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우리교구는 지금] 부산교구- 50주년 맞은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박기옥 기자
입력일 2008-07-13 수정일 200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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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발전 돕는 ‘숨은 협력자’

‘사랑의 김치 담그기’로 어려운 이웃 돕고

교구 내 ‘중계자’로 원활한 소통 이끌어

“사목지침 따르며 평신도 역할에 최선을”

50년 발자취

현재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1958년 5월 30일 ‘부산 가톨릭 신자협의회’로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교구장이던 고 최재선 주교의 성성 1주년을 기념하는 날, 부산교구는 교구 운영과 발전에 폭넓은 신자 참여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 결실로 신자협의회를 결성했다. 초기 신자협의회는 중앙.범일.초량.서대신본당 등 당시 큰 규모의 본당에서 신자 대표 각 5명, 기타 소규모 본당에서 각 1명, 교구장이 지명한 교구 특수기관 대표 각 1명이 선출돼 소규모로 모임을 이끌었다.

이후 부산교구가 교세 확장과 더불어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평신도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 1975년 4월 26일 ‘천주교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롭게 태어났다.

부산교구 평협의 지난 역사는 숨은 땀이 일궈낸 노력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자협의회는 자체적으로 큰 행사를 개최하기보다는 교구 발전을 위한 협력자로서 최선을 다했다. 특히 1982년 4월 한국교회 최초로 열렸던 부산교구 공의회에는 평협 임원 모두가 적극 참여했다. 2년에 걸쳐 총 4총회가 열리는 동안 평협 임원들은 식사를 거르고, 잠도 줄여가며 회의 준비를 하는 등 교구 쇄신과 발전에 모든 힘을 쏟았다.

이밖에도 평협은 신자들의 교리지식 함량을 위해 1979년부터 매년 7회에 걸쳐 교리경시대회를 열었으며, 1981년에는 성가합창제를 통해 신자들이 거룩한 전례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신자협의회 창립부터 사무국장을 역임했던 김해걸씨는 “부산교구 평신도들의 협의체인 평협은 교구에 큰 일이 있을 때 마다 자연스럽게 참여했으며, 교구에서 평협이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위치를 확보해 줬다”며 “교구와 평협이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필요한 부분에 지원할 수 있었기 때문에 50년 역사는 더 빛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진행 중인 사업들

부산교구 평협은 2001년 ‘독거자 사랑의 돌보기 운동’ 준비단계를 거쳐 2002년부터 본격적인 복지활동을 실시해 오고 있다. 평협은 그동안 ‘사랑방 노인 잔치’(2002), ‘백내장 무료시술’(2003), ‘사랑의 안경나누기’(2005) 등을 마련해 독거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전했다. 또 2005년부터 매년 사회사목국과 공동으로 소년소녀가장 및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사랑의 김치 담그기’를 실시하고 있다. ‘사랑의 김치 담그기’는 평협에서 설립한 카리타스 봉사단을 주축으로 이틀간 정성스레 담근 김치를 전하며 외로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평협은 교구 차원에서 선교 교육이나 관련 활동들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격려나 시상제도가 생긴다면 더 효과적인 선교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평협은 2001년 제1회 선교상을 제정했으며, 이어 사랑봉사상, 평신도 교리교사상, 소공동체 활동 우수본당상 등을 제정해 교구장과 평협 회장 공동명의로 모범을 보인 개인 신자나 단체에게 시상하며 신자들의 능동적인 신앙생활을 선도하고 있다.

평협은 2007년부터 도시본당-농·어촌본당, 도시본당-공소 간 상생의 기회를 만드는 중계자 역할을 하고 있다. 평협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매결연 신청을 받으며, 필요할 경우 후원자도 지원해 준다. 자매결연을 맺은 본당들은 먹을 거리를 직거래하거나 자연학습장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천본당-밀양 외산공소가 자매결연을 맺어 대천본당 신자들이 오래된 공소 건물을 리모델링 했다.

또 부산교회사연구소와 공동으로 신자들에게 교구 내 신앙사적지를 알리고, 신앙성숙을 돕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펴고 있다. 신앙사적지 순례코스와 안내책자를 발간하고, ‘성지안내봉사자학교’를 개설해 성지전문 안내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교구민의 시복시성에 대한 바람과 인식재고를 위해 오는 8월 30일 토요일부터 제1회 교구 내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도보성지순례를 실시한다. 현재 부산교구에는 시복을 추진 중인 한국천주교회 순교자 125위 가운데 3명(김범우 토마스, 양재현 마르띠노, 이정식 요한)이 있으며, 이번 성지순례는 이들 3명이 시복시성 될 때까지 매달 넷째 주 토요일 열린다.

