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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교회가 간다] 아시아 교회 연대 그리고 복음화 향한 대장정 21. 중국 (중) 부활하는 중국교회

중국=우재철 기자
입력일 1999-08-15 수정일 1999-08-15 발행일 1999-08-15 제 2164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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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과 국교 정상화 소망
작년 입교자 7만명, 하루 한개꼴 성당회복
선교사 활동제한 등 복음화 걸림돌 여전
중국교회 현황

△교구수 - 115개

△전체신자 - 400만명

△주교 - 69명(평균 연령 77.8세)

△사제 - 1200명(60세이상 100명, 90% 이상이 20-30대 신부)

△수녀 - 3000명

△본당 - 5000여개(사제 1인당 평균 4개본당 담당)

△대신학교 - 12개교

△소신학교 - 24개교

△신학생 - 1700명

△수녀양성소 - 60여곳

△수도회 - 44개

△98년 입교자수 - 7만명

△중국복음화율 - 0.3%

△지하교회 주교-50여명

49년 중국신정부(공산당정부)가 들어선 이래, 중국교회는 최근 가장 활발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실례로 중국교회 관계자들은 지난해 새입교자가 7만여명에 달했고 하루에 한개꼴로 성당이 회복됐음을 강조한다. 물론 13억 인구에 비해 극히 미약한 입교자수에 불과하지만 갈수록 큰폭으로 입교자수가 늘고 있고 신자들의 수준도 매우 높다는데 의의를 찾을수 있다고 한다.

신정부 수립후 공산당정부의 통제와 문화혁명의 영향으로 완전히 말살될 것 같아 보였던 중국교회는 철저하게 국가 중심주의 경향으로 흐르긴 하였으나 정부의 개방정책에 힙입어 종교도 새로운 부활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문화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든 종교활동이 금지되는 수난을 겪은 이후 최근 20년간 배출된 사제수가 1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고 현재도 1700여명의 신학생이 사제로 서품 받기 위해 신학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동시에 이미 양성된 3000여명의 수녀외에 60여곳의 수녀 양성소에서 해마다 수많은 수도자들이 양성되고 있고 교회 조직도 새롭게 정비되면서 중국교회는 스스로 자신의 복음화를 향한 노력에 온갖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중국교회는 세계 교회와의 교류에도 관심을 기울여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지에 100여명의 사제를 파견, 신학적인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교회 당국자들의 이러한 복음화 노력도 철저히 국가주의 정신, 정책안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분명히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종교도 국가에 도움이 될때 가치가 있는 것이며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산당원. 18세이하 종교 금지

중국의 종교정책은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제36조에 명시된대로 종교자유가 보장돼 있으나 한마디로 중국공산당의 통제와 관리하에 한정되고 통제된 종교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신봉할 수 있도록 허용한 종교는 공산당과 정부가 공인한 불교, 도교, 이슬람교, 천주교, 기독교 등 5개 종교에 불과하고 그외의 종교는 불법이며 물론 금지되고 있다. 종교의 자유란 개인적으로 믿든지 믿지 않든지 또는 이 종교에서 저 종교로 개종하는 자유를 말하며 지정된 지역, 지정된 장소, 지정된 사람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아울러 5800만명에 달하는 공산당원과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는 종교를 금지시키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하나 자본주의 사고에서의 종교의 자유와는 크게 다른 극히 제한된 자유만이 허용된다.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종교관계규정을 통해 외국인은 중국에서 그 어떤 종교조직도 못하며 중국인들에게 선교할 수도 없다라고 명시, 외국의 선교사들이 함부로 중국에서의 선교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당국의 허가가 있을때 외국 선교단체의 자선사업이나 의료시설, 문화 학술교류는 허용된다.

