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전역 퇴직금으로 손수 성당 보수한 송준명 신부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8-07-13 수정일 200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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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구 소성본당 신자들과 함께 한 송준명 신부.
“편히 기도할 장소 생겨 보람있어요”

“본당신부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지난달 30일 4년 3개월의 군종장교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군종교구 소성본당 전 주임 송준명 신부(대전교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전역을 앞두고 자신의 퇴직금 400여 만원과 인천교구 군종후원회 후원금 100여 만원을 들여 육군 군수사령부 예하 6보급창의 낡은 청산공소를 직접 보수한 사연이 그것이다.

“매주 수요일 미사를 위해 성당을 방문하면 낡은 곳에서 기도하는 신자들이 안쓰럽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보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송신부는 손수 톱과 망치를 들고 30년이 넘은 낡은 공소 이곳저곳을 보수하기 시작했다. 도색부터 시작해 성전과 친교실 내부공사까지 그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다. 보수공사에 매달린 끝에 일주일 만에 공소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전에는 없었던 현판도 붙여놓았고 지나가는 이는 누구나 들어와서 쉴 수 있는 깔끔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보수해놓고 보니깐 이제야 성당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자들도 제대로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며 좋아하고요. 또 신자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좋고요.”

보수 후에 신자들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성체조배는 물론이고 군부대 동료들과도 함께 성당을 찾으면서 간접선교에 여념이 없다.

사실 송신부가 직접 보수공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군종교구 부임지인 오뚜기본당에서도 교육관 외벽과 내벽을 보수하기도 했다.

소성본당으로 임지를 옮긴 뒤에는 소성성당 뿐 아니라 6곳의 관할 공소 중 4군데를 보수하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특히 소성성당은 신자들이 함께 참여해 벽돌을 나르고 페인트칠을 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 사제관도 송신부가 직접 황토를 사서 바르고 천장에 나무를 덧대서 깔끔하게 고쳤다.

“그동안 정들었던 곳을 떠나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다음 신부님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사목활동을 하시고 신자분들에게도 영성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랄 뿐입니다.”

송신부는 전역하면서 마지막으로 “인천교구 주교님과 각 본당 신부님들 그리고 군종후원회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군종교구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