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생명은 사랑입니다 (3) 인간복제 (2)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1-04-15 수정일 2001-04-15 발행일 2001-04-15 제 2245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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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난자 277개 중 "돌리"만 성공”
복제동물 유산, 기형 … 25%만 정상
인간복제 100% 성공해도 비윤리적
인간 복제가 갖는 윤리적인 문제점은 차치하고라도 과연 인간 복제가 가능하기는 한것인가? 과학기술을 이용한 인공적인 수단으로 복제된 생명체가 하나의 완전한 생명체로서 탄생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많은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전망을 갖기 위해 노력하면서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좀더 많은 연구 영역이 허용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포유동물의 복제는 상당 부분 진척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복제양 돌리가 탄생한 이후 소, 원숭이, 쥐 등 다양한 복제 생명체가 탄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동물 복제에 성공해 복제 송아지를 탄생시켰다.

포유동물 복제는 생식세포를 통해 출산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체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수정 배양된 후 다른 모체의 자궁을 통해 출산되는 방법이다.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에는 핵이 있으며 이 핵 안에 DNA가 있다. 이는 생물체를 규정해주는 유전인자이며 암수의 성 교합에 의해 수정이 이뤄질 때 모체의 유전형질과 부체의 유전형질이 절반씩 섞여 양쪽을 닮은 자녀가 출산되지만 동물 복제의 경우 한쪽의 체세포 유전형질이 그대로 복제되므로 한쪽의 일방적인 유전 형질을 가진 존재가 재생되는 것이다.

즉 생식세포가 아닌 세포들, 즉 몸의 어떤 체세포를 통해서도 그와 똑같이 닮은 동물을 복제해내는 것이다. 물론 성장과정에서 교육이나 영양 등 환경적 요인에 따라 전혀 다른 존재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생물학적 용어로서 어떤 생명체의 개체와 완전히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개체를 '클론'이라고 부른다. 일란성 쌍둥이도 일종의 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동물 복제는 일종의 클론 탄생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최초의 복제양 돌리의 경우 6년생 어미양의 체세포로부터 유전자를 채취한 후 다른 암양으로부터 수정란을 채취해 그 핵을 제거한 후 핵이 제거된 수정란에 어미양의 체세포에서 분리 추출된 핵을 이식해 수정란을 다시 만든 후 이를 일정 기간 시험관내에서 배양하고 다시 이것을 다른 제3의 암양의 자궁에 이식해 새끼를 출산한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 복사 방법을 이용하면 어떤 성인이라도 복제가 가능하며 시공의 차이를 두고서도 가능해진다. 세포를 냉동상태로 보관하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언제라도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생명체를 복제할 수 있으며 이미 죽은 생명체도 다시 복제할 수 있다. 돌리 역시 냉동상태에서 보존되었다가 복제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탄생시킨 복제송아지 영롱이의 경우에는 돌리보다 훨씬 우수한 복제기술이 사용됐다고 한다. 세포 배양 단계에서 이미 염색체 검사를 해서 유전성 기형이나 전염성 질병들을 미리 제거하는 기술이 추가됐다고 한다.

“동물보다 인간 복제 쉬워”

일부에서는 동물 복제보다도 오히려 인간 복제가 더 쉽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일부 과학자들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인간 복제를 시도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하고 있으며 실제로 몇 년 안에 복제 인간이 탄생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에도 불구하고 아직 복제기술의 성공률은 기술적으로 매우 낮다. 지금까지 이뤄진 복제 실험의 성공률은 채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복제양 돌리의 경우에도 복제한 난자 277개 중 단 한 개만 성공할 수 있었다. 연구소측은 현재 동물 복제의 성공률이 극히 낮아, 유산이나 기형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인간 복제가 실패할 경우 생길 기형아 등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복제소 영롱이를 만든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 역시 동물복제에서 대리모의 자궁에 성공적으로 착상된 복제 배아 가운데 출산 뒤까지 정상적으로 자란 동물은 25%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나머지는 유산(33%), 기형(12%), 급사증후군(22%), 거대체중증후군(8%)으로 죽었다고 설명했다.

동물 복제의 경우에는 이같은 실패율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수없이 반복되는 실험과 그 실패로 인해 기형이나 불완전한 생명체가 출생했을 경우 이는 그대로 폐기처분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우리는 대단히 심각한 윤리적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이 하나의 실험 대상으로 전락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과학기술이 더욱 진전되면 실패율은 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 경우, 즉 복제가 완벽하게 100% 가능하다고 할 경우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없는가?

인간생식 고유의미 변질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1997년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의 지면을 통해 「인간 복제에 관한 성찰」을 교회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했다. 이 문헌은 인간 복제의 역사적 배경부터 생물학적 측면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이에 따르는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가톨릭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문헌은 먼저 인간 복제가 인간 생식의 고유한 의미를 변질시키는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한다. 복제 과정 자체가 인간을 산업 생산의 논리로 이끌며 친자관계, 친족관계, 혈족관계 등 인간의 기본적인 관계를 혼란시키고 파괴한다는 것이다.

또 인간 복제가 몇몇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삶을 지배하고 그들의 생물학적 본질을 마음대로 선별, 계획대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조장한다. 아울러 인간 존엄성 문제가 발생한다. 복제된 인간은 근본적인 고통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