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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 80장면] 74.한국교회 첫 소공동체 전국 모임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8-06-29 수정일 200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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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7월 1일자 가톨릭신문.
최초의 전국단위 모임

소공동체 활성화 모색

초대교회의 정신을 구현하는 소공동체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의 소공동체 운동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를 비롯해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서울대교구 강우일 주교 등 고위 성직자와 12개 교구 관계자 160여명은 6월 25~27일 청주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소공동체 전국 모임을 갖고, 그동안의 운동 성과와 새로운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교구 및 본당의 현황 및 소공동체 사례 소개, 학술발표, 복음 나누기 등으로 진행된 이번 모임은 소공동체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 이번 모임은 지난해 10월 태국에서 열린 소공동체 2차 총회에 참석했던 서울대교구와 마산교구 사목국이 전국을 아우르는 모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주도적으로 준비해온 결과다.”(가톨릭신문 2001년 7월 1일자 1면 중)

2천년 대희년을 지낸 한국교회는 미래 사목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미 90년대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고질적 문제들을 통해 사목과 신앙생활의 쇄신을 고민하기 시작한 한국교회는 이제 대형화된 교회의 문제를 극복하고 참된 복음화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처럼 작은 공동체, 참된 사랑과 나눔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소공동체를 미래 사목의 대안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그 본격적인 첫걸음이 소공동체 전국 모임이었다. 이미 각 교구에서는 다각적인 방법으로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었지만 전국 모임은 이러한 각 교구의 노력들을 한데 모으는 중요한 자리가 됐으며, 아직 소공동체에 대한 경험이 없는 교구의 경우에는 새로이 소공동체를 사목적 대안으로 도입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 모임에서 각 교구의 소공동체 관련 대표자들은 앞으로 각 교구 여건과 상황에 따라 소공동체를 어떻게 활성화시켜 나갈지에 대한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소공동체를 위한 교육팀 구성 ▲각 지구별·본당별 전문위원 양성 ▲신심·사도직 단체와의 관계 정립에 앞장 ▲각 지구별 소공동체 시범본당 운영 ▲본당기구 조직에 소공동체 관련 부서 신설 등의 다양한 제안들이 포함됐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은 해당 교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안고 있는 고민이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전국 차원의 모임을 정례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전국 모임은 특히 참가자 전체의 의지를 모은 선언문을 통해 한국교회가 소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선언문은 특히 소공동체가 초대 교회의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관을 실현하는 것임을 천명했다.

“한국교회는 외형적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으나, 신앙과 삶이 유리되고 세상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하였다. 이에 우리는 소공동체를 통하여 새로운 복음화와 친교를 이루고 교회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소공동체들로 이루어진 교회 공동체를 추구한다. 이는 초대 교회의 모습이자(사도2, 42~47),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천명한 ‘친교의 공동체’이며, 아시아의 주교들이 확인한 ‘공동체들의 친교’ 교회관을 실현한 것이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