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지구촌 젊은이들 유럽을 가다] 1.이탈리아 밀라노대교구 (상)패션열기 못지않은 ‘신앙열기’

장병일 기자
입력일 2006-04-16 수정일 200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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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밀라노대교구에서 개최한 교구 청년피정 참가자들이 피정 특별강연 중 성가를 부르고 있다.
늘 젊은이들과 함께하며 대화 노력

인성·영성·사회교육 나눠 청년 사목

19세때 ‘신앙서약서’ 교구장에 제출

【밀라노 장병일 기자】

‘이탈리아에서 제일 큰 도시’ ‘이탈리아 최대 공업도시’ ‘세계 패션의 본가(本家)’.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주도(州都)인 밀라노를 일컫는 말들이다. 이런 밀라노의 신앙을 책임지고 있는 밀라노 대교구, 역동적인 교구처럼 젊은이들 신앙열기도 뜨겁다. 그래서 이탈리아교회 젊은이 사목을 보려면 밀라노로 가라 했는가! 3번에 걸쳐 밀라노대교구 젊은이 사목을 소개한다.

로마와는 다른 근대적인 상공업도시의 성격이 뚜렷한 밀라노. 성암브로시오 성당, 흰대리석 고딕양식의 대표적 건축물인 밀라노 대성당(두오모 성당), 성마리아 성당과 성당내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벽화 ‘최후의 만찬’에다 스칼라 극장, 암브로시오 박물관 등 종교적인 모습에 문화적 심성이 다채롭게 가미되어 있다.

세계 최대 교구

374년 성 암브로시오가 밀라노 대주교가 되면서부터 북부 이탈리아의 종교적 중심지가 된 밀라노는 2005년 12월 현재 1107개 본당과 500만 신자를 두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구다. 관할면적은 4234㎢, 제주도의 두배가 넘는다. 밀라노와 레꼬 지역, 바레제 지역, 빠비아 일부 지역을 관할하며 교구 사제는 2000여명, 수도자는 8000여명이며 2개의 신학교를 두고 있다. 암브로시오 성인이 주보성인. 교구는 7개 대리구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교 2명, 몬시뇰 3명, 신부 2명이 교구장 대리로 각 대리구 사목을 책임진다. 교구장은 디오니지 테타만치 추기경.

젊은이 사목지침

‘교황 배출의 1번지’라고 불리울만큼 전통적으로 많은 교황을 탄생시킨 밀라노대교구. 이러한 대교구를 이끄는 수장은 테타만치 추기경. 몸집은 자그마하지만 강력한 교황후보중 한사람이었다. 교회내외에서 신망이 두터운 그의 대교구 사목지침 근저에는 항상 ‘젊은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깔려있다. “교회가 젊은이를 사랑하는 것은 그 어떤 선교정책보다 중요하다”며 늘 젊은이를 가까이 하려하고 대화하려 노력하는 교구장이다.

그의 사목지침에는 △젊은이에 대한 믿음과 △그들 문화에 대한 믿음 △그들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가득 배여있다. 결국 이러한 믿음을 통해 ‘청(소)년들을 교회 주인공이 되게 하고 그들을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게하고, 그리스도의 참 증인이 되게 하는 것’이 젊은이 사목의 기본적 흐름이다.

폭넓은 교육방안

사실 이탈리아 교회도 오래전부터 ‘젊은 신앙인’ 숫자가 절대적으로 감소되고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대처방안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이 대처방안은 크게 인성교육(사고/애정/삶의 의미)과 영성교육(복음알기/기도/공동체), 사회교육(반개인주의/새로운 정치적 열정/가난한 자들을 위한 새로운 봉사정신)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교육정책을 토대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임이 목요일마다 정례적으로 열리고 있다.

매월 첫째 목요일에 열리는 성경학교. 이 학교 주된 대상자는 냉담 청년신자들이다. 이탈리아 인구 95%가 가톨릭신자이지만 현재 교회에 나오는 이들은 20% 미만인 상황, 성경학교는 이들을 재교육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두 번째는 교리교육(매월 둘째 목요일). 지난해 주제는 ‘성체’였고, 올해 주제는 ‘사회속에서의 도덕’이다.

셋째 목요일에는 개인기도 시간인 ‘성체찬미’를 갖는다. 이어 펼쳐지는 열린공간(넷째 목요일)은 비신자들도 함께 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장소도 성당이 아니라 시청이나 학교 등지로 지정한다. 마지막 수시로 가능한 목요일에는 ‘청년봉사’시간을 갖는다. 이때 카리따스 등 봉사단체와 연계, 나눔활동을 펼치게 한다.

