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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희망입니다] 유락종합사회복지관 푸드마켓

권선형 기자
입력일 2009-07-22 수정일 2009-07-22 발행일 2009-07-26 제 2658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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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확보 갈수록 어려워 물품 기탁에 적극적 참여를”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맨 왼쪽), 정동일 중구청장(오른쪽), 양경자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가운데 뒤쪽)이 지난 2008년 6월 개소식에서 푸드마켓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7월 16일 오전 11시 서울 신당동 유락종합사회복지관 1층 푸드마켓. 신당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박예분(80·가명)씨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푸드마켓을 찾았다. 100여 개의 물품이 비치돼 있지만 정작 박씨가 찾는 물건은 없었다.

“여기 잡곡은 없어. 난 당뇨를 앓고 있어서 쌀보다 잡곡을 먹어야 허는디….”

“잡곡은 다 떨어졌네요. 그냥 쌀로 가져가세요.” 푸드마켓 관리자 임귀만(요한)씨의 말에 박씨는 한숨을 내쉬고 만다. “의사가 꼭 잡곡으로 밥을 지어 먹으라고 혔는디. 에휴…. 그럼 간장은 있어?” “간장도 다 떨어졌어요. 죄송해요 할머니.” 하는 수 없이 박씨는 라면, 휴지 등을 손에 들고 힘겹게 푸드마켓을 나섰다.

이런 일이 있을 때면 푸드마켓의 관리자 임귀만씨와 김정환(요셉)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저희야 다 드리고 싶죠. 하지만 생필품은 항상 모자라기만 합니다. 기탁자라도 나타나야 어르신들께 도움을 드릴 텐데….”

지난해 6월 서울 중구의 위탁을 받은 유락종합사회복지관 푸드마켓은 중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생계가 어려운 이웃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이용자 중심의 상설매장이다. 처음 개장할 때만 해도 대기업의 기탁으로 넉넉한 살림을 꾸려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불경기로 기탁이 갈수록 줄어 물품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씨와 김씨는 소진된 물품 생각에 밤새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김씨는 “생필품이라도 기탁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인근 시장을 방문해 푸드마켓을 설명하려고 하면 사이비 종교를 선교하는 사람으로 오해받아 쫓겨나는 게 일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오후 1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마켓으로 돌아온 임씨에게 배달 서비스 주문이 들어왔다. 임씨는 물품이 떨어졌다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지만 주문한 물품 4개에 서비스로 일회용 육개장과 과자를 들고 서둘러 마켓을 나선다. “월 평균 100여 명이 푸드마켓을 이용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직접 연락드려 확인하고 배달해드립니다. 물품이 없긴 하지만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분들을 방문하고 나면 마음이 잠시 편해집니다. 말재주가 없는 저를 보고도 그렇게 좋아하시네요.”

오후 동안 기탁을 받기 위해 중앙시장에서 뛰어다닌 김씨와 배달 서비스를 하며 독거노인들에게 말벗이 되어준 임씨는 “푸드마켓은 가난한 이웃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을 많이 앓고 계신 노인분들을 위한 잡곡과 생필품을 기탁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원봉사 및 후원문의 02-2235-4000 유락종합사회복지관 02-727-2257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자원개발팀,

※후원계좌 280-910004-18004 하나은행(유락종합사회복지관), 1005-101-087283 우리은행(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권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