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알고계십니까?] 오늘날에 대한 교회 선교사명 (7) 그리스도인의 윤리/정연혁 신부

정연혁 신부(수원교구장 비서)
입력일 2000-11-19 수정일 2000-11-19 발행일 2000-11-19 제 2226호 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오늘날의 교회는 교리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기보다는 실생활을 이끌어 가는 가르침에 대해서 세상의 반대를 받는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교황 바오로 6세의 '인간의 생명' (Humanae Vitae)에서 시작하여 아주 철저하게 교회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낙태의 문제나 사형제도의 문제,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 등은 교회가 세상을 실제로 거슬러서 이 시대에 빛으로 남아 있는 사안들입니다. 또한 자유를 강조하는 이 세상에서 교회의 금욕적인 가르침들은 퇴색 하고 있으며 아무런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하나의 긴장으로 여겨야 합니다. 일찍이 로마노 과르 디니는 말하기를 『교회는 그리스도인에게 항상 이 긴장에 대해 호소해 왔다. 이 긴장은 근본적으로 그의 존재의 문제이다. 즉 존재와 원의, 현실과 과제로서 , 이를 위한 해결책은 주님의 모상과 사랑의 신비의 눈으로 발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20세기는 실제로 선택의 연속 과정이었으며 인류는 자신의 존재의 근본 문제보다는 원의와 결과를 선택해 나갔습니다. 따라서 역사상 유래없는 윤리의 공황을 맞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윤리는 자신이 나그네(Homo viator)임을 깨닫는 사람 에게 선명히 드러납니다. 인생은 하나의 여정이고, 그 여정은 모든 문제의 궁극적인 대답인 하느님을 향해 나갈 때에야 비로소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수용한데서 그리스도인 윤리의 출발이 있다고 보겠습니다. 자신의 원천이고 목적지인 하느님을 기준으로 하는 윤리 의식을 오늘날의 교회는 세상에 가르쳐야 합니다. 특별히 생명과 생존의 문제에서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고귀하며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스도인이 외쳐야 할 윤리의 이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이런 윤리가 실현되는 사회의 이름을 「평화」라고 부르 셨습니다. 마음의 평화와 함께 모든 이가 실제적으로 육체적으로도 평화를 누리는 상태가 되는 세상을 위해 애쓰셨습니다. 그 분이 육체의 병을 고쳐주시면서 죄의 용서까지 거론하신 이유는 바로 그리스도인의 윤리가 영적인 가치와 함께 구체적인 가치가 있음을 보이신 것입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하느님 앞에서 서 있는 인간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영원을 보도록 윤리적으로 인류를 가르친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정연혁 신부(수원교구장 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