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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 80장면] 76.의정부교구 탄생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8-07-13 수정일 200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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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11일자 1면 가톨릭신문.
15년 만에 교구 신설

52개 본당 16만 관할

“한국 가톨릭 교회 사상 19번째 교구가 탄생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7월 5일 정오(현지시간) 의정부 고양 파주 등 서울대교구 소속 경기도 북부 지역 8개 시 군을 ‘의정부 교구’로 신설하고 초대 교구장에 이한택 주교를 임명했다.

이로써 한국 교회는 1989년 군종교구 신설에 이어 15년만에 교구 신설 기록을 갖게 됐으며 서울대교구는 1963년 수원교구 분가 이후 41년 만에 새롭게 교구를 분가시키면서 3개 북한 교구외 전체 남한 교구 수는 16개로 늘어나게 됐다.

신설된 의정부 교구는 의정부 고양 파주 동두천시 등과 연천군의 52개 본당 16만명 신자를 관할하게 되며 교구장 착좌식은 한국 주교회의 가을 총회가 끝나는 일정인 10월 15일로 잠정 결정됐다.(가톨릭신문 2004년 7월 11일자 1면 중에서)

수도인 서울의 대교구는 세계 어느 나라의 매머드급 교구와 비교해 보더라도 그 규모가 눈에 띌 정도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교구의 분리는 자연스럽게 예측되고 있었다. 마침내 2004년 서울대교구는 서울과 수도권 북부 지역을 분리해 의정부교구로 신설됐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는 군종교구 신설(1989년)에 이어 15년만에 새로운 교구의 탄생을 보게 됐는데, 이는 한국 교회사상 19번째 교구이고, 남한의 전체 교구수는 16개로 늘어난 것이다. 서울대교구는 1963년 수원교구를 분가시킨지 41년만에 새롭게 교구를 분가시킨 셈이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의정부 교구 분가 교서를 발표하면서, “새교구가 하느님 은혜와 교황님 배려로 복음 선포에 더욱 풍성한 결실을 맺기 기원한다”고 기원하고 “최근의 급격한 상황 변화로 미루어 보아 새 교구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머지않아 큰 교구로 성장할 모습이 뚜렷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신설된 의정부 교구의 중요성은 특별히 통일 시대를 바라볼 때 그 성장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분가 당시 서울대교구의 지역 구분으로 볼 때, 의정부교구의 관할 지역은 경기 서부, 북부, 동부 지구로 크게 구분된다. 경기서부지역에 속하는 고양시와 파주시를 급속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던 중요한 지역이었고, 경기북부지구는 의정부, 동두천시와 양주군, 연천군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 북쪽의 관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동부지구는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중심으로 하는데, 이들 지역 역시 빠른 속도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들 경기도 지역의 세 지구는 모두 수도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을 잇는 지역들로서, 향후 장기적으로 통일, 그리고 그에 앞서 남과 북의 경제 사회 문화적 교류가 늘어가는 추세 속에서 통일 시대를 선도하는 교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의정부교구 신설은 향후 통일 시대를 전망할 때, 지리적으로 한국교의 민족화해와 복음화 사업의 중요한 거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점쳐졌다. 물론 경기도 북부 지역의 경제적, 사회문화적 여건이 그리 풍요로운 것은 아닌 것이 사실이지만, 그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은 물론 기존의 15개 교구와 비교해볼 때에도 그리 인적 물적 자원이 결코 낙후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특히 수도자 출신의 첫 교구장이라는 기록은 남기게 된 초대 교구장 이한택 주교는 “하느님께서 불러주신 소명에 부족하나마 힘껏 응답하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주교는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에 임명된 후 3년여만에 초대 의정부교구장이 됐다. 이주교는 예수회 소속으로 1971년 사제품을 받고 예수회 한국 지부장, 서강대 이사장 및 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