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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자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조사] 조사 결과 종합

입력일 2007-04-01 수정일 200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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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의식 엷어지고 ‘자부심’도 약화

쉬는 신자 86% “신앙생활 재개 의사 있다”

연령별 신자구성비 ‘40대 이상’ 과반수 넘어

‘권유에 의한 입교’ 늘어 직접 선교 증가 입증

신앙교육 참가, 여성일수록 연령 높을수록 높아

[전문] 가톨릭신문사는 창간 8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을 주제로 조사 연구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진행된 이번 조사 연구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해 한국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적극적인 선택으로 시도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가톨릭신문은 창간 60주년과 70주년을 맞아서도 각계 전문가들로 기획팀과 연구팀을 구성해 같은 주제로 전국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한국 교회는 물론 관련 학계 등과 공유한 바 있습니다.

이번 조사 연구도 앞서 이뤄진 작업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후속 연구라는 성격을 강조하여 같은 주제로 진행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사 연구는 지난 198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이뤄져온 가톨릭 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상의 변화 추이를 파악하는 추세 조사(trend survey)가 될 수 있도록 비교연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아울러 오늘의 시점에서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한국 교회의 문제점들과 과제를 실증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새로운 천년기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활로를 모색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톨릭신문은 이미 복음화 3세기에 접어들었고 삼천년기를 맞은 한국 교회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일에 함께 하고자 합니다.

▦조사기관 :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

▦고문 : 서울대교구 나원균 몬시뇰, 인천교구 오경환 신부, 고려대학교 노길명 교수

▨응답자의 사회 인구학적 특성

이번 조사는 지난 10년 동안 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면에서 적잖은 변화가 진행되었음을 여러 측면에서 확인시켜주고 있다.

우선 가톨릭 신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면, 성별분포에 있어서 남성 41.7%, 여성 58.3%(2005년 한국천주교회 통계)로 여전히 여성 신자 비율이 우세하다. 그러나 남성 신자의 비율이 1985년 40.2%에서 1995년 40.8%에 이어 2005년에는 41.7%로 해가 거듭될수록 근소하지만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20세 미만과 연령 미상인 신자를 제외하고 1997년 천주교 신자 구성이 30대 이하가 50.7%이며 40대 이상이 49.3%이었던 데 비하여, 2005년에는 40대 이상이 59.1%로 신자 구성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4 참조).

교육수준, 소득수준에 있어서는 3차 추세조사 모두에서 전체 국민 수준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직업별 분포와 더불어 천주교 신자의 중산층화가 강해지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거주지 규모별 분포를 살펴보면, 신자 대다수가 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특히 수도권 지역 집중 거주현상이 나타난다.

응답자의 입교 과정을 살펴보면, ‘태중교우’는 1차 조사가 2, 3차 조사에 비해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권유에 의한 입교’는 1차 때보다는 2차가 조금 높게, 그리고 3차가 더 높게 나타난다. 해가 갈수록 직접 선교에 의한 입교율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자발적 입교’는 2차 조사에서 높은 비율을 보이며, 3차 조사에서는 2차 조사에 비해 11.6%p나 감소하고 있어 선교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는 비율 분포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또, 무종교인 상태에서 입교하는 신자가 1차(58.5%) -> 2차(60.7%) -> 3차(65.1%)로 계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응답자의 입교 시기를 살펴보면, 30대 입교자가 21.6%로 가장 높게 나타나며, 20대가 19.5%이며, 유아세례는 17.1%, 만 14세 이전은 15.8%이다. 40대는 11%이며, 40대 이후 영세자는 18.5%로 10년 전에 비해 3.2%p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20대 이후 성인이 되어 영세한 신자는 전체의 59.7%로, 전체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그림 3 참조).

이러한 입교 시기의 추세를 비교해보면, 유아세례는 1987년에 25.7%였으나 1998년 20.6%, 2006년 17.1%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고등학교 입학 후 입교한 신자들의 비율은 1987년 61.7%, 1998년 69%, 2006년 67.1%로 1998년 이후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입교 동기를 보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가 가장 높은 41.9%의 비율을 나타나며, ‘가톨릭 신자의 모범적인 생활을 보고’는 13.9%, ‘가톨릭의 전례 분위기 때문’은 8.1%로 나타난다. 또한 ‘결혼을 하기 위해서(6.4%)’나 ‘가톨릭 교리를 알기 위해서(4.2%)’ 입교한 신자들도 상당수 있으며, ‘장례 때 도움을 받고 난 후(2.3%)’의 감사함에 대한 보답 혹은 공동체의 사랑을 경험하면서 입교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들의 입교 과정 추이를 살펴보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하여’는 1987년에 비해 1998년에는 약간의 증가세가 나타났으나, 2006년에는 1998년도에 비해 6.9%p 줄어들었다. 입교 동기에 있어서 ‘마음의 평화’는 어느 종교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일반적인 덕목으로서 가톨릭을 선택한 차별적 이유로 볼 수는 없다.

