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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신앙을 즐기다] (6)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가톨릭교우회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9-12-16 수정일 2009-12-16 발행일 2009-12-20 제 267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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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나누며 기쁨의 공동체 건설
일반적으로 과학과 신앙은 물과 기름 같이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공존하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자들만이 모인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가톨릭 교우회(회장 박상환 요셉, 지도 최수호 신부) 이야기다.

서울 성북구 월송길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의 신앙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였듯이 신앙도 최고였다. 그들이 지닌 최고의 신앙은 말씀에 대한 열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우회는 1993년 발족 이전부터 성경나누기 7단계 모임을 해왔고, 후속 모임으로는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마다 모여 30분 동안 성경을 처음부터 읽어가는 ‘성경 읽기 모임’을 만들어 그 명맥을 이어갔다.

이런 소공동체가 하나가 아니다. 여성 회원들로만 이뤄진 성경공부 자매모임이 1996년 구성된 것을 시작으로 2002년에는 형제자매모임이, 2003년에는 성경묵상 모임 등이 결성됐다. 물론 다른 직장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많다. 구성원이 바뀌어 친숙해지는 데도 시간이 걸렸고, 성경공부 봉사자가 없어서 그룹원들끼리 묵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말씀 가운데서 극복해 냈다. 지난해부터는 자매모임의 구성원들이 시간을 내 성가연습을 하고, 월례미사 때 성체성사 후 특송을 봉헌할 정도로 열혈 신자들이 됐다. 냉담하던 신자도 냉담을 풀고 교우회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말씀 안에서 일어난 기적이었다.

7년 간 성경모임에 참여해 온 박정민(아녜스) 박사는 “처음에 성경모임을 시작할 때 성경묵상과 모임의 연결성이 유지되지 않아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 이 모임은 제가 주관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이후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복음을 나누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가톨릭 교우회 회원들이 월례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