의 결실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한국교회의 10년 간 변화는 통계에만 있지 않다. 통계는 변화의 겉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나무가 성장했다면 분명히 잘 숙성된 거름과 적절한 수분의 공급이 있었을 것이다. 튼튼한 뿌리와 왕성한 광합성 작용에 대한 욕구도 빼놓을 수 없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