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청 사람들] 2. 수원교구 사무처 홍보·전산실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9-01-18 수정일 200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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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알리고 복음화에 힘쓴다

주보편집·교구 홈페이지 운영·취재 등 담당

교구 업무 효율화 위한 전자결재시스템 준비

자기 피아르(PR) 시대라고 한다. 더 좋은 조건을 위해, 더 나은 이성을 만나기 위한 자기 피아르는 이제 필수조건이다. 그런데 교구 알리기에 여념 없는 이들이 있다. 어떻게 하면 예수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더 잘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 ‘교구청 사람들’이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교구 사무처 ‘홍보·전산실’이다.

◆ 1월 8일 오후 2시 교구 홍보·전산실

- 홍보·전산 전담 백윤현 신부와 이경록(라우렌시오) 팀장은 벌써 10여 분째 모니터 앞에서 논의 중이다. 개편을 준비 중인 홈페이지 때문. 외부 업체에 맡겨 홈페이지를 개편하려니 신경 쓰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교구민들의 눈높이에도 맞추며 시대변화에 따른 홈페이지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인데 업체가 기대만큼 못한다는 표정이다. 현재 교구 홈페이지 회원 수는 3만 여명. 이팀장은 홍보·전산실 실무운영을 책임지는 것과 동시에 교구민들이 이용하는 웹서비스(홈페이지, 전자자료실, 전자뉴스) 운영, 서버·네트워크 관리 업무, 그룹웨어 운영 등을 맡고 있다.

- 불과 몇 분 전까지도 홈페이지에 실을 교구 성가정 운동 3단계 그래픽을 손보던 전산 분야 웹 담당 이용우(레오나르도)씨가 그새 자리를 비웠다. 이씨는 홈페이지 실무운영, 홈페이지 디자인·프로그램 개발, 동영상 촬영 및 편집 업무를 맡는다. 이씨를 만난 곳은 홍보·전산실 작업실.

‘교구청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자원 관리’ 업무도 담당하는 이씨는 말썽을 일으킨 교구청 컴퓨터 수리에 한창이다. 이씨는 “교구청 컴퓨터를 관리하는 일 때문에 정작 본 업무는 일과 끝난 후에 할 때도 가끔 있다”면서도 “제가 제작한 동영상이 교구 각 본당 신자들에게 전해져 유익하게 사용됐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 양업시스템 담당 유희형(마리아 막달레나)씨는 홍보·전산실에서 ‘전화 가장 많이 받는 분’이다. 교구와 본당 양업시스템 소스 관리와 양업시스템 교육이 주 업무.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본당 사무장 및 사무원의 양업시스템 사용 지원’ 업무다. 시스템 오류나 프로그램 문의는 모두 유씨 담당. 200개 가까운 본당을 상대하는 업무다 보니 어려움도 많다. 성격 급한 이들의 호통도 받아야 하고 아직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컴퓨터의 ‘컴’자부터 설명해야 한다. 유씨는 서울 어느 신자의 세례대장과 교적을 찾는 데 한창이다. 겨우 인터뷰를 마치자 마치 알았다는 듯 울리는 전화벨. “네! 전산실입니다. 아~그러세요. 화면 왼쪽 아래 시작버튼 클릭하시면 제어판이라고 나오는데요.”

- 주보 편집 담당 이안나(안나)씨는 1월 18일자 주보 교정 작업 중이다.

말이 주보 교정이지 주보에 들어갈 사진이며 사진에 대한 설명 자료도 직접 찾아야 하고 깨알 같은 글씨 하나 잘못 된 것 있을까 조마조마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주보 발행은 발행일 2주 전부터 시작된다. 원고를 청탁하고 수합하고 종합하고 편집하고 교정보고…. 2주도 빠듯하다. ‘(주간신문인) 저희랑 똑같네요’라고 하자 ‘그래도 신문은 일 년에 두 번 쉬죠’라는 답이 온다. 빨간 날이건 연휴건 주보는 휴간이 없다. 주보가 발행된 이래 휴간은 없었다.

“한 주, 한 달, 일 년이 계속 반복되는 작업이지만 그래서 더욱 부담이 갑니다. 매년 반복해서 똑같은 걸 넣을 수 없으니 한 번 더 생각하고 보다 유익한 내용을 싣기 위해 고민해야 하죠.”

