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구청 사람들] 대전교구 홍보국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9-05-26 수정일 2009-05-26 발행일 2009-05-31 제 2650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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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적극 활용해  교구 소식 발빠르게 전달
젊은 디지털세대 맞춘 홈페이지 개편부터
전신자 즐겨보는 주보의 다양한 변화 시도 
대전교구 홍보국을 책임지고 있는 국장 윤병권 신부(가운데)와 김세은(소화 데레사), 정재형(요셉)씨.
윤병권 신부와 김세은씨가 더 나은 주보 제작에 힘쓰고 있다.
교구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있는 정재형씨.
5월 22일 오전. 대전광역시 용전동 대전교구청 1층 홍보국.

일주일 후 교구 신자들이 주일미사 때 받아 볼 5월 31일자 대전주보 제작이 한창이다. 홍보국장 윤병권 신부는 편집을 끝낸 주보를 교정하고 있다. 홍보국 직원 김세은(소화 데레사)씨는 행여 오타가 있을까, 효과 그림에 잘못이 있는지 꼼꼼히 살핀다. 교정만 끝나면 성령강림대축일 주보 제작도 무사히 마무리되는 상황.

헌데 문제가 생겼다. 이날 아침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 판결이 보도되면서 주보 내용을 급히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주보 3면에 이미 편집된 청소년주일 담화 대신 존엄사에 대한 교회 입장이 담긴 생명의 날 담화를 넣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대법원 판결에 관해 혼란을 겪을지 모를 신자들에게 교회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주보의 역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3면을 바꾸고 관련 그림을 찾느라 분주해진다.

새롭게 바뀐 주보 편집 내용을 점검하던 윤 신부가 맞은 편 책상에 앉아있던 직원 정재형(요셉)씨에게도 당부한다.

“요셉씨, OO일보에 생명의 날 담화 보내야겠어요. 담화 중 존엄사 관련 부분은 눈에 띄게 만들어서 대전교구를 비롯한 한국 교회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해주세요.”

홍보국은 대전교구 관할 지역 일간지에 교회의 공식 입장을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한다. 교구 행사 영상물 편집에 몰두하던 요셉씨가 잠시 하던 일을 접고 지역 일간지에 관련 내용을 송부한다. 홍보국의 금요일 오전이 바삐 돌아가고 있다.

대전교구 홍보국은 2006년 1월 국으로 승격됐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당시 홍보국 승격 관련 공문을 통해 “세상의 관심이 가톨릭교회로 집중되는 속에서 교회의 입장을 바르게 알리는 홍보시스템에 대한 정비와 매스미디어를 선용하는 시대적 요청에 직면했다”고 홍보국 승격의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홍보국에는 국장 윤병권 신부와 2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홍보국의 주된 업무 중 하나인 주보 제작을 비롯해 교구 달력 제작, 다양한 홍보 현수막과 광고 시안 편집 등은 2004년 교구청에 입사한 김세은(소화 데레사)씨가 맡는다.

주보 편집만 5년째인 베테랑. 주보를 반갑게 받아보는 신자들을 성당에서 접할 때 보람을 갖는다고 전한다. 물론 주보 제작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한 부 제작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은 모른 채, 광고지 대하듯 성당에 버리고 가는 신자들을 볼 때는 마음도 아프다. 하지만 신앙을 가진 신자가 사회생활을 교구청에서 한다는 뿌듯함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교구 홈페이지 관리, 교구 영상 및 음성자료 수집 보관, 영상아카데미 운영을 맡고 있는 정재형(요셉)씨는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가진 컴퓨터 전문가다. 몸은 조금 불편하지만(뇌성마비 3급 장애인) 그 어려움을 실력과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교구에서 공모한 ‘홈페이지 발전방향 제안’에 채택돼 2006년부터 교구청에서 일해 온 그는 그동안 대전교구의 온라인상 얼굴인 교구 홈페이지를 ‘확’ 바꿔놓았다. 개편에 개편을 거듭한 교구 홈페이지는 한국 교회 안에서도 가장 활성화된 온라인 교회로 꼽힌다.

주보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 온·오프라인 상에서 교회를 알리는 업무를 두 명의 직원이 해내기에는 벅찬 게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보국은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홍보역량을 강화하는데 나서고 있다.

윤병권 신부는 “교회 홍보를 위해서는 50대 이상 신자들인 아날로그 세대와 40대 이하 디지털 세대를 위한 매체를 모두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가까운 미래를 내다봤을 때는 온라인 매체를 강화해야 하지만 주보의 역할이 아직까지 큰 만큼 주보 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윤 신부가 국장으로 부임한 이후 대전주보는 다양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주보 1면을 신자들의 눈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전례력과 교회 이슈에 맞는 성화와 효과 사진들로 꾸몄고 주보 서체도 최대한 부드럽게 했다. 함께 만들어가는 주보를 위해 ‘함께 만드는 이야기 마당’을 신설, 성직·수도자와 평신도들의 글도 싣고 있다. 정보제공 역할을 확대하고자 알림 란도 2개면으로 확대했다.

홈페이지 콘텐츠의 다양화와 영상아카데미 개설(2007년) 등은 디지털 세대를 위한 홍보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영상아카데미 수료생 30여명은 교구의 각종 행사에서 동영상을 촬영해 편집하는 홍보 도우미들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 나가고 있다.

홈페이지는 교구 홍보국뿐 아니라 홍보국에서 운영하는 본당 홍보분과 위원들의 참여 마당으로도 눈에 띈다. 2007년 구성된 교구 홍보분과 위원들은 각 본당에서 활동하며 본당의 다양한 소식을 홈페이지를 통해 교구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주보나 홈페이지 등 교구 내적 홍보에서 더 나아가 교구 홍보국이 올해 들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대외 홍보다. 사회사목이나 교구 내에서 비교적 활발한 특수사목 분야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보도자료’로 만들어 지역 일반 언론에 홍보하고 있다.

윤 신부는 “현대 복음 선교는 매체의 활용에 있고 이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에 따른 천주교의 위상강화라는 예에서도 극명히 드러났다”며 “지역사회 안에서 교구 홍보국이 매스미디어를 잘 활용해 선교전략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대외 홍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교구의 활동에 대해 대전·충남 지역민들을 비롯한 일반 언론의 시선이 대단히 우호적인 것을 감안하면 홍보국의 대외홍보 강화 움직임은 향후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신부는 “교회를 모르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가장 큰 역할은 바로 홍보에 있다”며 “홍보의 중요성을 교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