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목체험기] 자기 긍정적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김영근 신부·하늘씨앗살이학교 교장·예수회
입력일 2009-04-14 수정일 2009-04-14 발행일 2009-04-19 제 2644호 1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인격교육은 뒷전인 가운데 사교육의 열기는 현재 이 나라의 온 구석을 뜨겁게,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가정에서조차 흔히 이야기하는 가정교육을 통한 인격교육이 없어진지(?) 오래다.

유아기, 초등학교 때부터 방치된 아이들은 그 후유증을 톡톡히 겪고 있다. 컴퓨터 게임에 심하게 노출된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대화를 하건 놀이를 하건 게임과 관계된 것들 일색인 것이다.

갈등관계에 있을 때 아이들은 참지를 잘 못한다. 컴퓨터 게임문화사업의 폐해를 곰곰이 따져보지도 않고 호기심 많고 놀이에 빠지기 쉬운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돈벌이에 급급한 세상이다.

하늘씨앗살이학교에서는 입학식이 끝나자마자 다음날부터 한 달 이상의 기간을 예정으로 리더십 개발교육에 돌입했다. ‘이냐시오 영성수련과 스티븐 코비 이론에 기초한 21세기 젊은이의 마음훈련’이란 것으로 자기리더십 프로그램이다.

사람은 자기 긍정적이라야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열리어 제 스스로 행동하고 제 소리를 내며 제 몸짓을 하게 된다. 자기 긍정적 사람이려면 봄의 따뜻한 기운을 받으며 싹이 돋고 꽃이 피듯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

사랑 체험의 기억을 더듬는 이 아이들이 눈물겹다. 온 우주의 기운, 하늘님(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가까이 또 깊이 사랑하는지 햇빛, 산소(공기) 등으로 설명했더니 고마움과 편안하다는 느낌으로 응답한다.

현재 자신이 있기까지 자신에게 내적으로 힘이 되고 위로해 주며 사랑을 준 이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라고 했다. 열심히들 쓰고 있다. 일과가 끝나고 나서 이 녀석, 저 녀석이 신부님, 선생님 보라며 고이 접은 편지를 한 장씩 내민다. 감사의 편지라니 뜻밖이었다. 정말 뜻밖이었다.

읽어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잔소리하고 소리지르며 야단치고 한 것을 자기를 성장시키는 사랑의 소리였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 이제 철이 드는가 보다.

1년여 간 살면서 배려를 배웠다고 한다. 다른 선생님에게 한 아이가 이렇게 적어 보냈다고 기뻐 자랑한다.

“고생하시는 ○○선생님에게!! 제가 샘을 만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만난 지 1년이 넘어가지만 다른 홈에 있던 아이가 이쪽 홈으로 와 현재 만나고 있는 샘에게 쓴 것이다) ○○샘이 얼마나 힘든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흑흑 몸살도 걸리시고 쉬는 날에도 열쉬미 일하시는 ○○쌤! 앞으로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노력하겠습니다. ○○쌤!!”

인간적 접촉을 통해서만이 사람을 사람답게 한다. 인격적 사랑을 먹고 살아야 사람이 된다. 사람다운 사람은 위대하다.

김영근 신부·하늘씨앗살이학교 교장·예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