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랑나눔캠페인 '천사운동'] 날개달기-태국 이주노동자 아디손의 꿈

유재우·오혜민 기자
입력일 2007-04-15 수정일 2007-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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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행복·희망 위해 살고 싶어요”

피로누적·스트레스로 갑상선 암·결핵 걸려

쉼터 전전하다 서울 베다니아의 집서 생활

병세 심각하지만 치료비·약값 없어 “막막”

이주노동자들에게 ‘질병’은 이중고·삼중고다.

태국에서 온 아디손(Adisorn.29.예비신자)도 이러한 점에서 그들과 다르지 않다.

부모님을 도와 묵묵히 농사를 짓던 ‘평범한 청년’이 ‘꿈 많은 청년’으로 변한 것은 2005년. 우연히 듣던 라디오에서 한국의 ‘고용허가제(EPS)’를 알고 아디손은 처음으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농사일을 그만두고 한국에서 돈을 벌어오겠다는 그를 부모는 차마 말릴 수 없었다. 어린 딸이 눈에 밟히긴 했지만 그마저도 애써 외면했다.

2006년 2월. 부모와 딸의 눈물 젖은 얼굴을 뒤로하고 밟은 한국 땅. 낯선 이곳에서 처음 얻은 일터는 플라스틱 전화기 공장이었다.

고국에 더 많은 돈을 보내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일했던 그 공장은 그가 취업한지 4개월 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봉투 속에서 한번 꺼내보지도 못한 4개월 봉급 400여 만원을 고스란히 고국에 부치고 아디손의 꿈도 그렇게 끝났다.

다시 몸담게 된 또다른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자신의 목이 심각하게 붓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혹처럼 부어오르는 오른쪽 갑상선은 아디손을 더 이상 일하지 못하게 했다. 심한 통증과 함께 걸을 때마다 숨이 가빠졌다. 급기야 아이 얼굴만큼 부어오른 갑상선을 공장 근로자들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찾은 병원에서는 그에게 갑상선 암과 더불어 결핵을 통고했다. 제대로 먹지 못한채 쌓여온 피로 누적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암과 결핵에 걸린 것이다.

“제 병은 참아낼 수 있어도 고국에서 제 딸을 돌보시는 아버님, 어머님이 걱정이 돼요. 가족들 걱정시키는게 싫어서 아프다는 말도 차마 전하지 못했어요.”

부어버린 목을 부여잡고 딸 꽂차폰(4)이 보고싶어 하염없이 사진을 어루만지는 그는 영락없는 7.80년대 한국 아버지들의 자화상이다.

현재 아디손은 갑상선 오른쪽을 수술하고 왼쪽이 남아있는 상태. 1회 약값만 1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그는 인천, 수원, 평택 지원센터와 쉼터를 떠돌다 결국 서울 보문동 베다니아의 집까지 오게 됐다.

하지만 아디손의 꿈은 끝나지 않았다. 가족의 행복과 희망 때문이라도 살아남아 딸에게만큼은 이 지긋지긋한 가난을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소박한 꿈이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허윤진 신부는 “이주노동자를 살리는 것은 한 가정의 가장을 살리는 길”이라며 “이는 가톨릭에서 외치는 성가정을 지켜내는 길과도 맞닿아 있다”라고 당부했다.

◎당신도 천사-원주시 주관 ‘시민 서로돕기 천사운동’

8만명이 12억2700여 만원 후원

‘1004원’을 매달 1계좌로 기탁해 불우이웃을 돕는 ‘천사운동’을 펼치는 곳이 있다. 강원도 원주시는 2002년부터 ‘시민 서로돕기 천사운동’을 시작해 그동안 8만여 명이 참여, 12억2700여 만원을 후원했다.

원주시의 천사운동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1계좌, 월 1004원 성금모금 운동으로 기부문화 정착과 선진 시민사회를 만들고자 전개되는 시민운동이다.

