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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교회가 간다 Ⅲ] 연대를 향해 9.선교(1) - 아시아 복음화, 이제 시작이다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7-11-04 수정일 2007-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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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친교 토대로 아시아 복음화 매진

아시아 대륙 전체 복음화율 3% 불과

최근 중국 선교 새 활력 … 향후 급증 예상

선교 활성화 위해 ‘국가간 연대, 협력’ 절실

아시아 대륙의 가톨릭교회, 곧 아시아 교회의 복음화 문제는 단지 영세 입교하는 사람들의 숫적 팽창에 주목하는 것만으로는 참된 복음화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하지만 교회는 다른 종교와 신념들 안에서 발견되는 참된 가치를 충분히 존중하면서도, 모든 사람들, 특별히 아시아의 민족들이 거룩한 교회에 속하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세상이 그리스도의 참 복음을 직접적으로 알아듣고 하느님 백성에 속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아시아 교회의 복음화 현황,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해 아시아 지역 가톨릭 교회의 교세 현황은 제삼천년기를 맞은 보편교회의 가장 핵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아시아 교회 선교, 시작단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1990)에서 세상의 복음화 노력이 여전히 그 출발 지점에 서 있음을 피력한 바 있다. 즉 교황은 “구속 사업의 제이천년기가 끝나가는 때에 인류 전체를 볼 때에 선교가 아직 단지 시작 단계에 있으며, 우리가 마음을 다해 선교에 봉사하고자 마음을 다해 투신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일렀다.

교황의 이러한 지적은 아시아 교회에 특별히 해당된다.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 특별총회 메시지(1998.5.13)는 제7항에서 “특수한 경우인 필리핀을 제외한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어디서나 소수이고 몇몇 경우에는 아주 미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실 아시아 대륙의 교회들 중에서 선교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아시아에서 가톨릭교회들은 이미 선교의 역사가 2000년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아시아 대륙 전체의 복음화율, 구체적으로 전체 인구 중에서 신자수의 비율을 일러주는 교세의 수치는 3%에 불과하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을 지낸 요제프 톰코 추기경이 대희년을 앞두고 발표한 대희년 준비 문헌인 ‘제삼천년기’(Tertio Millennio Adveniente)에 따르면, 필리핀의 경우 전체 인구의 83%가 가톨릭 신자로서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독특한 현황을 나타내고 있으며, 베트남과 한국이 각각 7%대, 인도네시아가 3.5%를 기록하고 있다. 가톨릭 신자수가 불과 1% 미만인 국가는 방글라데시(0.18%), 일본(0.35%), 몽골(0.01%), 네팔(0.02%), 파키스탄(0.79%), 태국(0.42%) 등으로 지적됐다.

열악하고 미미한 교세

가톨릭신문이 연재한 ‘아시아 교회가 간다 II’의 취재 결과를 살펴보면, 아시아 지역 교회들의 교세와 교회 현황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자료들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인도네시아 교회는 ‘제삼천년기’에서 3.5%의 교세로 제시됐지만, 취재 결과 2005년말 현재 그 두 배가 넘는 8%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전통적으로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로서 전체 인구의 85%가량이 이슬람교도이다. 총인구는 약 2억4000만명 정도.

홍콩과 함께 중국 본토의 복음화에 나름의 역할과 몫을 해야 할 대만 교회는 전체 인구의 1.3%에 불과한 29만8000여 명이 가톨릭 신자이다. 홍콩은 총인구 700만명 중에서 5.3%가 가톨릭 신자이다.

중국의 가톨릭 신자수는 정확하게 집계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체로 1% 미만으로 집계한다. 하지만 그 정도만 해도 1000만 명이 훨씬 넘는 숫자를 지니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중국에서 선교의 활력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그 수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몽골은 이제 막 교회가 성장하기 시작한 나라로서 가톨릭 신자수는 불과 500 여 명, 그것도 최근 수년 동안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와는 달리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유일하게 종교 자유와 선교의 자유가 완전하게 보장되는 캄보디아는 전체 인구 1370여 만명 중 90% 이상이 불교(소승불교) 신자이고 나머지는 이슬람, 토속신앙, 기독교 등이다. 그 중 가톨릭 신자는 약 3만여 명에 불과하다.

인도 교회는 비록 전체 인구가 엄청나 가톨릭 신자 수가 무려 1910만 명에 달하지만 그 비율은 전체 인구의 1.86%에 불과하다.

베트남 교회는 오랜 박해로 한국보다도 많은 117명의 성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교세는 7.5%이다. 이는 지난 1960년 7.17%에 대비해볼 때 거의 답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의 경우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교세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불과 0.3%, 그나마 오랜 박해로 인해 개인 신앙 생활 위주로 교회 생활이 치중되고 있다. 2005년 현재 인구 수 1억2700만 명 중 신자수는 불과 44만 4500여 명이다.

중앙아시아의 이슬람국가인 카자흐스탄은 최근 들어 강력한 종교 화합 정책에 힘입어 가톨릭 교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아시아 교회의 선교 노력

아시아 대륙의 선교 노력은 단지 복음의 이식으로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자각으로부터 비로소 본격화됐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특히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주교들을 중심으로 1970년 마닐라에서 공식기구로 구성된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는 아시아 교회의 선교 노력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거두었다.

아시아 교회의 교세 신장에 대해서 아시아의 주교들은 아시아에서 그리스도의 교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느꼈다.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요청이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A New Way of Being Church)에 대한 모색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토착화에 대한 보다 명시적인 요청으로 강조됐고, 아시아 종교들은 ‘삼중의 대화’ 즉, 아시아 문화와의 대화, 아시아 종교들과의 대화, 아시아 백성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의 대화에 들어가도록 촉구했다.

아시아 복음화, 아시아 대륙에 대한 복음 선포, 선교는 바로 이러한 대화와 친교를 토대로 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이 아시아의 주교들 자체로부터 발해졌던 것이다.

나아가 아시아 주교들은 아시아의 독특한 전통과 역사, 작금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모든 현실 속에서 오직 ‘선포’로서는 복음화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으며, 그리스도 신앙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증거가 요청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언명과 인식들은 참으로 아시아적인 교회를 계발하고, 그럼으로써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아시아인들이 하느님 백성으로 포함되는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와 도전을 넘어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말했듯이,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아시아 복음화, 아시아 나라들과 민족들에 대한 선교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더 많은 씨앗을 뿌리고 더 많은 거름을 주며, 더 많은 잡초를 뽑는 노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에는 공동의 작업, 연대와 협력이 절실하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