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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 추모 국제 학술 심포지엄] 김수환 추기경과 아시아주교회의 연합(FABC)의 성직에 대한 비전

정리 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9-09-23 수정일 2009-09-23 발행일 2009-09-27 제 2666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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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교회 발전에 큰 족적 남겨
마찰빚던 교황청 설득해 ‘FABC’ 창설에 큰 공헌
봉사·존중·친교에 매진을
-발제 : 제프리 창 박사(필리핀 아루페국제신학원)

1970년 교황 바오로 6세의 필리핀 사목방문을 기해 열린 첫 아시아주교회의는 아시아 교회 전체에 큰 족적을 남겼다. 김 추기경은 당시 이런 회의를 한 번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닌, 정기적으로 개최하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 안건을 준비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ederation of Asian Bishops’ Conferences·FABC)가 창설되는 과정에서 아시아 교회는 교황청과 많은 마찰을 빚었다. 교황청은 지역 교회의 세(勢)가 강해지는 것을 탐탁히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수많은 아시아 주교들이 FABC 창설을 위해 노력했지만 매번 허사로 돌아갔다. 그러나 김 추기경은 많은 아시아인들이 이 모임의 발족을 기대하고 있고, 또 세계 언론이 아시아 교회를 지켜보고 있다며 교황청을 설득시켰다.

FABC의 신학적 비전은 다음의 여덟 가지 운동으로 구체화 된다. 첫째, 가난한 이들과 젊은이들의 교회를 지향하는 운동이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진정한 지역교회를 향한 운동이다. 셋째, 기도를 통해 내적 쇄신을 추구하고 깊은 내면성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넷째, 순수한 신앙공동체를 향한 운동이다. 다섯 번째, 능동적이고 통합적인 복음화와 새로운 선교감각을 지향하는 운동이다. 여섯 번째, 자발적이고 참여적인 공동체를 추구하는 운동이다. 일곱 번째, 삶의 봉사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운동이다. 여덟 번째, 종교적인 측면과 전통적인 측면, 다민족적인 측면의 세 가지 차원의 대화를 지향하는 운동이다.

FABC의 비전에서 말하는 교회는 봉사와 존중, 사제 간의 친교를 우선으로 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아울러 성직을 부여받은 모든 이들은 상호협동성 및 문호 개방을 통한 공동의 책임성과 모든 이들의 일치를 도모하는 영적인 리더십의 사목방식을 요청받는다

정리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