이밖에도 부산교구 평협은 교구 사업 전반에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평협은 부산교구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히로시마교구, 필리핀 인판타교구에게 의류, 의약품 등을 지원하고, 교육시설을 설립했으며, 2006년에는 일본 히로시마교구 신자들을 초청해 친선 축구경기를 가졌다. 또 매월 평신도사도직신앙학교, 가정 파괴로 고통 받는 여성들의 공간인 쉼터,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후원회 결성해 사제 양성비, 각종 교구 제.단체 행사에 적극지원하고 있다.

노인·청소년 사목의 미래

부산교구 평협은 교구장의 ‘청소년.노인사목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사목방침에 따라 2007년 평협 산하 조직에 노인·청소년분과를 신설했다. 평협 총 10개 분과 가운데 하나인 노인·청소년분과(위원장 김종대)에서는 선교사목국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연합회, 은빛문화사목지원단의 운영을 전적으로 지원하며, 청소년사목국의 사업을 조율하거나 프로젝트를 위임받아 실행하는 등 교구차원의 노인·청소년 사목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부산교구 평협의 미래 방향에 대해 이정우 전 평협회장은 “평신도들은 교구장님의 사목지침에 따라 평신도의 직책을 수행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교회 뿐 아니라 사회 현장 안에서 주님의 길을 살고, 참여하며 주인의식을 고취시켜야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부산평협은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교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으며 교구 발전 전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부산교구의 어느 곳 하나 평협의 힘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뒤에서 묵묵히 그리스도를 알리기 위해 땀 흘리는 든든한 평신도들이 있기에 부산교구는 끊임없이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장춘길 평협회장 인터뷰

“기쁨 넘치는 공동체 되야죠”

“교회는 점점 거대해 지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교회 운영을 위해서는 지구의 기능을 확대, 강화하는 등 조직 개편을 감행해야 합니다.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아래로부터의 교회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부산교구 제35대 장춘길(바오로) 평협회장은 지난해 설정 50주년을 지낸 부산교구와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부산교구 평협 미래 50년의 모습에 관해 조심스레 의견을 밝혔다.

장회장은 크게 ‘지구중심 체제’, ‘청소년.노인사목의 활성화’, ‘기쁨 넘치는 본당공동체’를 미래 부산교구의 화두로 꼽았다.

“부산교구 평협은 짝수달마다 지구별 본당 회장단 회의를 합니다. 이 회의에는 교구 평협 회장단 1명과 상임위원 1명이 파견돼 회의를 함께 진행하고 전달.협조사항을 의논합니다. 일선 본당에서 교구나 평협에 건의사항이나 의견이 있으면 직접 수렴해 교구장님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 부산교구는 서로간 ‘소통’이 원활하다. 교구와 제단체, 교구와 교구민, 제단체와 교구민 모두가 상하관계가 아닌 평등관계가 형성돼 자연스레 ‘소통하는 교회’의 모습을 띤다.

미래교회를 말하며 빼 놓을수 없는 것이 ‘청소년과 노인’이다. 장회장은 “청소년들이 타의로 교회를 찾아서는 안되며,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신앙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선 가정 성화를 통해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몸에 익히고, 미사참례를 중요시 여기는 부모들의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통계에 따르면 부산교구는 전체신자 대비 노인신자 비율이 급속히 증가해 2020년에는 19%가 노인신자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대비해 평협은 최근 노인분과를 신설해 노인대학 개설을 지원하고, 경로효친사상을 고취시키는 한편 노인들을 위한 공간 확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장회장은 성당을 기쁨이 넘치는 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앙생활은 즐기면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공간을 넓혀가야 합니다. 마지 못해서 가는 성당에서 ‘가고 싶은 성당’으로 변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기쁨이 넘치는 하느님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사진설명

▲부산교구 평협의 카리타스 자원봉사단은 매년 ‘사랑의 김치담그기’ 행사를 열어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 어르신 등 외로운 이웃에게 김장 김치를 전달하고 있다.

▲부산교구 평협은 부산교회사연구소와 공동으로 성지안내봉사자학교를 개설해 전문 안내자를 양성함으로써 교구 내 신앙사적지를 알리고 신앙성숙을 돕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박기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