여러 특별모임도

이러한 정기모임과 함께 특별모임도 갖고 있다. 대표적인 모임이 ‘영성훈련 캠프’. 사순시기 매주 금~일요일 2박3일동안 대교구내 18~19세 청년을 대상으로 세베조 지역의 순교자 성베드로 신학교에서 캠프를 갖는다.

한번에 참가하는 청년는 약 40명. ‘젊은이와 사랑’이라는 모임도 인기가 높다. 젊은 신앙인들에게 신앙인의 결혼과 사랑의 신앙적 의미 등을 살펴보게하는 이 모임은 보통 2월 4~5일 이틀동안 실시된다.

그밖에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연중 8번 실시하는 ‘사무엘 모임’은 영성모임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주일학교 교사 모임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12세에 견진성사

밀라노 대교구는 이러한 교육을 위한 모임과 함께 연령별로도 사목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교구의 전통에 따라 실질적인 청소년 사목이 펼쳐지는 나이인 12세때 견진성사를 준다. 이어 전문신앙인으로서의 출발을 14세로 설정하고 있다.

교구는 5월 13일 바제르 지역의 사크로 몬테(Sarco Monte, 성스러운 산)에서 교구장과 14세 청소년이 함께 걸으면서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행사를 갖는다.

‘신앙은 걷는 것과 같고, 이러한 신앙은 함께 걸으면서 성장한다’. 이 행사의 취지다. 사크로 몬테에는 묵주기도 15단의 각 단의 내용을 형상화한 총 15개의 소성당이 꾸며져 있다.

고등학교 졸업시기인 19세때는 원하는 청년들에 한해, 신앙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신앙서약서’를 교구장에게 제출하게 된다. 이는 이 시기가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신앙을 타인과 나눈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교리교육도 연령별 그룹(13~14세/15~17세/18~19세)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정 신앙교육이 중요”

■청년사목국 책임자 빠가니 몬시뇰

“이탈리아 교회도 점차 가톨릭 교회의 전통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교회공동체의 가장 중요 단위인 가정에서 교회를 잘 느끼지 못하고 있죠.”

밀라노대교구 청년사목국 책임자 세비리노 빠가니 몬시뇰은 이러한 가정공동체의 신앙약화가 종국적으로 젊은 신앙인들의 신앙약화로 이어진다고 안타까워 했다.

몬시뇰은 젊은 신앙인들이 지녀야할 신앙적 가치관으로, △복음은 어렵고 무거운 주제가 아닌 구원의 메시지 △교회는 우리를 돕는 협조자 △복음이 강조하는 인류평등 △신의 의미 △사랑과 자유, 정의 위에 영위되는 공동체 삶 등을 제시했다.

“젊은 신앙인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항상 진실을 찾아야 합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우리를 사랑하고 용서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자세를 지니세요.”

1976년 사제품을 받은 빠가니 몬시뇰은 베네고노 신학교 학장과 세베조 초급 신학교 학장 등을 거쳐, 현재 대교구 주교회의 자문위원과 성암브로시오 성당 주임 등으로 사목하고 있다.

“서로 함께하는 삶 필요”

■청소년사목국 책임자 사바디니 신부

1987년 사제품을 받은 후 근 8년간이나 오라토리움을 지도한 막스 밀리아노 사바디니 신부의 첫 말은 “오라토리움은 삶의 수련장이자 단련장”이었다.

현재 밀라노대교구 청소년사목국 책임자인 사바디니 신부는 “밀라노 대교구는 젊은이 사목에 대해 오랜 역사와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교구 젊은이 사목의 목표는 올바른 신앙습관과 충만한 신앙심을 갖는데 있다”고 말했다.

사바디니 신부는 이를 위해 “각 본당 오라토리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며 “교리교육도 이탈리아 주교회의에서 결정한 지침과 교구장 지침을 토대로 각 본당별로 구성된다”고 소개했다.

“젊은 신앙인에겐 무엇보다 함께 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서로 다름속에서도 화합할 수 있는 신앙을 갖춰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바디니 신부는 이탈리아 가톨릭스포츠 협회 이사와 이탈리아 오라토리움 협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진설명

3월 31일 밀라노대교구에서 개최한 교구 청년피정 참가자들이 피정 특별강연 중 성가를 부르고 있다.

장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