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수 현숙 (8) 나눌 수 있기에 행복해요

입력일 2008-04-13 수정일 20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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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영자씨’로 슬럼프에서 빠져나온 이후 해마다 히트곡이 한곡 이상씩 나왔다. 보통의 가수들의 평균 5년에 한번 이상 히트곡을 내기도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나는 정말 감사드릴 일이 많다.

내가 부른 모든 작품들이 하나의 자식인 양 소중한 만큼 그동안 노래 인생에서 기억남는 무대 또한 많다.

특히 1997년 방송의 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나는 영예의 방송대상을 수상했다. 떨림으로 기억남는 무대였다. 이 상은 공중파 방송 3사인 MBC와 KBS, SBS의 각 방송위원들이 투표해 선출하는 주인공이라 더욱 영광스럽고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또 98년 ‘고백’과 ‘해피데이’에서부터 ‘좋아좋아’ ‘친구에서 애인으로’ ‘오빠는 잘 있단다’ 등의 히트곡이 연이어 졌다. 특히 2002년, ‘오빠는 잘 있단다’로는 그해 KBS 10대 가수 프로듀서 선정 최고 인기가수상을 받았었다. 프로듀서들이 뽑아준 상이어서 의미도 더욱 크고, 기쁨도 몇배나 컸다. 최근에는 ‘사랑에 한표 던진다’로 많은 분들이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가수가 된 것을 후회한 적 없다. 가수 이외에 다른 일을 하고 싶지도 않다.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전국을 다니며 팬들을 만나고 그들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에 감사드린다. 게다가 우리 어머니의 말씀대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 많이 하고 싶은데, 조금이나마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가수활동을 이어갈 수 있어서 지금도 너무나 만족한다.

진심으로 그동안 받은 많은 사랑을 더욱 풍성하게 나누면서 살고 싶다. 사람에 대해 상처받지 않고 평생토록 나누고 싶다. 사실 나누는 것은 남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결국 내가 행복한 것이다. 내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두 어렵고 또 활동할 여력도 부족하다면 지금과 같은 활동도 있을 수 없고, 남과 더불어 함께 하고 도울 수가 없을텐데. 내가 못먹고, 못걷고, 능력도 없으면 못나누는데 나눌 능력주신 하느님께 정말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항상 이 마음 잊지않고 갖게 해달라고 기도드린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이런 모습을 간직하고 생활하도록 도와온 것은 정신력도 크다. 가수 하겠다고 서울로 무작정 올라왔을 때도 ‘실패해서 돌아가면 아무것도 아니다. 가족들을 어떻게 보느냐. 실패해서는 절대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한길만을 걸었다.

난 지금도 나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나만이란 건 없다. 나만 행복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 가족, 형제, 모든 국민들이 편안하게 되는 그런 현실을 위해 난 정말 열심히 뛰고 싶다.

조카들한테도 ‘어디서든 꼭 필요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당부한다.

어느 누구에게서든 ‘쟤는 왜 저럴까’라는 말 듣지말고 학생은 공부를, 정치가는 정치, 회사는 업무를, 나는 좋은 작품을 열심히 부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가수이기에 좋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부르고 싶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또 내게 주어진 소명이다.

정리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