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정진석 추기경 귀국 인터뷰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6-04-09 수정일 2006-04-09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우리사회 양극화 해소 위해 마음과 영혼의 평화 추구해야”

세계청년대회 유치 희망

정진석 추기경(서울대교구장)이 바티칸에서의 공식일정을 마치고 3월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정추기경은 서임식과 축하미사, 교황 베네딕토 16세 알현, 로마 한국신학원 주최 축하행사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으나 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귀국해 마중나온 서울대교구 염수정·김운회·조규만 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 국회 다산회 회원 등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정추기경은 입국 직후 곧바로 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대화할 때 타협을 이루고 존경과 사랑도 생겨난다”며 “우리사회의 양극화 해소와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과 지도자 모두가 마음과 영혼의 평화를 추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추기경은 공항에서 곧바로 명동성당으로 이동, 성체조배 후 신자들이 준비한 환영식에 참가했다.

명동성당에서는 추기경 도착 수시간 전부터 신자 500여명이 추기경을 기다리며 묵주기도를 봉헌하고 있었다.

정추기경은 이날 신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교황께서는 극동아시아 곧 북한과 중국, 몽골 등의 선교를 강조하셨다”며 “이번에 새로 임명된 추기경 중 아시아 추기경이 3명이라는 것은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매우 큰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정추기경은 “제삼천년기인 오늘날은 인구 30억 아시아 복음화의 시기”라며 “우리 모두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귀국 직후 정진석 추기경은 “서임식을 통해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다시금 느꼈다”는 감회로 말문을 열었다.

“지난 40여년 동안 한국이 선진국의 대열에 들도록 노력한 모든 국민들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한 정추기경은 “앞으로 추기경으로서 세계청년대회 한국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 정추기경은 “우선 외국어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추기경은 “현대사회는 그동안 놀라운 과학발전을 이뤄왔지만 이러한 발전은 인간이 기계(물질)의 노예처럼 매여 사는 부작용을 일으켰다”며 “영혼과 육신이 균형잡힌 온전한 인간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신문화가 물질 발전에 상응하게 발전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젊은이들이 이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추기경은 양극화 등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방향성 제시를 요청하는 질문에 “마음과 영혼의 평화가 행복의 핵심”이라며 “국민 모두와 지도자들이 함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한다면 각종 문제해결의 단초가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을 이해할 때 오해가 풀리고 미움도 사그라든다”고 설명한 정추기경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나의 주장을 반만 하고 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추기경은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문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를 인용하며 “국민 상호간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인격을 존중할 때 대화와 타협을 이룰 수 있고 결과적으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추기경은 인터뷰에 앞서 ‘한국 국민께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적 표징이 있으며 전과는 달리 ‘아시아의 아시아화’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특히 중요한 과제는 종교간 대화”라고 지적한 정추기경은 “타종교와 협력하면서 인간의 진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대화를 위한 효과적인 통로”라고 강조했다.

“로마 한국신학원에서 개인 피정 중 저는 ‘작은 별빛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이들, 몸이 아픈 이들, 영혼이 지친 이들 그 모두에게 작은 위로를 주고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기도를 바쳤습니다. 저는 앞으로 작은 힘이지만 최선을 다해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될 수 있도록 봉사하고 또 봉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정진석 추기경이 바티칸에서 거행된 추기경 서임식 일정을 마치고 귀국, 명동성당에서 신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정추기경은 이날 신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우리 모두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