‘기타’ 항목은 7.6%→11.8%→18.8%로 점차 큰 폭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특히 2006년에 새로운 항목으로 추가한 ‘장례 때 도움을 받고 난 후’와 ‘매스컴을 통한 호감’ 및 ‘현실적인 도움을 위해’를 ‘기타’에 포함시킨 요인도 있지만, 분류항목에서 빠진 ‘가족 및 타인의 권유’ 및 ‘가족의 종교 일치’를 위한 것 등이 많이 언급되었다. 이 외에 ‘그레고리오 성가에 매료’, ‘남녀가 평등한 종교’, ‘대인 관계를 잘 하기 위해’, ‘군대에서’ 등 세대가 거듭 바뀜에 따라 시대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 따른 다양한 동인이 천주교 입교 동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동거가족 중 가톨릭 신자 추세를 살펴보면, ‘본인 혼자만 가톨릭 신자’인 경우는 지난 20년에 비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며, ‘가족 모두가 신자’인 경우는 1차 조사 65.3%에 비해 2차 조사에는 63.4%로 조금 감소했다가 3차 조사에서는 67.1%로 다시 늘어났다.

▨종교 교육과 교회 미디어

신자들의 신앙 교육에 대한 참여도를 살펴보았을 때 남성보다는 여성이, 연령은 높아질수록 참여도가 높았으며, 교육 기관별로는 본당(58.6%), 교구·지구(38%), 평신도 단체(31.5%), 수도회(26%)의 순서로 드러났다. 신자들이 신앙 교육에 참여해 느낀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었다. 교육 기관별로는 본당(91.1%), 교구?지구(82.8%), 수도회(79.1%), 평신도 단체(75.9%)의 순서로 나타났다(표 1 참조). 신앙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참여도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신앙 교육에 강한 열망을 지니고 있는 신자들이 또한 신앙 교육의 결과에도 만족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자들의 교회 미디어 활용을 살펴보았을 때 전자 미디어 이용률은 텔레비전, 인터넷, 라디오 순으로 나타났다.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이용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연령층으로, 텔레비전은 4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또 인터넷은 30세 미만의 연령층에서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인쇄 미디어 부분에서는 교회 신문 구독률은 22.4%, 교회 잡지의 구독률은 18.2%로 집계됐다. 교회 잡지 구독률은 1987년의 52.5%에 비하면 무려 34.3%p가 감소했다. 이번 3차 조사에서 비정기 간행물인 교회 서적을 한 권이라도 읽는 신자는 44.4%, 교회 영상물을 한 편이라도 본 신자는 26.2%였다. 신자들에게 가장 많이 전달되고 읽히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미디어인 주보를 ‘대부분’ 또는 ‘모두’ 읽는 신자는 60.6%로 나타났다.

회두 용의 신자들 “고해성사 가장 큰 부담”

냉담 원인 생계 학업 등 개인 사유 가장 많아

“제사 모신다” 69%(87)→56%(98)→54%(06)

한국교회 최우선 과제는 사회복지-친교 순

사회참여 소극적, 참여한다면 직접 개입 선호

“미래 낙관” 전망(56.6%) 20년새 31% 하락

▨영성생활과 신앙공동체 생활

영성생활과 신앙공동체 생활에서는 공동체 의식이 2차 조사와 비교할 때 현저하게 낮아졌으며, 신자로서의 자부심도 약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영성심화를 위한 신앙행위를 살펴보면, 적극적인 신자층이 과표집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전례 참가율, 성경 열독률, 기도·기원의 빈도 모두에서 높은 빈도와 실천율을 보인다. 추세비교 항목의 단체 가입률과 후원회 가입률은 지난 2차 조사와 비교했을 때 최소 10%p 이상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신앙공동체 참여와 자원동원 능력의 감소로 해석할 수 있다. 대체로 신앙공동체 참여도와 자원동원의 정도가 낮아진 가운데, 취미나 관심사가 같은 신자들의 모임이나 단체의 증가와 교회 밖 NGO 및 각종 사회단체 후원회 가입률은 증가했다.

