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진단 청소년사목] 6.담당 사목자

유재우 기자
입력일 2006-02-19 수정일 2006-02-19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주일학교가 청소년 사목의 전부?”

본당사목자, 성인사목에만 관심갖고

청소년 사목은 교사회에 일임하기도

서울 ㅁ본당 주일학교 중고등부 교감 김OO씨는 풀이 죽어있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중고등부 예산이 요청한 것보다 많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담당 사제를 만나서 논의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김씨는 만날 경우 논의 보다는 거의 추궁을 당한다고 답했다.

“뭐 이렇게 예산을 많이 잡았냐부터 이 행사는 무슨 행사냐, 꼭 해야겠냐 등 평소 저희가 실시하는 행사의 의미 파악 보다는 액수에 집착하셔서…거의 기가 죽어서 말도 못하고 나와요.”

김씨는 본당 사제가 중고등부 미사를 집전한 후 “왜 이렇게 학생들이 없냐”는 말을 할 때가 가장 어이없다고 했다.

예산 책정도 적고 청소년 사목을 주일학교에 넘겨버리는 현실에서 그런 물음은 힘을 쭉 빠지게 한다고 말했다.

대체로 본당 사목자들은 성인 사목에 관심을 둔다. 청소년 사목은 주일학교만 잘 운영하면 된다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그래서 심한 경우 청소년 사목을 수도자나 교사회에 일임한다.

또 사목자들이 청소년들을 보는 시각도 가지각색이다. 그러하니 인식의 차이에 따라 사목의 방향이 중구난방, 가지각색이다. 청소년 사목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본당 사목자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서울 평협 청소년분과 위원장을 역임한 강수길씨는 “모든 사제는 유아에서 노인까지 모두가 사목의 대상임을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보좌신부보다는 오랜 경륜을 쌓은 주임 신부가 주일학교 또는 주일학교 교사들을 직접 사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대교구의 경우 2년 전 의정부교구의 신설로 인해 많은 젊은 사제들이 의정부교구로 이적했다. 그 결과 본당에서 청소년 사목을 담당하는 보좌신부가 급격히 줄어, 현재 보좌신부가 없는 본당도 존재한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본당 청소년 사목은 누구의 몫으로 돌아가겠는가.

‘주일학교와 청소년 사목 전반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 보고서’(2002년)에 따르면, 청소년 사목자들은 청소년 사목의 활성화를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협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사제, 수도자, 평신도의 역할이 구분되야 한다고 말한다. 덧붙여 지역사회에 있는 각 기관의 지도자들이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밝힌다.

이러한 생각은 일선 사목자들도 다르지 않다. 모 본당 청소년·청년 담당 사제는 “교회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현대 사회 청소년 사목을 위해 교육과 여타의 문화 활동을 전담하는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거나 이웃 교회와 청소년 전담 단체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등의 방안이 있지만 그저 방안에 그칠 뿐”이라고 말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에서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오늘, 사도직 분야에 있어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사도직 활동이 기대되는 바이다…현명한 조언과 유효한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을 격려하여 사도직을 수행해야 한다’(평신도 사도직 교령 12항)고 밝힌 바 있다.

젊은이들을 잊어버릴 때 교회는 널려있는 보물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방안과 대안만 있어서는 안된다. 청소년 사목, 이제 시작해야 한다.

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