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성 베드로 광장서 추기경 서임식

입력일 2006-03-30 수정일 200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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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교회 위해 기도해달라”

정진석 추기경 교황에게 요청

축하미사 봉헌하고 반지 받아

【로마=장병일 기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새로 서임된 정진석 추기경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큰 기대를 표시하고, 북한 교회를 위해 특별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서임식 후 3월 27일 가진 교황 알현 자리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북한 교회 재건 노력을 설명하고 “북한 교회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요청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한국교회가 나날이 발전해 기대가 크다”며 “특히 북한 교회를 돕는 일은 참 잘하는 일이며 북한 교회를 위해 특별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신임 추기경들을 비롯해 가족과 지인들을 대상으로 교황청 바오로 6세홀에서 가진 이번 알현에는 정추기경의 사촌형 진오(요한.77)씨 등 가족 4명과 평양교구장 대리 황인국 몬시뇰, 오웅진 신부, 교황청립 한국신학원장 김종수 신부, 안병영 교수(연세대) 등 11명이 참가했다.

교황은 이날 알현에서 새 추기경 가족들에게 “영원의 도시에 와서 교회에 대한 사랑과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믿는다”며 “사랑과 관심으로 추기경들을 돕고, 추기경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에 앞서 3월 24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서임식을 통해 정추기경 등 새로 임명된 15명의 추기경들을 공식 서임했다.

교황은 서임식 강론에서 “여러분이 입고 있는 옷의 색깔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카리타스)을 나타낸다”며 “붉은 색은 인류를 위해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암 요셉 레바다 수석 신임 추기경은 “다시 한 번 저희 자신을 봉헌하며, 주님이신 그리스도님을, 그리고 저희 사도직과 사목 직무들의 대상인 그리스도교 백성들을 전적으로 사랑하고 조건 없이 신뢰하도록 끊임없는 책임을 요하는 이 무거운 과제를 깊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서임식에서 15명의 새 추기경들은 작은 비단 모자인 진홍색 주케토와 3개의 각이 있는 추기경 모자 비레타를 받았다.

교황은 또 2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서임 축하 미사에서 “새 추기경 여러분은 베드로 사도의 직무에 참여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원천과도 같은 마리아의 모습을 닮도록 노력하길” 당부했다.

한국 순례객 500여명을 포함해 수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봉헌된 이날 미사에서 새 추기경들은 존엄성과 교황과의 일치 등을 상징하는 추기경 반지를 받았다.

정진석 추기경은 3월 23일 서임식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생명 존중과 가정 행복을 수호하고,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세계평화와 남북화해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5일 로마에 도착, 잇달아 여러 행사를 가진 정추기경은 3월 28일 ‘레지오날레 크리스티’(그리스도의 군단) 수도회 김명수 부제의 사제 서품식을 끝으로 한국시간 3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사진설명

3월 25일 추기경 서임 축하미사를 봉헌한 정진석 추기경이 한국신학원에서 열린 리셉션에 참석, 성직자와 수도자가 연주하는 사물놀이 장단에 흥겨워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