교회활동에 대한 인지도는 인지비율(매우 잘 앎+어느 정도 아는 편)이 낮고, 미인지 비율(전혀 모름+거의 모르는 편)은 높았다. 5점 척도에서 교회가 활발하게 펼쳐오고 있는 ‘생명윤리운동’은 다른 교회활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2.89점), ‘신흥(유사)영성운동의 폐해에 대한 계도 활동’은 낮게(1.97점) 나타났다. 추세 비교가 가능한 항목의 경우에는 인지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미인지 비율은 대체로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보면, 적극적인 선교방식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했고, 전교 경험은 근소하게 늘었다. 사목만족도는 5점 척도에서 ‘본당수녀의 본당 내 역할’이 3.52점으로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데 비해, ‘본인의 본당 생활’은 3.19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평신도에 비해 사제와 수도자들에 대하여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자신의 본당 생활에 대해서는 보통이지만 신자로서의 자부심과 비교할 때 만족도가 낮았다.

소공동체 사목은 소공동체 참여율의 증가와 소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보다 구체적이 된 것과 같은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 이는 소공동체 사목이 완만하지만 사목현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징표로 해석할 수 있다.

▨교회의 사회참여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의식과 태도를 보면, 가톨릭 신자들의 사회활동 참여의사는 대체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회활동 참여의사는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국내 문제는 경제 문제 해결(62.8%)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참여에 대한 태도는 교회가 사회 현실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높은 비율(82.8%)로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특히 가톨릭 신자들의 성별, 연령, 교구에 따라 주요 사회문제에 대한 입장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착문화 및 이웃종교에 대한 태도

토착문화 및 이웃종교에 대한 태도조사에서 유교식 제사를 지내는 비율이 54.7%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1987년(69.4%) -> 1998년(56.3%) -> 2006년(54.7%)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토정비결, 점, 택일이나 작명 등 민간 신앙 접촉 경험을 살펴보면 적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모두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웃종교에 대한 호감도와 수용도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이번 조사 대상인 아홉 개 이웃종교들에 대해 천주교 신자들은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각 이웃 종교별로 상이하기는 하지만, 불교나 개신교 등 주요한 이웃 종교에 대해서는 “전혀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극단적으로 배타적인 응답이 10% 미만이었다. 통일교, 대순진리회, 일본종교에 대해서만 “전혀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응답 비율이 30~40%였으며, 나머지 종교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감을 가지는 응답층이 두터웠다. 그러나 이웃 종교 일반에 대한 이런 관용적 태도들이 자기 자신과 직접 결부되는 영역에서는 배타성이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천주교회가 이웃 종교의 기념일을 축하하는 것은 긍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족 구성원이 이웃 종교의 신자가 되거나 결혼 배우자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의 강도가 약해지며, 자신이 이웃 종교의 집회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쉬는 신자(냉담자)

쉬는 신자 항목에서 응답자들은 냉담의 원인을 대체로 개인적인 원인에서 찾았다. 생계(직장)나 학업 때문(42.4%), 신앙에 대한 회의(12.1%)가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냉담은 이전의 조사 결과들과 다르게 신앙생활 경력과는 무관하게 전 시기에 걸쳐 일어났다. 냉담 시의 신앙적 후견인 존재 여부에 대하여는 73%가 후견인이 없었으며, 냉담할 당시 본당이나 교회활동에 44.3%가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조사대상 쉬는 신자들 가운데 86.3%는 신앙을 재개할 의사가 있었으며, 11.5%는 천주교를 떠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신앙을 재개할 의사가 있는 이들 가운데 33.9%는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 경감을, 18.8%는 면담이나 상담 기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 교회의 전망과 과제

미래 한국 교회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사회복지활동(14.8%), 신자공동체의 친교와 나눔(12.9%), 청소년 사목에 대한 관심과 투자(12.7%), 냉담자 대책(11.7%), 보다 적극적인 국내 선교와 민족복음화(10.9%)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21세기 한국 교회의 전망에 대한 물음에 56.6%의 응답자들이 교회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고 있었다. 교회의 발전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연도별 추이를 고려할 때 그 심각성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데, 1987년에는 약 88%의 신자들이 교회의 미래에 낙관적인 전망을 했지만 1998년에는 67%, 그리고 2006년에는 57%의 신자들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이는 교회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신자들의 확신이 1998년에는 약 21%p, 2006년도에는 10%p 더 하락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