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회와 커뮤니케이션-가톨릭 미디어 교육] (2)사목과 복음화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8-05-11 수정일 2008-05-11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세상 만민들에게 하느님 말씀·사랑 전파

사목 커뮤니케이션은 교회 내적 삶과 깊은 연관성 지녀

복음화 커뮤니케이션은 세상 향한 각자 삶과 의무 지향

교회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교회의 직무와 사명은 하느님께서 인류를 구원하셨다는 기쁜 소식과 그 사랑을 온 세상에 전하는, 곧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교회는 끊임없이 삼위일체의 신비 안에서 하느님께서 커뮤니케이션하시는 계시와 강생을 지금 여기의 일상생활 속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자신의 소명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교회의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두 가지 차원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나는 사목 커뮤니케이션이고 다른 하나는 복음화, 선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사목 커뮤니케이션

교회의 모든 직무와 사명은 복음의 선포, 살아 있는 공동체, 그리고 봉사라는 세 가지 차원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의 사목 커뮤니케이션은 이러한 모든 교회의 활동과 존재를 하느님의 당신 백성에 대한 사랑과 돌보심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커뮤니케이션 신학은 모든 신학을 커뮤니케이션이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은 모든 신학의 원리요 원칙이 된다. 따라서 조직 신학은 교회 안에서의 ,교회를 통한 하느님의 커뮤니케이션의 내용 및 형태에 대한 연구이고, 성서신학은 성경 안의 하느님의 커뮤니케이션 내용과 방법을 발견한다.

기초신학은 피조물과 인류 역사 안에서의 하느님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이고, 사목신학은 하느님 백성을 돌보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과 방법에 대한 연구이다. 선교학은 아직 교회의 일원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방법을 연구한다. 또한 전례는 하느님과의, 하느님 안에서의 기도와 친교의 커뮤니케이션적인 표현이며, 설교학은 교회 안의 복음 선포의 방법을 실천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목 커뮤니케이션은 넓은 의미에서 교회와 그 구성원들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들 안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측면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이 사회홍보에 대해 말한, 인간 사회 안에서의, 인간 사회의 홍보라는 측면의 사목적인 측면을 지칭한다.

즉, 공의회는 교령을 통해 ‘사회홍보’라는 용어를 교회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용어로 자리매김되도록 했는데, 이는 직접, 간접적으로 인간 사회 안에서 이뤄지는, 인간 사회와 관련된 모든 홍보활동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보다 엄격한 의미에서 사목 커뮤니케이션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사목 커뮤니케이션은 무엇보다도 교회 구성원들의 커뮤니케이션 요구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주교나 사제와 같은 교회의 직무를 맡은 성직자, 교회 활동에 직접 관련되는 평신도들,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모든 이들에게 신앙을 전할 의무를 지닌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직무상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방법, 구조, 필요, 가능성 등의 커뮤니케이션적인 측면을 지칭하는 것이다.

복음화/선교 커뮤니케이션

보다 넓은 의미에서 사목 커뮤니케이션을 생각해보면, 그러한 사목적 돌봄의 대상이 아직 주님으로부터 초대를 받았지만 아직 양떼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로 확대됨을 알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의 사목활동의 대상은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아 교회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하느님 나라로 초대를 받은 모든 사람들을 포함한다.

교회는 이미 그 구성원이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교회 내적인 사목활동과는 다른 차원과 영역의 복음 선포, 선교의 소명을 지니고 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있어서도 상이한 접근 방법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교회 내적으로(ad intra) 요구되는 소명이 교회 활동의 한 측면이듯이, 교회 밖으로(ad extra)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 복음화의 소명은 만민에 대한 선포(ad gentes)라는 커뮤니케이션의 복음화, 선교적 측면을 나타낸다.

이처럼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 만민에게로 향할 때 그것은 선교, 복음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엄격한 의미에서 사목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른 것이 아닐 수 없다.

사목 커뮤니케이션은 교회의 내적 삶에 더 깊은 관련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에 복음화 커뮤니케이션은 교회 밖으로 향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의무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복음화 커뮤니케이션은 하느님 나라의 커뮤니케이션을 교회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확장하는 것이고, 하느님의 사랑을 밖에 전하는 것이다.

사목 커뮤니케이션과 복음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두 가지 측면은 커뮤니케이션하도록 불리운 교회의 소명의 필수적인 부분들이다.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서, 좀 더 단순화해서 말한다면, 사목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교회 내적 커뮤니케이션과 선포/복음화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교회 외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목/복음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과 방법, 도구들

교회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현대 문명의 이기인 매스 미디어를 포함해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이뤄진다. 이는 사목 커뮤니케이션과 복음화 커뮤니케이션 모두에 공통된 것이지만, 그 적용과 활용에 있어서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수단들은 초보적이고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부터 첨단 정보기술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수단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필요에 따라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취사선택될 것이다.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항상 가장 기본적인 것은 대인 커뮤니케이션과 이른바 ‘전통적’인 수단들이다. 이는 일대일의 인간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으로서 매스 미디어, 멀티 미디어 시대에도 이러한 인간 관계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성경에서 니코데모, 자캐오, 사마리아 여인, 그리고 시몬까지, 예수 그리스도는 이러한 인격적 관계를 통한 대인 커뮤니케이션을 폭넓게 활용하셨다.

또한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두 사람 이상의 그룹 커뮤니케이션의 활동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원활하게 활용해왔다. 기초교회공동체 등 소공동체 운동들은 이러한 그룹 커뮤니케이션이 지니는 장점과 큰 효과를 통해 복음을 선포하고, 체화하는데 큰 힘을 얻어왔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 매스 미디어의 활용은 가장 괄목할 만한 교회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변화였다. TV와 라디오 등의 방송 매체와 영화, 비디오 등 영상매체의 발전은 지금까지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사목 활동과 복음화의 또 다른 영역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교회는 책과 글, 인쇄술을 통해 교회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큰 성과를 거둬왔다. 교회의 초기부터 글과 책은 복음 선포와 신자들의 교육에 큰 기여를 해왔고, 특히 인쇄술의 발달은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오늘날 인쇄술의 발달과 책과 잡지를 손쉽게 발행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그리고 정보통신혁명의 발달로 인해 도래한 케이블 TV, 위성 TV, 인터넷 등의 첨단 정보 통신 기술과 수단은 교회 커뮤니케이션의 새 장을 열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기술의 발달은 이제 사목 커뮤니케이션과 복음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교회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두 측면 모두에서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커다란 잠재력을 제공해주었다. 물론 교회는 이러한 문명의 발달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원활하게 활용하는 것이 자신이 부여받은 소명의 실천에 대한 적극적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설명

▶서울 논현동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미사 중 미디어를 활용한 강론 모습.

▶살레시오 사회교육문화원이 실시하고 있는 독서미디어 교육.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