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당신이 희망입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동노인종합복지관 ‘성동데이케어센터’

권선형 기자
입력일 2009-09-02 수정일 2009-09-02 발행일 2009-09-06 제 2663호 1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치매 어르신의 ‘손’과 ‘발’이 되어
치매 질환 5년 사이 3배 증가
전문적·체계적 프로그램으로
치매노인 보금자리 자리매김
성동데이케어센터가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생신 잔치에서 어린이들이 축가를 부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치매어르신 숫자 또한 가파른 증가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노인성 질환자의 진료 추이 분석에 따르면 노인성 치매 질환자는 2002년 4만 9000명에서 2007년 13만 5000명으로 2.8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4월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치매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노인들이 치매 위험성에 노출돼 있지만 정작 치매노인들을 돌봐줄 전문적인 치매케어센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교회가 가만히 있을리 없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온 곳이 여기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문경수) 병설 성동데이케어센터는 지난 10여 년 동안 치매어르신들만을 대상으로 어르신들의 편안한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해왔다. 지난 7월 서울시로부터 ‘서울형데이케어센터’로도 인증 받으며 전문적인 치매케어센터로 거듭난 ‘성동데이케어센터’를 소개한다.

지난해 5월부터 치매를 앓는 부모를 모시는 김모(남·40·서울 성동구 행당동)씨. 늘 남의 일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치매에 걸려 가끔 아들도 알아보지 못하는 부모님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진다. 10년 동안 고시공부에 매달려 가사는 이미 기울어진 상태였고 부모를 모실 자식이라곤 김씨밖에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다행히 김씨는 올해부터 아버지를 성동데이케어센터에 맡긴 후로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게 됐다. 김씨는 “센터에서 야간까지 아버지를 돌봐주니 한결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0년 10월 치매노인들을 위한 주간 보호사업을 개시, 지난 7월 서울시로부터 ‘서울형데이케어센터’ 인증기관으로 선정된 성동데이케어센터는 야간은 물론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돌봄으로 치매 어르신 가족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서울형데이케어센터는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을 돌봐주는 노인보호시설 중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환경과 서비스 질을 갖춰 서울시로부터 인증 받은 곳이다. 이용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함으로써 가족이 야근으로 늦게 귀가할 때도 어르신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현재 장기요양등급 2~3등급의 치매 어르신 17명이 이용하고 있는 센터는 미술치료, 원예치료, 음악치료 등 어르신들의 인지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센터는 치매어르신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센터 송희정 팀장은 “일부 시설에서는 치매와 중풍환자 어르신을 함께 모셔놓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며 “인지능력이 좋지 않으신 분과 신체능력이 좋지 않으신 어르신들에게 일괄적인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센터는 이용 어르신들 개인별로 케어계획을 수립하고 1:1 케어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어 수요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어르신 개별 케어 계획은 사회복지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이 함께 참여해 치매어르신들을 3주 동안 관찰한 것을 토대로 한다. 치매어르신의 초기문제 상황은 물론 생활사, 가계도, 병력 등을 세부적으로 체크해 치매 어르신들의 케어계획을 세운다.

어머니를 센터에 맡기고 있다는 권모(54·여)씨는 “적격 심사에서 탈락할까봐 어머니의 좋지 않은 사소한 습관을 숨겼는데 센터측에서 찾아낸 것을 보고 놀랐다”며 “전문가들이 습관, 성향, 일상생활 등 모든 면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관찰해 돌봐주니 가족들보다 어머니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센터는 어르신 개개인에 대해 모든 사항을 분석하고 대비하고 있어 돌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송희정 팀장은 “자식이 성공하지 못한 것에 피해의식을 가진 어르신께서 아들 자랑을 하는 다른 어르신에게 갑자기 화를 내며 싸운 적이 있다”며 “이미 센터에서 그분의 과거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희정 팀장은 “갈수록 치매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집안이나 낙후된 시설에서의 단순한 보호만으로는 어르신들을 돌봐드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조금 여린 인격체인 어르신들에게는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등 치매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매 환자의 대표적 증상

1. 직업수행에 지장을 주는 건망증

2. 일상적인 업무수행의 어려움(구두 끈 못맴)→식사, 옷 입기 못함

3. 적절한 언어사용의 어려움 → 착어증, 실어증

4.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지남력 상실 → 집을 찾지 못함 → 방, 화장실도 찾지 못함

5. 저하된 판단력 → 필요 없는 물건 삼 → 법적인 문제 야기

6. 추상적 사고의 어려움

7. 물건을 올바로 정돈하는데 어려움

8. 배회, 수면장애, 불안, 초조 → 의심증, 망상, 환각, 충동적 행동, 남의 물건 훔치기

9. 성격의 변화 → 자기 중심적 태도, 은둔, 수동적 경향, 외부에 대한 관심 저하

10. 자발성의 상실

■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

치매가 막 시작되는 초기와 건망증을 구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본다면 건망증의 경우 나누었던 대화 내용이나 경험한 일 중에서 일부분을 일시적으로 망각하게 되지만, 치매의 경우에는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 자체 또는 경험 자체를 완전히 잊어버리는 일이 흔하게 나타난다.

신경을 쓰고 집중을 해서 대화를 나누었는데도 얼마 뒤 언제 그런 이야기를 했었냐는 듯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치매에 가깝다. 노년에 이르면 정상적으로 건망증의 빈도가 늘어나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도 건망증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들은 대개 너무 복잡하고 바쁜 생활을 하기 때문이거나 우울증이나 심리적인 갈등으로 집중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매노인 이렇게 도울 수 있습니다

※후원·자원봉사문의 02-2298-5117 성동노인종합복지관, 02-727-2257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자원개발팀

※후원계좌 우리은행 454-027659-13-001 성동노인종합복지관, 우리은행 1005-101-087283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모금된 금액은 성동노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진행하는 소규모 시설 지원 사업에 사용됩니다.
성동데이케어센터 어르신들이 수화프로그램을 통해 수화를 배우고 있다.

권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