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도전! 가톨릭(예비신자, 세례받기까지) 8

우광호 기자
입력일 2006-04-23 수정일 200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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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왜 돌아가셨지? 진짜 있었던 일 맞나?”

“죄많은 우리를 대신해 돌아가셨죠”

4월 14일 성 금요일. 뭔가 낯선 분위기다. 지금까지 보던 성당과는 뭔가 다르다. 십자가도 모두 가려졌고, 성체등도 꺼졌다.

“예수 부활이 마음으로 와 닿지는 않지만, 달라진 성당 분위기 때문인지 왠지 마음이 엄숙해 지네요.”

예비신자들은 수난 감실 앞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교리는 없다. 성주간 전례에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교리교사의 판단에 따른 것. 예비신자들은 1시간 동안 꼼짝도 않고, 수난 감실을 지켰다.

그리고 밖으로 나왔다. “실제로 있었던 일인가? 있었던 일이니까 사람들이 2000년 넘게 믿겠지. 예수님은 왜 돌아가셨지? 아 그거야 우리들이 죄가 많으니까 그렇죠.”

이제는 예비신자들 스스로 가르치고 대답하고 다 한다. 부활을 준비하면서, 성경 필사를 하면서, 기도문을 외우면서 부쩍 신앙이 커졌다.

“그동안 관계가 껄끄럽거나,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이 기회에 모두 전화해서 감정을 풀도록 하세요. 그동안 소원하게 지내던 친지나 부모님에게도 이 기회에 전화를 해서 용서를 비세요. 그러면 놀라운 일이 생길 것입니다.”

교리교사가 “부활은 일상 생활에서도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비신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리교사가 제안을 하나 했다.

“부활을 앞둔 밤 하늘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달이 그렇게 밝을 수 없어요. 우리 함께 오늘 밤, 달을 보며 앞으로 하느님 자녀로 착실히 살아갈 것을 다짐하기로 해요.”

예비신자들이 동의했다. 그리고 같은 시각, 달을 보기로 서로 약속했다.

사진설명

예비신자와 신자들이 함께 수난 감실에서 예수님의 수난 고통을 묵상하고 있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