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새 추기경 탄생 이모저모

합동취재반
입력일 2006-02-27 수정일 2006-02-27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신자 450만 한국 숙원 풀었다”

환호 일색… “신자 450만 한국 숙원 풀었다”

방송 3사·케이블TV등 취재열기 뜨거워

김추기경“오늘만은 상석 앉으라” 양보

‘한국 가톨릭 37년만의 최대 경사’. 정진석 신임 추기경 임명소식은 가톨릭교회 최대 경사일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의 경사다. 22일 밤 주교회의가 있는 중곡동 일대와 서울대교구 명동 주교좌 성당과 교구청, 주교관 일대는 환호와 축하의 열기로 무척이나 뜨거웠다.

⊙…일찌감치 정추기경 집무실에 도착한 김수환 추기경은 “상석에 앉으시라”는 정추기경의 권유에 “오늘만은 상석에 앉으셔야죠” 라고 권하며 상석에 앉으려하지 않는 정추기경을 애써 상석에 앉게 하는 미덕을 발휘,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성염(요한 보스코.62)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정추기경 서임 기자회견 후 가진 인터뷰에서 “교황청이 추기경을 추가 임명한 것은 한국 천주교회가 동북아 전체 선교의 주역을 맡아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포한 것”이라며 “세계 정세를 고려해주신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새 추기경 탄생의 기쁨은 교회만의 것이 아니었다.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 서울방송(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를 비롯해 케이블 뉴스 전문 채널, 주요 일간지 등이 추기경 임명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 37년만의 새 추기경을 맞는 사회적 관심을 반영했다.

22일 정진석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기자 회견장에는 회견이 시작되기 4, 5시간 전부터 각 방송사와 신문 등 언론 매체 기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주교회의 관계자들을 당황케 했다.

한 주교회의 관계자는 “주교회의가 생긴 이래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온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특히 인터넷 뉴스와 누리꾼들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각 인터넷 뉴스들은 시간대별로 뉴스를 올렸으며, 특히 누리꾼들은 종교를 떠나 추기경 탄생을 한국 사회의 큰 경사로 받아들이며 댓글 릴레이를 펼쳤다.

⊙…추기경 임명 이튿날인 2월 23일 서울대교구청 주교관 정추기경 집무실에는 새벽부터 축하인사를 전하려는 교회내외 인사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축하 인사 줄이어

이날 오전 11시 주교회의 사무처장 조규만 주교와 최원오 사무국장 신부 등이 예방한데 이어 최창화 몬시뇰 등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임원들도 잇달아 방문, 축하인사를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오전 11시35분경 정추기경에게 전화를 걸어와 축하인사를 전했다. 11시50분경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대신해 비서실장 유정복 국회의원이 인사차 방문했으며 서울대교구 여직원 모임 ‘송이회’ 회원 30여명도 정추기경을 방문, 인사를 전했다. 정추기경은 송이회 회원들에게 추기경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최측근에 있는 여러분들이 저를 도와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달라”고 부탁했다.

정오, 평소와 마찬가지로 성무일도 기도를 바친 정추기경은 오후에도 3시30분 정동채(로베르토) 문화관광부 장관의 예방을 받는 등 손님 맞이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신자로서 자긍심 느껴”

⊙…이날 정진석 대주교의 추기경 서임소식을 들은 김흥준(요셉.40.서울 명동주교좌본당)씨는 “본당에서 레지오 활동을 하고 있어서 정추기경님을 뵐 기회가 자주 있었다”며 “정추기경님은 늘 신자들을 볼 때마다 부담없는 아버지와 같이 따뜻이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현재 교회 안에는 어려운 난제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특히 생명이 경시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수호자로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는 분이 되시길” 소망했다.

노라파엘(73)씨는 “추기경 임명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명동성당에 달려왔다”며 “언론 보도가 일부 교회 용어를 몰라서 잘못된 부분이 있지만, 일반 언론에 대대적으로 추기경 임명 사실이 보도되는 것을 보고 가톨릭 신자로서 자긍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추기경 임명 다음날 오후 서울대교구청 앞마당에서 서울대교구 홍보실장 허영엽 신부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정추기경.

▶서로 상석에 앉을 것을 권하고 있는 김수환 추기경과 정추기경.

▶염수정 주교가 정추기경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왼쪽). 정추기경이 축하 인사차 방문한 정동채(로베르토) 문화관광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축하인사를 위해 집무실을 찾은 서울대교구청 여직원 모임 ‘송이회’ 회원들과 함께 한 정추기경.

▶추기경 임명은 교회뿐 아니라 온 나라의 이목을 집중시킨 기쁜 소식이었다. 정추기경의 모습을 촬영하는 기자들의 열띤 취재경쟁 모습.

합동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