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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교회가 간다Ⅱ] 46.일본 (5.끝)'‘가토리꾸 심분'(カトリック 新聞)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7-05-27 수정일 200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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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년간 자국·세계교회 소식 전달

다양한 기획물 통해 신자들의 신앙성숙 도와

종교역사 비슷한 한국교회 활동상 자주 전해

세계 각국 교회에서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가톨릭언론기관들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소수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주교회의에서 발행하는 ‘가토리꾸 심분’(Katorikku Shimbun, 편집장 윌리엄 그림 신부)을 비롯해 16개 교구에서 교구지를 내놓고 있다. 그 중 ‘가토리꾸 심분’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일본교회 언론의 미래를 알아본다.

가토리꾸 심분은 1923년 동경 공교청년회에 의해 ‘공교청년시보’라는 이름으로 창간됐다. 이후 80여 년 동안 일본신자들에게 자국 교회 소식뿐 아니라 세계교회 소식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신문사에는 4명의 취재기자와 3명의 편집기자가 전부다. 적은 수의 기자들이 전국을 누비며 매주 4면의 신문을 내놓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각 교구 공보실의 협조를 받아 신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교구 행사를 중심으로 소개하는 교구지와는 달리 가토리꾸 심분은 다양한 기획을 통해 신자들이 신앙을 돈독히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교회 소식 외에도 복음해설, 기도와 생활, 상담란 등 다채로운 면을 구성하면서 교구지와 차별을 두고 있다.

신문은 일본교회에서 해외로 파견한 선교사들을 적극 활용하여 많은 외신을 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일본과 교류가 잦은 한국교회 소식을 자주 전하고 있다. 비슷한 종교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 발전이 일본에 모범이 되고 있으며, 신자들에겐 같은 아시아인, 같은 신앙인들의 생활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신문의 또 다른 특징은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을 열어 놓았다는 것.

독자 스스로가 종교에 대한 궁금증, 소식,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독자투고란에 상당한 비중을 둬 신문이 신자와 교회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한다.

지난해 10월 입사한 준코 이토(마리아.31) 기자는 “교회소식을 전하며 제 자신도 종교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제 기사를 다른 신자들이 읽고 주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소수 인원들이 매주 신문을 발행하지만 신문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자 수가 소수에 불과하며 물가가 비싸 종교 신문까지 챙겨 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 유가부수 5만부라는 수가 일본교회 전체 신자에 비해서는 적지 않지만 신문사를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회재정도 부족해 주교회의가 주는 도움도 한계가 있다. 때문에 각 교구는 교구지와 가토리꾸 심분을 함께 구독하는 운동을 펼치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최근 가토리꾸 심분는 변화를 맞고 있다. 이주노동자의 증가가 그 원인이다. 교회에서도 이들을 위한 많은 사목적 대안들을 내놓고 있으며, 일본신자를 대상으로 발행했던 신문 역시 이들의 신앙지도 관련 기획기사를 선보이고 있다. 또 늘어난 이주노동자 중 일본어에 능통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외국어판을 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이 보편화됨에 따라 신문 홈페이지(www.cwjpn.com)와 메일링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신자들이 쉽게 교회 소식을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편집장 윌리엄 그림 신부는 “로마교회를 비롯한 외국 교회의 움직임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 신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는 더욱 풍성한 내용을 담아 모든 이들의 신앙지로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뷰/편집장 윌리엄 그림 신부

“양 교회 긴밀한 협력 통해 아시아 복음화에 앞장을”

“우리 신문은 일본교회의 거울입니다.”

편집장 월리엄 그림 신부(메리놀회)는 신문은 교회를 투영하는 중요한 매체라고 강조하면서 “편집장을 비롯해 직원 모두가 사회와 소통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고 개방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우리 신문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을 통해서 우리가 가톨릭 신자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임을 인식하는 것이 신자들의 의무”라고 말하는 그는 3~4년 사이에 신문에 관심을 갖고 구독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림신부는 또 늘어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언급했다. 가톨릭 국가인 남미출신 노동자들이 일본으로 찾아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들을 위한 교회 움직임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들은 향후 10년 안팎으로 일본교회 내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직 그들을 위한 사목이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이제 우리 신문이 나서서 그들의 신앙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내놓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그림 신부는 한국교회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출했다. 열정적인 신앙심을 갖고 있는 한국인의 모습은 침체되어있는 일본교회의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두 교회의 협력은 아시아 복음화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림신부의 생각이다. 신문에도 한국교회 소식이 자주 소개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신문에 소식을 자주 게재하면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상호 협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런 협력이 두 교회에서 멈추지 않고 아시아 지역을 뻗어 나가 복음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진설명

▶가토리꾸 심분은 교회소식 외에도 복음해설, 신앙상담을 통해 신자들의 신앙성숙을 돕고 있다. 사진은 편집국 전경.

▶윌리엄 그림 신부는 직원 모두가 사회와 소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