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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님 이야기] 이웃과 ‘나누는’ 성탄절

입력일 2006-12-17 수정일 200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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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행복(주는 문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 35)

온 세상이 구세주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리, 상점, 백화점과 많은 광고 매체들이 성탄을 맞아 더 좋은 것을 가지라고 유혹하고 있습니다. 성탄과 연말연시 선물로 무엇을 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구세주의 탄생을 그리스도인들보다도 세상 사람들이 더 기다리고 있음을 봅니다.

좋으신 하느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당신 아들을 우리에게 주심을 준비하는 대림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항상 우리를 사랑해 주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들인 우리들도 내가 가진 것을 이웃에게 주어야 합니다. 내 것을 이웃과 나누면서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참된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성탄절은 주는 데에 참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받는 것이 많을 때에 행복함을 느낍니다. 조상으로부터 받은 유산, 생일과 결혼과 축일, 취업과 승진, 입학 또는 졸업을 맞아 선물을 받을 때에 행복해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생기는 것이 많은 지위나 자리를 좋아하다가 한 순간에 자리에서 쫓겨나는 모습들을 종종 보고 있습니다. 받는 것 좋아했다가 큰 망신을 당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씁쓸하고 우울하게 만듭니다. 이 세상의 사고방식으로는 받을 때에 행복합니다.

그러나 복음의 논리로 보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합니다. 내 것을 이웃에게 준 후에 마음 깊은데서 나오는 행복을 체험해 보지 못한 이는 믿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고방식, 복음의 논리대로 살 때만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선종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이 세상에는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을 만큼 가난한 이도 없고, 받을 것이 하나도 없을 만큼 부자도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 안에서는 이웃과 나누고, 이웃에게 주면 바닥이 드러나고, 동 나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는 것보다 더 크게 갚아 주시는 좋으신 하느님이십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루카 6, 38)

우리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면 이웃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음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재물, 재능, 시간이 있습니다.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해 주고, 이웃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고, 당하는 어려움과 고통을 이웃을 위해 하느님께 바쳐 드리고… 특별히 이웃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오 5, 46~48)

유흥식 주교(대전교구 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