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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여는 특별기획] 20세기의 끝, 21세기의 시작 - 선교 (3) 장애요소

마승열 기자
입력일 2000-07-09 수정일 2000-07-09 발행일 2000-07-09 제 2208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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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는 힘들고 어려운 일" 신자들 지레짐작이 걸림돌
사람들의 냉소·비아냥 … “자존심 상해 못하겠어요”
‘성령이 함께 하시는 일’ 믿고 자신감·용기 가져야
『선교를 하긴 해야 하는데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아요』『신앙지식이 부족해 다른 사람 앞에 서면 말문이 떨어지질 않습니다』통상 대부분 신자들은 이러한 이유를 대며 선교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밖에 신자들이 지적하는 선교의 장애요소로는 △삶이 완벽해야 선교할 수 있다 △자존심이 상한다 △말씀의 힘을 깨닫지 못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신다는 확신이 없다 △주님의 파견받은 사도라는 인식이 없다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등 여러 가지다.

부족한 내가?

서울 청량리에 사는 주부 최모(46)씨는 주일날 성당에 잘 나오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주위 신자들이 함께 선교하자고 권하면 『웬지 두렵고 부끄러워서 자신이 없다』며 꺼려왔다. 여기에 대해 복음말씀에서는 『자, 일어나 바로 서라. 내가 나타난 것은 너를 내 일꾼으로 삼아 네가 오늘 나를 본 사실과 또 장차 너에게 보여 줄 일들을 사람들에게 증언하게 하려는 것이다』(사도 26, 16)라며 모든 신자들이 선교의 일꾼으로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고 자부해오던 최씨는 선교를 자신만의 힘으로 해야 한다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안타깝게도 주위의 많은 신자들이 주저 앉거나 활동하더라도 이내 포기해 버리게 된다. 교회 선교 관계자들은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강한 믿음만 있다면 선교활동에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서울 목동의 주부 김모(40)씨는 선교를 나갔다가 면박을 당한 이후 활동하지 않고 있다. 본당 구역반원들과 가두 선교를 나갔던 김씨는 『안가요. 성당에 나가면 밥이 나옵니까, 옷이 나옵니까』란 매몰찬 얘기를 들었다. 평소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던 터에 면박을 당하자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것이다.

인간적 생각 앞서

실제로 선교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선교하는 신자들에게는 많은 외적인 장애요소가 생기게 마련이다. 사람들의 냉소, 불신, 비아냥거림, 면박 등 온갖 장애요소들이 우리들에게 현실로 다가온다. 문제는 이런 장애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있다. 선교하다가 거부당할 때 쉽게 움츠려들고, 때론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해 다시 선교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어 주저앉아 버리기 쉽다.

이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도록 우리를 파견하신 주님께서는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마태 5, 11~12)고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일인 선교를 주님과 함께 하지 않고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의 중요성과 그분이 주실 훌륭한 보화에 비하면 지금 당하는 수치나 상한 자존심은 대수롭지 않다. 복음을 전하다가 부딪치는 장애요소들이 힘들면 힘들수록 오히려 주님이 주실 축복과 은총은 더욱 풍성해진다. 선교에 대한 목표가 분명하면 선교하면서 겪는 장애는 오히려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목국장 정월기 신부는 『선교하는데 필요한 큰 힘은 기도』라고 강조하고 『개인적으로 늘 기도하고 선교하면서 당하는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교는 자신과의 싸움

교회 선교 전문가들은 선교를 자신과의 싸움이라 말한다. 자기 쇄신과 개혁이 우선돼야 하고, 선교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굳센 신앙심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선교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대부분 신자들은 『선교가 다른 사람을 입교시키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선교는 단순히 비신자들을 입교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진정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총을 함께 나누고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비신자들 앞에서 십자성호 한번 긋는것도 선교인 것이다. 실제 성공 사례에 보면 어느 식당에서 신자가 십자성호를 긋는 것을 보고 오랫동안 냉담하던 식당주인이 감명을 받아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우리 스스로 선교를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선교의 장애요소 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21세기, 새로운 세기를 펼치며 우리 각자는 『나도 선교할 수 있다.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나도 선교할 수 있다』고 힘차게 외쳐보자.

마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