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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는 평신도] 3.평신도 그리스도인의 소명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6-09-10 수정일 200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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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 협조자로 친교의 교회상 실현을”

서로 일치하며 맡겨진 소명 수행해야

하느님 백성, 동등한 품위·존엄 지녀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 쇄신을 향한 커다란 변화의 시간이었다. 특히 교회론의 새로운 이해는 평신도의 정체성과 소명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이루었다.

공의회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했는데,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이뤄진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그리스도의 성사라고 밝혔다.

하느님 백성인 평신도

공의회의 가르침에 의하면, ‘하느님 백성’이라는 것으로 모든 믿는 이들의 ‘일반적 사제직’이 ‘특수 사제직’에 우선한다.

따라서 성직자와 평신도라는 구분 이전에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하느님 백성에 속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이룸으로써, 평신도는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해당되는 보편성과 평등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 헌장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이해된다. 곧 세례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하느님 백성으로 구성되고,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자기 나름대로 참여하는 자들이 되어, 그리스도교 백성 전체의 사명 가운데에서 자기 몫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말한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 31항)

직분과 직위상의 차이는 있지만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백성이 된 사람들은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동등한 품위를 지니며 하느님 자녀로서의 존엄과 자유를 지닌다는 것이다.

성직자와 평신도는 같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그리스도의 왕직, 사제직, 예언직에 참여하여 교회의 사명에도 공동책임을 지닌다.

특히 평신도는 세상 한 가운데 있는 이들로서 세상 안에서, 세속 안에서 능동적으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존재이다.

평신도 사도직의 실현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인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은 그 존재 자체에 근거하는 고유의 소명과 역할을 부여받는다. 교회의 사명인 사도직, 곧 평신도 사도직에 대해 이야기할 때 평신도 신학의 출발인 세례성사와 깊이 연관된다. 다시 말해서 세례를 통해 평신도는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의 사도직에 부르심을 받으며 견진성사를 통해 교회와 더욱 견고하게 결속돼 교회의 사명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문헌인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에서는 평신도와 관련해 “평신도의 사명은 평신도의 정체성 자체에서 그 뿌리와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 자기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요, 예언자요, 왕으로서의 사명을 자신의 생활 환경 안에서 수행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성화 소명을 실현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에 충실하게 사는 평신도는 세상 안에 사는 교회의 사람이며, 동시에 교회 안에 사는 세상의 사람입니다”(5항)라고 말한다.

성직자와 평신도는 교회의 소명을 실천하기 위해서 서로 조화와 일치 속에서 서로 협력하고 상호 보완해야 한다. 앞의 문헌에서는 이에 대해 공의회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면서 “공의회는 ‘친교의 교회상’ ‘참여하는 교회상‘을 실현하도록 권고한다”며 “교회 생활에 대하여 평신도가 공동 책임을 느끼고, 사목의 협조자로 제 역할을 다하는, 그러한 참여하는 교회상을 실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6항)고 강조한다.

특히 평신도는 성직자나 수도자와 구별되는 그 ‘세속적 성격’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의 자리인 세속에서 사도직을 훌륭하게 수행해야 한다. 바로 이런 세속적 성격은 평신도의 독특하고 고유한 소명실천의 자리인 것이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