1면 이미지가 참신했다거나 특집으로 제작한 대축일 주보가 좋았다는 전화를 받을 때는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주보를 그저 화답송용으로만 쓰고 버리는 모습을 보면 자식 버림받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

- 홍보 담당 주명희(엘리사벳)씨는 교구 홍보 기획업무를 비롯해 교구 주요행사 취재와 기사작성, 명예기자단과 인터넷 신문 관리, 대내외 언론 모니터링과 보도자료 작성, 교구 내 기사자료 수집 등의 업무를 맡는다. 주씨의 역할은 홍보역량 강화를 꾀하는 교구가 불과 수년 전부터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 대부분. 때문에 주씨는 “인터넷 신문이나 명예기자단 운영 등 교구가 처음 시도하는 일을 맡다보니 그 틀을 만들어 가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교구 명예기자단과 함께 기획해 인터넷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바오로를 닮은 사람들’ 취재 질문 작성에 한창이던 주씨는 자연 인터넷 신문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 부족을 아쉬움으로 내비쳤다. 바쁜 시간을 쪼개 교구를 동부서주하며 노력하는 명예기자단의 노력에 비해 신자들의 호응은 여전히 적은 편이라는 것

“사실 홍보라는 거 자체가 안 하려면 일이 없고 하려고 마음먹으면 무궁무진하잖아요. 제가 좀 더 연구를 하고 홍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네요.”

사무실 막내인데다가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언론사 기자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상대하다보니 자연 스트레스도 받고 분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며 소중한 무언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전한다.

“교구청 입사 전후가 다르다고 느껴요. 신앙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일하며 내 신앙이 뭘까, 신앙을 위해 일하는 나의 믿음은 무엇인지 질문할 때가 많아졌어요.”

한 시간 여 인터뷰를 모두 마치고 사진촬영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직원들. 사진 찍히기가 영 어색한가보다. 슬리퍼 차림에 표정도 영 어색하다. 그래도 활짝 웃었다. 이날 오후.

◆ 1월 18일자 주보가 만들어지기까지

이번 주 주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1월 18일자 주보에 실리는 원고는 보름 전인 1월 2일 접수가 마감된다. 1월 5일과 6일에는 주보 7개면에 실리는 원고의 확인과 자료수집 작업이, 1월 7일에는 원고 작성과 정리를 한다. 주보 담당자와 인쇄소 편집 디자인 담당 간 협의를 통해 수합된 원고의 배치와 디자인 작업이 완료되면 1월 8일부터 12일까지는 교정을 본다.

1월 12일과 13일에는 교구 내 6개 대리구의 개별 주보를 접수하며, 1월 13일 대리구 및 교구판 주보 교정을 끝으로 주보 제작이 마무리된다. 본당 소식이 덧붙여진 주보가 교구 각 성당에 도착하기까지 꼬박 2주의 긴 시간이 걸리는 셈.

‘지루한 강론시간 때우기? 메모지 대용? 미사 후에는 꼭 성당에 놓고 와야 하는 것?’

주보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땀과 정성이 더해지는지 안다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을 터. 내가 소중하게 읽고 챙긴 주보는 쉬는 신자인 남편에게. 교회를 알지 못하는 이웃에게 전할 수 있는 좋은 선교 도구다.

#“복음 도우미 역할 앞장”

홍보·전산 전담 백윤현 신부

“홍보·전산실은 교구와 본당, 기관·단체에서 수행하는 복음화의 노력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곧 ‘복음의 도우미’라고 할 수 있죠.”

홍보·전산실은 백윤현 신부의 말처럼 교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우미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교회를 알리고 복음화에 힘쓰는 것이 홍보실의 역할이자 책임이라면, 교구와 본당 제반 행정업무를 전산화함으로써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만드는 것은 전산실의 몫.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홍보·전산실의 틀이 잡히는 느낌입니다.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느낌이랄까요.”

홍보·전산실의 그림은 여느 교구의 활동보다 역동적이다. 수원주보를 비롯해 1·2기 명예기자단의 활동을 토대로 한 인터넷신문과 웹진도 발행한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 제작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홍보와 홈페이지 활성화를 위한 전산 업무 모두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다. 백신부는 “벅찬 업무임에도 직원들 모두가 100%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저 또한 많이 부족하지만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제가 대신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한다”고 전한다.

현재 홈페이지를 개편 중이라고 밝힌 백신부는 “이제까지 교구 홈페이지가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면 새로 개편할 홈페이지는 블로그와 UCC를 도입해 신자들의 참여와 공유를 이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또 “전산실에서는 교구 업무 효율화를 위해 전자결재시스템을 준비중”이라며 교구와 대리구를 시작으로 한 결재시스템이 안정화되면 향후 본당과 기관, 단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복음을 전하는 도구이자 홍보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작은 노력의 결과로 복음을 접한 신자들이 이제 그 소식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미죠. 교구민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를 홍보하는 데 관심 갖기를 희망합니다.”

사진설명

▲한 자리에 모인 홍보전산실 직원들. 왼쪽부터 홍보 담당 주명희씨, 주보 편집 담당 이안나씨, 백윤현 신부, 전산분야 웹 담당 이용우씨, 이경록 팀장, 양업시스템 담당 유희형씨.

▲1월 18일자 주보 교정 작업중인 이안나씨.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