양분, 교리상으론 하나

중국의 지하교회는 중국 현대교회사의 전개과정에서 존재하게 된 것으로 그들은 지하교회의 주교품과 신품이 온전히 유효함을 인정해 주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교회가 분열된 것은 신앙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정치 사상에 근거한 것으로 보고 나름대로 일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상교회라 할 수 있는 중국 애국회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중국정부를 지지하고 지하교회는 정부를 반대하고 정부를 지지하지 않고 있는 입장이다. 사도바오로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느님께로부터 오지 않은 권위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합법적인 중국정부의 권위도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는 관점에서 중국정부를 인정하자는 것이 중국 지상교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지하교회와 애국회간에 내부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은 3자원칙(自治,自義,自傳)을 지켜야 한다는 발표를 한 후 교회가 두 갈래로 갈라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중국이 공산화되고나서 지금까지 우리는 목숨을 걸고 순교정신으로 박해를 받아왔다. 정부에 협력할 수 없다는 쪽과 나라사랑이 잘못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 양교 또는 제국주의 종교라고 지칭되어 왔지 않느냐? 이것을 불식하고 진정한 뜻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자는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는 것이 소위 말하는 지하교회와 지상교회의 엇갈린 주장이다. 그렇다고 중국 천주교회가 교리상으로 갈라진 것으로는 보여지지 않는다. 교리상으로 보편교회와 분명히 다르지 않고 교황께 대한 충성심을 보아서도 지상교회가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매일 교황을 위한 기도

중국교회 관계자들은 로마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국정부와 로마교황청이 국교를 수립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한다. 신앙상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정치외교상의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따라서 로마와의 관계는 정치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면 자동적으로 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긍정적인 면은 과거 50년대에 비해 지금은 교황청과도 일정한 수준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1992년 중국천주교 교무위원회 부주임 유백년씨가 로마를 방문한 적이 있으며 93년에는 교황청의 에체가라이 추기경이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사실들은 로마 교황청이 가지고 있는 중국교회에 대한 정책의 변동을 암시해 주는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천주교 교무위원회 부주임 유백년씨는 교황님을 위한 기도를 매일 바치고 있다며 아직은 교류가 자유롭지 못하지만 교황과 일치를 이루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황청은 현재 대만정부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황청은 중국과의 외교문제를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 양국간에 문제가 해결된다면 중국교회는 선교에 훨씬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중국교회 관계자들은 로마 교황청과의 국교정상화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강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머지않아 교황청과 국교가 정상화되고 중국교회와 로마교황청과의 관계도 정상화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는 듯 했다.

■ 중국 천주교 교무위원회 부주임 유백년씨

“종교자유정책 변함없어”

“중국교회에 지속적인 관심 보여주세요”

『최근 강택민 국가주석도 국가는 잠시적이지만 종교는 영원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국가 영도자들도 종교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지요』

중국 천주교회 교무위원회 부주임이자 중국교회 실력자로 알려진 유백년씨. 그는 강택민 주석의 말을 빌어 중국교회의 미래를 이처럼 낙관하고 『사회적으로 종교가 마치는 긍정적인 요인들이 많기에 중국은 종교 자유정책을 계속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949년 중국신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근들어 굉장한 속도로 교회가 성장, 하루에 1개꼴로 성당이 회복돼 현재 5000여개의 성당에 달하고 있을 정도로 활력을 띄고 있다는 유백년씨는 신학생수도 전국 12개의 대신학교에서 1700여명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유씨는 그러한 활력에 비해 신학교수 요원, 젊은 사제들의 영성부족 등이 큰 문제라며 이를 위한 노력들이 현재로선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유백년씨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10여곳에 100여명의 교수요원을 파견, 공부토록 한바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런 노력들이 가능하도록 한국교회 등에서 많은 도움이 있길 기대했다.

특히 1983년 이후 서품된 1000여명의 사제들의 경우 영성과 신학적인 면에서 수준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는 유씨는 앞으로 북경 신철학원을 통해 재교육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신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먹을 것을 구하고 학교에 가기 위해 입교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요즘은 순수한 동기로 입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새신자들의 수준도 높아지는 등 역사상 가장 활동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13억의 인구중 11억의 비신앙인을 복음화시키는 것이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내적으로 성직자 양성과 자질 향상, 토착화에 힘쓰는 한편 외적으로 세계 교회와의 신학적 거리를 좁혀감으로써 활기 넘치는 중국교회를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교회와 관련, 문화와 역사등 많은 부문에서 유사점이 있는 만큼 한국교회의 도움이 중국교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 유백년씨는 서구교회의 세속화에 물들지 말고 한·중 두나라가 새로운 교회모델을 건설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중국교회가 굉장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김수환 추기경과 이문희 대주교 등 여러 주교, 성직자들의 도움과 하늘 나라에서 기도하고 계실 김대건 주문보 신부의 기도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고 앞으로 중국교회가 발전하지 못한다면 중국교회 탓도 있겠지만 한국교회의 잘못도 되는 만큼 중국교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중국=우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