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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재원 (7) 인생 목표 함께 나누며 미래 설계

정리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8-11-09 수정일 200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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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김재은씨 부부가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 신혼여행 중에 기념 촬영한 모습.
양가 어머님들의 신앙과 신뢰를 바탕으로 아내와의 결혼도 본격적으로 추진됐는데요. 저는 결혼을 위해 상대방에게 내건 한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신앙이었습니다.

아내는 그동안 운동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느라 세례를 받지 못했거든요. 그렇지만 아내는 결혼을 앞두곤 열심히 통신교리를 받았어요. 당시 예비신자 교리 공부를 할 때는 아내가 프로 골퍼 시험을 앞둔 시기였거든요. 게다가 강원도에 있는 합숙 기숙사에서 생활하기까지 했죠. 이래저래 예비신자 교리 공부를 하기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성실히 해냈거든요.

그런데 아내가 세례를 받는데 장모님이 불만이신 거예요. 장모님 말씀은 “엄마가 성당에 가라고 그렇게 권유할 때 말을 안 듣더니 좋아하는 애인이 말하니까 그렇게 열심히 성당엘 가느냐. 성당에 가는 것이 고맙기도 하지만 솔직히 얄밉다”였어요.

장모님께선 본당에서 전례 봉사도 하시며 독실한 신앙을 키워오셨거든요. 딸이 성당에 가길 그렇게 바랐지만, 막상 엄마 말은 안듣고 애인 말만 듣는 것이 괘씸하셨던 모양이에요.

서울 명동성당에서 결혼할 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날 날씨가 꽤나 추웠거든요. 하지만 많은 동료 연예인분들도 성당을 꽉꽉 채워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한가지 제 기억 선명하게 남아있는 이들은 계성여고 여학생들이었습니다. 계성여고는 명동성당과 담을 나란히 하며 붙어있거든요. 혼배미사를 마치고 성당 뒤편 성모당에서 기념촬영을 하러 나가는데 여학생들이 좍 늘어서 박수를 쳐주는 거예요. 결혼식 최고의 박수부대였죠. 덕분에 제가 더욱 신이 났었답니다.

결혼할 때도 아내한테 인생 목표는 이야기했었습니다. 첫째는 하늘나라에 가는 것이고 다음으로 가족의 화목함이라고요. 그리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사실 제가 양말도 혼자서 못신을 만큼 뭘 잘 하지 못했거든요. 결혼을 하고 아내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고, 결혼의 큰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과 늘 항상 함께 있다는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지요.

음, 이건 자랑처럼 들릴지 모르겠는데요. 아내는 나를 99점짜리 남편이라고 생각할겁니다. 틀림없어요. 타인들과 함께 있을 때도 아내는 늘 저를 두둔하고 자랑하거든요. 아마 최소한 95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저도 생각한답니다. 제가 집안에서는 책임감 있는 가장이거든요. 물론 아내 말도 잘 듣는답니다. 특히 우리 유빈이의 교육과 관련해서는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면 항상 결과가 좋았습니다.

아, 아내는 종종 저한테 잘난 체를 많이 한다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제가 “오빠 같은 사람이 어디 있냐. 술도 안 먹고, 일할 때 말고는 늘 집에 있고, 설거지며 청소도 항상 해주고…”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하지요.

예를 들어 저는 밥을 먹고 나면 곧바로 설거지통에 담가 씻어두고, 차나 과일을 먹거든요. 그런데 아내는 밥을 먹으면 좀 쉬면서 디저트도 즐기는 유형이죠. 뭐 이런 경우엔 부딪히기도 하죠. 또 부부싸움도 하긴 합니다. 그런데 둘 다 O형이라서 그런지 어떤 앙금도 남겨두지 않고 빨리빨리 푸는 편이에요.

기사입력일 : 2008-11-02

정리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