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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목 지원단체 탐방] 어머니 마음으로 봉사하는 서울 암사동본당 군종후원회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8-06-15 수정일 20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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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암사동본당 군종후원회 임원들은 매년 군인주일이면 군복 입고 회원을 모집한다.
열정·애정으로 후원하는 ‘아줌마 부대’

정기적 위문품·이벤트로 군인들에게 ‘인기만점’

군 영세자 후속관리 위해 부대와 자매결연 계획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군대에 가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주일마다 서울대교구 암사동본당(주임 이범주 신부)을 주름잡는 주부 부대가 있다. 본당 군종후원회가 그들. 여성들로 이뤄져 있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고 누구보다 열심이다.

올 10월이면 발족 5주년을 맞이하는 후원회는 작지만 단단한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회장 김경화(루치아)씨를 비롯해서 두 명의 총무는 군종후원회를 위해서라면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이 없다. 조금이라도 더 아들뻘 되는 군인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주일 아침에 누구보다 먼저 나와서 부스를 준비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또한 암사동본당만의 독특한 회원모집 방법이 있다. 매년 군인주일에는 임원들이 군복을 입고 우렁찬 구호로 신자들을 맞이한다는 것. 5년 동안 후원회 일을 하다 보니 군인이 다됐다. 경례도 각이 제대로 잡혀있고 구호도 군인 못지않다. 뿐만 아니라 김회장의 아들 홍찬욱(요한보스코)씨가 군대에서 찍은 사진을 현수막으로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제는 본당에서 마주치는 신자들이 먼저 경례를 하면서 아는 척할 정도로 군종후원회의 활동이 잘 알려져 있다.

후원회는 올해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시각적인 이벤트를 마련했다면 이번에는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카드를 발송할 계획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회원들과 함께 부대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김회장은 “군인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면 느낌이 또 다르다”며 “저 아이들을 믿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직접 보면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거 같아서 이번에는 부대방문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원회는 독특한 이벤트로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연말이 되면 여성구역장모임과 함께 군대 간 본당 청년 70여 명에게 위문품을 보낸다. 5만원 상당의 먹거리, 물품 등을 담은 위문품에 어머니의 정성도 함께 담아 보내다보니 청년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다. 또한 위문품은 청년들과 생활하는 부대원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휴가 또는 제대한 청년들은 위문품에 대해 항상 고마워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잘해주고 좋은 것을 보내주고 싶은 것이 후원회의 마음이다.

이렇게 후원회가 열심인 것은 본당과 군종교구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본당에서 사목했던 사제들이 군종교구에서 군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군종교구에 많은 도움을 줬던 군종후원회 고(故) 오수안(엘리사벳) 부회장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발족 당시부터 지금까지 회장을 맡고 있는 김회장이 군종교구에 갖고 있는 열정과 애정이 아직도 뜨겁다. 본당에서 다른 활동과 후원회를 병행하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말할 뿐이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진 만큼 후원회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후원회는 걱정하지 않는다. 이범주 주임신부를 비롯해 신자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5주년을 맞아 후원회는 새로운 계획을 하나 더 준비하고 있다. 군대에서 세례를 받고 온 지역청년들을 본당으로 이끄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군부대 간의 자매결연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군종교구는 황금어장이지만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아이들의 신앙을 교회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인 우리도 함께 관심을 갖고 직접 나서야 해요.”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