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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여는 특별기획] 20세기의 끝, 21세기의 시작 - 선교 (6) 선교의 싹을 키우자

마승열 기자
입력일 2000-07-30 수정일 2000-07-30 발행일 2000-07-30 제 2211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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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교육’ 바탕부터 다지자
교회운영 유치원·초등교육 기관 늘려
신앙체험·교육 공간으로 적극 활용을
『가톨릭 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유아교육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어릴적부터 가톨릭 교회 유치원 등에서 그리스도인의 가치관을 배우고 종교적 체험 기회를 자연스럽게 가지는 것이 바로 선교의 싹을 키우는 일이겠죠』

교회 일선 사목자들은 유아기 교육을 누가 어떻게 감당했느냐에 따라 한 인간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교회가 여기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 사회에서 교회가 유아교육을 통해 가톨릭 정신을 전파하고 사회를 변화 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유치원 감소 안타까워

지난 98년 4월 1일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종교단체 설립 유치원 중 개신교 63.2%, 불교 19.4%, 가톨릭 13.1%로 나타났다. 즉 타종교 재단에 비해 가톨릭 재단 유치원이 적다는 것은 유치원 설립 운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못했음을 반증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교회가 미래의 희망인 유아들의 교육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누차 지적한 바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종교 자유에 관한 선언」에서 『비가톨릭 사회에서도 교회는 종교활동을 계속하여야 하며 아직 교회밖에 있는 비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파하여야 할 의무가 부가된다』면서,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을 통해 『특별한 배려로서 비가톨릭적인 그들을 위하여 학교를 설립하고 청소년 교육에 헌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6살 남아의 어머니인 박마리아씨는 아이를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보내려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다. 박씨가 사는 인근에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보내게 됐다.

그는 『아무래도 어릴때부터 하느님을 알고 배우는 것이 중요 할 것 같아서 우리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조금 속상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위에 나 말고도 이런 상황에 있는 엄마들이 상당수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98년 파악한 통계에 의하면 가톨릭 교회 유치원 수는 209개로 전체 유치원 수 8,976개의 2.23%에 해당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4년부터 98년까지 최근 5년간 유치원 수가 230개에서 209, 211, 216, 209개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교회 관계자들은 『한국 가톨릭 교회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주로 청소년에게만 집중되어 있어 유아기 교육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의 미래인 어린이들. 한국 교회의 희망과 미래는 바로 이 아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일찍부터 교회 정신과 사랑을 가르치는 일이야말로 이땅의 복음화에 큰 토대가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풍요로운 선교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교황 요한 23세는 『유치원이 없는 본당이 가장 가난한 본당』이라고 역설하고 좬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바로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 언급하며 유아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앙도 유아교육이 중요

「선교의 싹을 키우자」. 많은 유아들에게 가톨릭 교회가 설립, 운영하는 유치원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해 그리스도의 참 일꾼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교회가 책임져야할 중요한 과업이다. 곧 그리스도인의 소명인 것이다. 또한 본당과 유치원간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이들의 학부모에게도 간접적인 방법으로 가톨릭 정신을 선교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유치원 원아 모집을 할 때 가톨릭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은 다른 곳에 비해 모집이 일찍 마감되거나 경쟁률이 높다. 그만큼 가톨릭 교회 유치원이 사회에 크게 봉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 교회가 여기에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쏟게 되면 향후 간접선교란 측면에서 큰 실효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교회 관계자들은 유아교육의 활성화 대안(代案)으로 △교회의 유아교육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 △본당 사제의 유치원 교육에 대한 폭넓은 이해 △사제들을 위한 유아교육 및 아동,특수교육 관련 프로그램 개설 △가톨릭재단 대학교에 유아교육관련학과 설치 △유아교육 전담기구 설치 △본당과 유치원간의 다양한 교류 등을 제안했다.

한 일선 사목자는 『어린 시기에 가톨릭 교회 유치원에서 그리스도인의 가치관을 보고 배우며 생활하는 것은 이후 성인으로서의 삶의 형태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교회가 유아교육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마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