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회와 커뮤니케이션-가톨릭 미디어 교육] (4)교회문헌과 기구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8-06-01 수정일 2008-06-01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각종 문헌·위원회 활동 통해 세상과 소통

매년 홍보주일 담화서 교회 가르침 시의적절하게 제시

커뮤니케이션 관련 기구들, 교계제도 다양한 활동 보완

모든 교회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완벽한 커뮤니케이터’인 예수 그리스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알려주고, 그것을 우리 시대에 바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각종 교회 관련 문헌들과 교회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 구조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회 문헌들

교황 비오 11세의 영화에 관한 회칙 “Vigilanti Cura”(1936)는 가톨릭 교회가 사회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다양한 문헌들의 시발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 회칙은 교회가 영상 매체에 대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언급을 한 문헌으로 교황은 이 문헌에서 영화가 선의 도구가 되어 줄 것과 신앙과 도덕에 어긋나는 영화를 피하고 좋은 영화를 선별해서 볼 수 있도록 지성인들의 길잡이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1957년에는 교황 비오 12세가 영화 뿐만 아니라 라디오 텔레비전을 포함한 전자 미디어에 대한 회칙 ”Miranda Prorsus“를 발표했다. 비오 12세 교황은 인류의 비극인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영상 매체들이 사악한 정치적 책동에 이용되는 것을 보면서, 그 선용과 악용의 양날을 직접 체험했고, 그 막강한 영향력을 반드시 선용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게 됐다.

이 매우 정교하게 작성된 회칙은 이후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사회 커뮤니케이션을 다룬 본격적인 의미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헌인 사회 커뮤니케이션 교령 “Inter Mirifica”의 바탕이 됐다. 이 교령은 원래 총 144개 항목으로 구성됐으나, 후속 문헌을 고려해 24개 항목으로 대폭 압축됐다.

이에 따라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는 사회 커뮤니케이션 교령을 골자로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다룬 사목훈령 ‘일치와 발전’(Communio et Progressio)를 1971년 발표했다. 이 훈령은 총 187개항으로 구성됐고, 공의회에서 작성된 교령의 내용을 그 기본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 교령은 지금까지 발표된 어느 사회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헌보다도 더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이 훈령이 발표된지 약 20년 만인 1992년, 두 번째 사목훈령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Aetatis Novae”라는 더욱 발전된 문헌이 발표된다. 이 문헌은 20년 전에 발표된 첫 번째 훈령을 기념하고, 더욱 종합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이러한 주요한 교회 문헌들 외에 매년 세계 홍부주일을 맞아 발표되는 담화문들은 홍보매체에 대한 교회의 주요한 가르침들을 시의적절하게 지적하고 이에 대한 교회와 그 구성원들인 신자들의 인식과 활용의 가능성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다. 매년 다양한 주제로 발표되어온 홍보주일 담화문들은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에 대한 올바른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사회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해주고 있다. 홍보주일은 이미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령으로부터 제안된 것으로서 역대 교황들은 1968년 이래 매년 홍보주일을 맞아 다양한 주제의 담화문들을 발표해왔다.

교황의 이러한 교도권에 바탕을 둔 공식 문헌들 외에도 교황청의 사회홍보평의회는 사회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하고 특별한 주제를 선정해 별도의 문헌들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음란물과 폭력물에 대한 사목적 응답”(1989),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교회 일치와 종교간 협력의 범주”(1989) 외에도 “광고 윤리”(1987), “커뮤니케이션 윤리”(2000), “인터넷 윤리”(2002), “교회와 인터넷”(2002)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이러한 모든 문헌들은 매우 강력한 사목적 관심을 피력하고 있으며 따라서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있어서 많은 지침이 되고 있다.

이처럼 교황 및 교황청 유관 부서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FABC), 그리고 각 교구별로도 교구장 주교들은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해당 교구내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헌들을 발표해왔다.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기구와 조직

교회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담당하는 유관 부서들의 기본적인 구조는 가톨릭교회의 특성상 교계제도와 주교들의 역할과 임무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지원하는 평신도 전문 기구들도 다수 조직돼 있으며, 이러한 기구와 그 구성원들의 활동은 교회 밖의 커뮤니케이션의 활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회칙 “Vigilanti Cura”(1936)를 통해 교황 비오 11세는 영화 등급을 정하는 영화 사무국의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이 사무국은 각국 주교회의에 의해 설립된다. 비오 12세 교황은 그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나아가 라디오와 TV 등 다른 전자매체에 있어서도 유관 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회매체에 관한 교령은 교황청 안에 실제로 특별 사무국을 설치하도록 함으로써 이러한 제안들을 현실화했고,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었고, 사목훈령 ‘일치와 발전’은 이러한 기구들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정교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이처럼 교계제도 안에서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기구들은 우선적으로 교황과 주교들에 의해 설립되며,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직업적으로 참여하는 평신도들의 관련 기구들은 이러한 교계 제도내의 다양한 활동들을 보완하는 한편 그 고유한 사명을 지니고 전문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기구들 중에서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는 가장 중요한 교회내 조직으로서, 1948년 설립된 교육 및 종교 영화 관련 유관 기구에서 유래된다.

1952년에는 라디오와 TV, 영화를 총괄하는 위원회가 됐고, 1959년에는 교황 요한 23세의 교황권고 “착한 목자”에 의해 국무원과 독립된 상임 기구로 발전됐다. 그리고 1963년 공의회 문헌인 사회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교령에 의해 사회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기구로 설정됐고, 이듬해에 현재의 구조를 갖추었고 1988년 교황청 기구 개편에 의해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로 개칭됐다. 각 국가별 교회 차원에서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기획하고 주관하는 일차적인 책임은 주교회의에 있다. 공의회 문헌 사회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교령은 이를 분명히 지적하면서, 매스컴위원회 등의 이름으로 주교회의 산하 위원회, 혹은 담당 주교를 임명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목훈령 ‘일치와 발전’에 따르면, 주교회의 산하 위원회는 전국 차원에서 사회 커뮤니케이션 사도직 활동의 발전을 위한 일반적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원회의 활동의 목적은, 우선 사회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의 교회 활동을 자극, 증진하고 조정하며, 전문적인 사회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와의 접촉을 유지하고 그들에게 교회의 권고를 전한다. 아울러 전국 차원의 홍보주일의 날 행사와 기념을 주관하는 것을 포함한다.

“새로운 시대”는 특별히 사목 직무를 수행하는 이들에 대한 양성 교육의 일환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교육이 포함돼야 할 필요성과, 아울러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는 이들에 대한 교회의 교육적 가르침의 제공을 강조한다. 나아가 이 문헌은 모든 사목 활동에 커뮤니케이션의 요소가 포함돼야 한다는 점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교회는 이처럼 교황청과 각 교구에서의 유관 부서의 설치와 함께 지역과 대륙별 연합 기구의 설치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지침에 따라 각 대륙별로 설치된 유관기구를 보면, 우선 라틴아메리카에는 “DECOS-Celam”(Departamento de comm unicacion social)이 있고, 아시아에는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 산하 ”OSC”(Office of Social Communication),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지역에는 “CEPACS”(Comite Episcopal Panafricain des Communications Sociales) 등이 있다.

교회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헌들은 그 외에도 각 교구별로 사무국을 설치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대사회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담하는 대변인의 임명도 함께 권고하고 있다.

사진설명

▶지난해 3월 바티칸에서 개최된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 위원회 회의 모습.

▶2005년 열린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정기 워크숍.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