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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 80장면] 79. ‘한국가톨릭대사전’ 12권 완간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8-08-03 수정일 200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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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28일자 가톨릭신문 17면.
공의회 문헌·새 교회법 토대로

가톨릭교회 신앙·문화 집대성

“13년간 긴 장정, 각계 전문가 1800여 명 투입, 집필 연인원 2500여 명, 순수투입비용 120여 억원. 최근 12권째 출간으로 ‘완간’이란 목표를 달성한 ‘한국가톨릭대사전’.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새 교회법(1983년 개정)을 토대로 기획, 집필, 제작한 세계 최초의 가톨릭 대사전이다.

독일의 ‘신학과 교회사전’이나 미국의 ‘새 가톨릭 대사전’도 2000년과 2003년 각각 개정판을 낼 때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새 교회법전 내용을 다루고 있으나 기존판을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가톨릭대사전은 이같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새 교회법에 집필원칙을 두고 있어, 공의회 정신과 현대 가톨릭교회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요즘 신앙인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가톨릭신문 2006년 5월 28일, 17면 중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학문과 문화적 성숙을 드러내는 역작 ‘한국가톨릭대사전’이 마침내 완간됐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한국가톨릭대사전’ 마지막 12권을 발행, 2006년 5월 13년간의 편찬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새 교회법에 토대를 둔 독자적인 가톨릭대사전을 보유하게 됐고, 한국교회사연구소는 가톨릭신문사가 제정한 제10회 양한모 기념 가톨릭학술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천주교판 브리캐니커 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가톨릭대사전은 그 분량 면에서도 추종을 불허한다. 8000여개 항목, 1만여점 사진자료와 도표, 전 12권 9952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제작된 이 대사전을 통해 한국교회는 이제 지역교회 고유의 사전을 보유하게 됐다는 의미를 넘어, 제3천년기에 부응하는 새로운 교회의 주추를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가톨릭교회와 신앙, 문화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한국과 세계교회사뿐 아니라 성경, 신학, 교회법, 전례 외에 한국학, 철학, 종교학, 사회과학 등을 포함한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또한 모든 종교와 교파에 대한 설명을 수록했고, 한 항목에서 입장이 다른 여러 학문의 관점을 동시에 담아냈다. 집필자 역시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자들을 엄선해 청탁, 개신교 신학자나 한학자, 외국인 교수도 집필에 참여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이미 1984년 한국천주교 200주년을 기념해 ‘한국가톨릭대사전’ 단행본을 펴낸 바 있다. 하지만 단행본 간행 1년 전 세계교회는 이미 새 교회법에 따라 여러 변화를 꾀하고 있었다. 그래서 힘들게 만든 책의 일부 항목이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사장되어 버렸다. 이와 함께 성경과 신학, 교리를 배우려는 평신도 열의, 교회의 학문적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이유로 새로운 사전의 필요성이 급격히 부상했었다.

가톨릭신문사가 제정한 국내 유일의 가톨릭학술상 심사위원회는 제10회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개 그 사회의 문화와 학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의 하나로서 백과사전을 포함한 사전류의 양과 질을 꼽는다. 훌륭한 백과사전이 편찬됐다고 하면 이미 그 사회의 문화와 교양, 특별히 학문적 수준이 무르익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가톨릭대사전’은 한국교회의 학문과 문화 발전을 드러내주는 것이며, 제삼천년기 아시아 교회, 그 중심에 선 한국교회에 학문적으로도 또 다른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