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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따라 신앙따라] 서울 명동 '뜰안의 작은 행복'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9-06-02 수정일 2009-06-02 발행일 2009-06-07 제 2651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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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자연 쉼터
뜰안의 작은 행복
고층빌딩 사무실을 벗어나자마자 숲속 내음 가득한 쉼터를 만날 수 있다면. 미사참례 후 성당을 나서자마자 한식의 맛깔스러움을 만끽할 곳이 있다면.

단연 인기 만점일 것이다. 서울 명동성당과 가톨릭회관 후문이 맞닿는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한식 레스토랑 ‘뜰안의 작은 행복’이 바로 그런 곳이다.

‘뜰안의 작은 행복’은 입구에서부터 꽃화분과 자그마한 잔디밭으로 평안한 분위기를 선보인다. 간판도 푸르른 식물로 꾸며져 이색적이다. 레스토랑 벽면에서도 각종 식물들이 생생함을 뽐낸다. “저기에 어떻게 올라가 물을 주지?”하는 걱정은 접어도 좋겠다. 세계 특허를 받은 자동관수 시스템을 설치한 덕분에 사방에서 식물들을 키울 수 있다고.

“하느님이 주신 생명의 숨결 안에서는 행복할 수밖에 없잖아요.”

‘뜰 안의 작은 행복’은 명동성당만 나서면 매연과 소란함, 호객 행위 등으로 혼란스러운 명동거리에서 잠시라도 자연의 생기를 느낄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조한신(소피아·37) 대표의 의지로 꾸며졌다.

메뉴에서도 인공조미료를 일체 넣지 않은 한식과 퓨전한식만을 찾을 수 있다. 한식처럼 세계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음식이 없다는 조대표의 고집 덕분이다.

점심에는 직장인 등을 위한 곤드레밥과 코다리정식을 제공한다. 저녁에는 코스요리와 더불어 떡갈비스테이크와 버섯들깨탕 등의 일품요리를 다채롭게 선보인다.

대부분의 재료는 조대표의 아버지 조종호(프란치스코)씨가 양평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산물이다. 특히 어머니 이유자(베로니카)씨가 직접 담근 된장과 보리고추장은 이 집의 별미다. 어머니는 명동본당 식복사로 오랜 기간 재직하며 깔끔한 손맛을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약선 음식을 연구하는 조리장의 솜씨까지 더해져 맛 뿐 아니라 건강에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모든 음식은 도예전문가 이세용 교수가 만든 식기류에 제공돼 더욱 눈길을 끈다.

최고의 바리스타가 뽑는 커피 또한 마니아들에게서부터 이미 인정받아, 잠시 쉬어갈 찻집으로도 인기다.

음식과 분위기, 서비스 면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부하지만 이용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디저트가 포함된 점심세트 가격은 1만원부터, 13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코스요리는 2만5천원부터. 돌잔치와 약혼식, 각종 모임 등도 저렴한 비용에 특급호텔 뺨치는 수준으로 서비스한다.

도심 속 청량제와 같은 ‘뜰안의 작은 행복’. 이곳을 이용한 고객들은 무언가 대단한 대접을 받는 기분으로 문을 나선다.

※02-975-3429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