현재 천사운동에는 시민 5100여 명이 6만3745 계좌에 가입해 매달 300여 가구에 10만원씩 지원하고 있는 상태이다.

원주시는 ‘더불어 함께 사는 행복한 원주’ 실현을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천사운동을 시작했으며 이 운동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제외된 차상위계층 가정을 대상으로 돕고 있다.

원주시와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는 천사운동 후원을 원하는 시민들을 위해 은행 계좌는 물론 휴대폰이나 전화요금 결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1일부터 개선하여 운영하고 있다.

천사운동은 후원자가 결재방법을 통신요금으로 신청하면 매월 휴대폰 및 전화요금에 성금을 합산하여 징수한 후 제휴업체에서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로 송금 정산하게 된다.

지난해 시의회는 천사운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2009년까지 10만개 후원 계좌를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천사운동에 참여해 제도적으로 지원 못받는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눔으로써 ‘더불어 함께사는 행복한 원주’ 실현에 동참 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원주시는 4월 7일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천사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천사라는 뜻을 담기위해 10.04㎞ 거리를 정한 원주시는 ‘천사걷기대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천사운동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로젠택배, 천사기업 2호점으로 탄생

해마다 1억원 상당 지원

물품기부, 자원봉사활동도 펼치기로

물류문화를 선도하는 기업 (주)로젠택배(대표 최정호)가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위해 천사운동에 참여키로 해, ‘천사기업’ 2호점으로 탄생했다.

‘천사기업’은 기부와 자원봉사를 바탕으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천사운동’에 참여하는 기업을 일컫는 것이다.

로젠택배는 4월 5일 오후 2시30분 서울대교구 교구청 대회의실에서 ‘천사물품 전달식’을 갖고 협력을 위한 제휴 협약을 체결해 ‘천사운동’에 의류, 쌀 등을 포함, 해마다 1억원 상당의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로젠택배는 ‘천사운동’에 1차 지원물품으로 1500만원 상당의 ‘천사물품’을 전달하고 사회복지 사업에 필요한 물품 기부, 상호교류 및 교육, 사회복지 프로그램 개발 및 홍보, 공동행사 개최시 자원봉사활동 협조 등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재)한마음한몸운동본부 본부장 김용태 신부와 로젠택배 최정호 대표를 비롯해 양측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로젠, 사랑을 배달하다’ 사업은 주교회의사회복지위원회와 (재)한마음한몸운동본부,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등이 실무를 진행하게 되며 로젠택배가 사업의 배분과 물품지원에 공동 참여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견실한 기업 운영과 함께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로젠택배는 1999년 4월 설립되어 130여 개의 지점, 3000여 개의 영업소를 통하여 2005년 저소득 가정지원행사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를 통해 쌀(20kg)400포대를 기증했다. 이와함께 저소득 맞벌이 부부 자녀 및 장애아동들을 위한 ‘유진어린이집’ 운영, 저소득가정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로젠택배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기업의 공익적 나눔과 사회적 돌봄 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데 협력, 소규모 사회복지 시설들의 열악한 생활공간을 물품 등의 지원으로 개선하는데 노력할 예정이다.

◎‘천사운동’ 관련 문의

▒ 천원의 사랑 및 천사운동 전반

-문의: 02-727-2262~3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기획홍보실

-계좌: 1005-194-001004 우리은행, 386-01-019602 농협 예금주 (재) 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ARS: 060-300-7004(1통화당 1000원 계좌로 입금)

▒ 수호천사운동

-문의 02-727-2248 서울 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

사진서렴

▶“아디손, 힘내.” 베다니아의 집 가밀라 수녀가 아디손을 위로하고 있다.

▶원주시가 시민 서로돕기 천사운동’ 차원에서 주최한 ‘천사걷기대회’가 4월 7일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김용태 신부(오른쪽 네 번째)와 최정호 대표(오른쪽 다섯 번째) 등 천사운동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재우·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