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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부터 다시] 1부 - 신앙고백 (17) 왜 성인들을 공경하는가?

장병일 기자
입력일 2002-06-02 수정일 2002-06-02 발행일 2002-06-02 제 2301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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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완전한 삶 위한 생활의 모범
성인은 소명 완성 위해 끝까지 노력한 이
하느님 흠숭 과정과 방법의 하나로 공경
성인들의 공경은 교회 영성의 한 부분으로 신자들의 신심생활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성인들은 그리스도께로 가는 가장 좋은 인도자이며 그들에 대한 공경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고, 또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통해 하느님께로 향하게 한다. 이러한 성인공경은 하느님에게만 바쳐야 할 예배를 손상시키거나, 성인에게 전구를 청하는 것이 하느님과 인간사이의 유일한 중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역할을 축소시키지는 않는다. 성인들을 공경하는 이유는 성인들의 생활에서 모범을 찾으려는 것이고, 전구를 청하는 것은 하느님께 기도하여 주기를 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기 위하여 유일한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흠숭하면서 성인들도 아울러 공경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라는 진리와 주님의 인성(人性)이 구원에 있어서 발휘하는 영원한 기능을 더욱 명확하게 깨닫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 104항에서는 다음과 같이 선포하고 있다.

『성교회는 성인들의 천상 탄일에,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받았고 그리스도와 함께 현양된 성인들 안에서 이루어진 파스카 신비를 알립니다. 성교회는 또한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이를 성부께로 인도하는 모범을 신자들에게 보여주고, 성인들의 공로에 의지하여 하느님의 은혜를 간청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의 삶이 보다 거룩해지고 완전해지려면 일상생활에서 성인들의 거룩한 삶을 본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하느님께 드리는 우리의 기도가 성인들을 통해 전달되기를 소망하는 뜻에서 성인들의 성해나 성상에 존경을 표시해야 한다. 또한 성인들로 인해서 우리도 성덕에 불림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며, 우리 역시 주님 사업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한가지 명심해야 될 사항은, 성인과 일반 신자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고 다만 단계적 차이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성인들은 누구보다도 그들이 받은 크리스찬적인 소명을 절감하고 소명의 완성을 위해 끝까지 노력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노력은 모든 신자들의 당연한 의무가 아니겠는가?

성인공경에 있어서 주의할 점은, 성인 공경은 하느님 흠숭의 한 과정이며 방법의 하나이지 하느님 흠숭과 병행하거나 하느님 흠숭에서 독립된 신앙행위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산교구 정하권 몬시뇰은 『「어떤 일에는 어느 성인에게 비는 것이 더 좋다」라고 하면서 교회의 인가도 받지 않은 기도문을 선전하고, 그 성인의 상본이나 메달을 패용하고, 그 성인의 기념일을 주일보다 더 정성스럽게 지내는 것은 과도한 성인공경의 폐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올바른 성인공경에 대해 교회헌장은 『우리가 천상 형제들에게 표시한 진정한 사랑의 증거는 모두 다 본질적으로 모든 성인의 자랑이신 그리스도께로 향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성인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으시며 현양을 받으시는 하느님께로 가는 것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성인들은 우리와 같은 인간성을 가지면서 보다 완전히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변형되어 간 사람들이다. 성인들도 이 지상에서 악마와 싸웠고 모든 일에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 노력했으며 이를 위해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랐다,

우리들은 이러한 성인들의 삶을 본받기 위해 다음과 같이 하느님께 기도해 보면 어떨까?

『주님, 저희가 성인들과 하나 되게 도와주시고 성인들의 기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은총내려 주소서』라고….

장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