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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상담] 물질적 고통 받는 교우 어떻게 위로 해야 하나

입력일 2008-11-09 수정일 200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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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물질적 고통 받는 교우 어떻게 위로 해야 하나

최근 저희 본당 구역의 한 신자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다며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상황이 아주 심각해 보입니다. 저 또한 그런 상황이면 차라리 세상을 떠나는 것이 낫겠다 싶은 생각조차 들었습니다만 참으라고, 기도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어떻게 조언을 해주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본당서 다른 신자들의 리더로 활동하지만 저 역시 정작 돈 문제에서는 제 욕심을 채우고 싶은 모순에 마음이 힘듭니다.

A. 주님께 받은 은총 깨닫게 하고 마음 변화·행복 체험 이끌어야

가난에 지친 청년이 본당 신부님을 찾아가 “정말로 힘들어 죽겠습니다.

제가 언제쯤이나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라고 묻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자기를 점쟁이처럼 보는 청년의 말에 어이없어 하기도 했지만 얼마나 힘들면 이런 질문을 던질까 싶었지요. 그리고는 “자네…. 지금도 부자인데?”라고 말씀하십니다. 청년은 기가 막혀서 그게 무슨 말이냐고 따지자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하세요.

“자네 눈은 세상을 볼 수 있고, 수많은 책을 볼 수 있는 재산이지. 두 손도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재산이야. 두 다리로는 이 세상의 가고 싶은 곳을 다 갈 수 있으니 재산이라 할 수 있어. 게다가 머리와 영혼도 잘 활용하면 큰 재산이 될 거네.”

사람들은 몸에 지닌 것이 모두 재산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몸 밖의 것들을 구하느라 전전긍긍하다 청춘과 건강을 잃어버립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미리 많은 재산을 주셨습니다. 즉, 지금이라는 시간에 보다 더 충실할 수 있는 능력과 재능을 주셨지요.

우리는 날씨를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내 기분은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나의 못난 외모를 바꿀 수는 없지만, 스스로 연출하여 보기 좋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스스로 나를 변화시킴으로 인해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과 행복을 체험하며 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상담자의 말씀처럼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풍요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풍요가 행복인 것처럼 생각도 됩니다. 그러나 여기에 커다란 착각이 있습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꼭 행복한 것은 아니며,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만의 기준일 따름인 것입니다.

따라서 내 마음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것,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과 행복을 체험하며 살 수 있는 것이 다른 이들에게도 진정한 행복을 전하는 예수님을 닮은 가톨릭 리더의 모습이 아닐까요?

조명연 신부(인천 간석4동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