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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여는 특별기획] 20세기의 끝, 21세기의 시작 - 선교 (4) 선교도 전략이다 (상)

마승열 기자
입력일 2000-07-16 수정일 2000-07-16 발행일 2000-07-16 제 2209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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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족 찾기·가두선교 등 “하면 된다”는 자신감 얻어
“앉아서 찾아와주기만을 기다리던 시대는 지났다”
우리 체질에 맞는 선교전략 수립 … 체계적 접근을
제3천년기를 맞은 한국교회의 선교전략은 어떻게 마련돼야 할 것인가. 최근 여러 본당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선교열기를 2천년대 복음화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한국 교회 차원에서 일선 사목자와 신자들의 선교활동을 뒷받침해줄 선교 기반이 조속히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 만수1동본당의 「새로운 양 찾기 운동」, 가두선교단 등의 성공은 더 이상 선교가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 벗어나 전략을 세우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족찾기 운동, 새가족찾기 운동, 가두선교 운동,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선교운동 등이 복음화의 유일한 대안은 아니더라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특히 서울대교구는 정진석 대주교가 『복음화율 9%대에서 세계 수준인 18%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한 이후 월계동, 역삼동, 마천동 본당 등을 주축으로 선교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선 사목자와 신자들은 선교전략과 노하우를 제공해 주고, 선교인력 양성과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줄 선교 지원센터 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문 선교연구기관 없어

실제로 각 교단마다 여러개의 선교지원 기관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개신교에 비하면 한국 교회는 너무나 미흡한 실정이다. 교회 관계자들은 『100년 역사의 한국 개신교가 천주교 신자수를 많이 앞지른 비결은 선교에 중점을 두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 96년 전교주일을 맞아 각 교구 사목국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나타났듯이 선교 활성화를 상시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들은 『소공동체 운동을 통한 복음화가 선교활성화의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사목국장들은 소공동체 운동이 뿌리내리지 못하면 몇백명씩 모여드는 예비신자를 사목자 혼자 감당할 수 없을 뿐아니라, 모처럼 조성된 선교 분위기 마저 일회성 운동으로 끝나 버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신자들의 선교 열정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사목자들의 무관심에 대해 『개신교처럼 신학교에서부터 현장 선교를 강조해 사제들에게 선교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목자부터 무장을

가두선교단 창설자 이판석 신부는 『사제들이 먼저 확고한 선교의식으로 무장해야 신자들의 선교열기와 자신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선교가 될 만큼 됐다』『개신교 식으로 너무 요란하게 하면 안된다』등 일선 사목자와 신자들의 소극적인 생각은 자칫 한국교회가 지향하는 이땅의 복음화에 먹구름을 가져다 줄 것이다.

따라서 일선 사목자들은 선교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적극적인 전략이 시급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최근 우리는 선교에 있어 『이젠 앉아서 기다릴 때가 아니다』란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이는 예전 주먹구구식의 선교활동 시대는 이미 지났고, 급변하는 시대에 부흥하는 체계적인 선교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즉 교구.및 지역의 특성에 맞는 한국적 선교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선교를 잘 할 수 있나요』 『왜 나는 선교를 잘 할 수 없을까요』많은 신자들이 한번쯤 던지고 싶은 질문들이다. 여기에 대해 선교 관계자들은 우선 선교의 첫 대상이 바로 「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신자 개개인이 신앙 안에서 기쁨에 충만한 삶을 사느냐가 선교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신앙 바탕돼야

이어 친분이 있는 이웃이나 가족, 친구, 직장동료들을 선교대상으로 정하면 그 대상자를 위해 기도하고 평소에 관심과 사랑으로 대한다. 이때 거부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이러한 정신 무장을 위해서는 신자 개개인이 늘 성서를 읽으며 모든 활동을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치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종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선교의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제3천년기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내적 쇄신과 복음선교』을 역설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이웃을 찾아 기쁜 소식을 전하려는 모든 신자들의 염원을 바탕으로 시대에 맞는 선교전략과 지원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개인적 차원이나 본당 차원의 선교의 틀을 벗어나 교구, 지구, 본당이 삼위일체로 움직일 수 있다면 보다 큰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