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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교회] 3.서울 성산동본당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06-10-15 수정일 200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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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도우미들이 매월 첫째, 둘째 주일미사 후 선정 도서를 신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신심서적을 읽읍시다”

서울 성산동본당(주임 소윤섭 신부) 주보에는 한주도 빠짐없이 게재되는 안내문이 있다. 바로 본당 ‘신심서적을 읽읍시다’ 선정도서 소개다.

9월 10일 주보에도 선정도서 표지그림, 간략한 내용소개와 더불어 ‘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신심을 살찌울 9월 신심도서’라는 내용이 실려있다.

본당이 ‘신심서적을 읽읍시다’ 운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해 4월. 보다 많은 동료신자들이 책과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신자 네 명이 주축이 돼 첫 걸음을 내디뎠다.

네 명의 ‘독서도우미’(팀장 김정옥)는 매주 수요일 한 자리에 모인다.

각자 세권의 책을 읽고 느낌 나눔을 한 후 책을 선정한다. 본당 신부와 수도자의 자문도 받는다.

이렇게 선정된 책은 주보와 성당 게시판에 공지되며, 매월 첫째, 둘째 주 주일 미사 때 판매된다. 독서도우미들은 도서 선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도서 추천도 받고 있다.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도록 책 관련 영화도 상영하고, 독서모임도 몇 차례 가졌다.

한계도 경험했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신자 수도 들쭉날쭉했고 책 선정과 판매, 홍보를 감당하기에는 독서도우미 인원도 부족했다. 시작 때와 비교하면 참가 신자의 수도 많이 줄었다. 신자들이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독서도우미들은 그동안의 선정도서들을 본당 사무실에 비치해놓고 신자들이 자유롭게 가져가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벤트도 마련했다. 올 여름에는 어린이용 도서를 선정해 주일학교 학생들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행사를 가졌다. 복사단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선정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했다.

9월에 세례를 받는 예비신자들에게도 선정도서를 꼭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9월 선정도서인 ‘강 건너 저편 - 소설 정하상’과 ‘이 빈 들에 당신의 영광이 - 김대건 신부의 편지모음’은 처음으로 순교자 성월을 지내는 예비신자들을 위한 제2의 교리서다.

자발적이지는 않지만 본당 단체의 협조를 얻어 이어지고 있는 독서열은 신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 본당에서 선정해 줘 좋았다는 의견부터 천주교의 순교사에 대해 잘 알게 됐다는 예비신자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무엇보다 좋은 책을 선정해 판매까지 해 줘 보다 쉽게 책을 접하게 됐다는 감사인사가 많다.

본당은 꾸준히 ‘신심서적을 읽읍시다’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신자들을 대상으로 2기 독서도우미를 모집할 예정이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