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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리] 20.'임산부의 날'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6-10-22 수정일 200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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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구호보다 실질적 지원 필요

10월 10일은 제1회 임산부의 날이었다. 이날은 출산율 1.08명의 저출산 시대를 맞아 임신과 출산의 중요성을 전국민이 재인식하고 모성 및 출산 친화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저출산 극복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으로 구성된 공동 추진단은 임산부의 날을 맞아 공공장소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임산부용 배지를 나눠주는 등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정부와 각 기관단체는 캠페인을 통해 모성 친화적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올바른 의식 뿐 아니라 사회적 지원장치가 안정적으로 가동될 때 해결될 수 있다.

제1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산부닷컴’이 중기임산부 800여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가장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결과 응답자 중 48% 가량이 ‘공공장소에서의 활동과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라고 밝혔다. 또 ‘임산부에 대한 정기검진비용, 임신정보 제공, 출산준비물 구입비’에 대한 지원이 없어 힘겹다는 응답도 32%나 됐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신에서 출산까지 소요비용’은 평균 400~500만원이라고 한다. 특히 최근 이용률이 급증한 산후조리원은 2주에 평균 150여만원이 소요되며, 최근 확산되는 고급형 산후조리원의 경우는 2주 기준에 300~5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게다가 임신과 출산 등으로 인해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여성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과 고민도 부족하다. 직장여성들 중에는 법적으로 규정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아직까지도 모유수유시설도 크게 부족하다.

무엇보다 최근 분만할 산부인과가 줄어드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현재 소도시 뿐 아니라 우리나라 농촌지역의 경우 분만할 산부인과가 없는 군 단위 지역이 70%를 넘어섰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구호만 요란한 출산장려 정책보다 모성보호 관련 법안이 실효성을 띄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모든 아기는 공동선의 한 ‘분자’가 아닙니까? 그 공동선이 없으면 인간 공동체는 파괴되고 소멸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기르고 돌보며 특별히 어려서부터 이루어지는 자녀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여인의 ‘수고’는 그 어떠한 전문 노동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노동 권리에 못지않게 명확히 언급되고 확인되어야 합니다. 모성은 거기에 따르는 온갖 고된 노동 때문에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가정교서’ 제11, 17항 중)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