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진단 청소년사목] 3.교리교재

유재우 기자
입력일 2006-01-22 수정일 200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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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세대와 코드맞는 교재 필요

주입식 교리교재로는 효과적 교육 안돼

성극 묵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해야

“우선 저희는 교구 교리교재를 사용안하거든요.” 지난 14일 만난 서울 ㄴ 본당 교감 김OO씨. 교구 교리교재를 사용안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우선 그대로 사용하기가 힘들어요. 교리를 가르치는데 있어 학생들의 이해도도 낮고”라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자체적으로 학년별 1년 교안을 작성해요. 그게 더 효율적이거든요.”

교구 교재가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따로 교안을 작성하는 것이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구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리수업을 위해 교사들에게 월례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자, 김씨는 “있긴 한데 저희 본당은 참여하지 않아요. 몇 번 참여해봤는데…그저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건져와서 차용하고 받은 자료는 보관하는 것에 그치거든요”라고 말했다.

건져온다는 표현에 가슴 한켠이 씁쓸했다. 교구의 월례교육이 그저 그들에게 ‘필’이 꽂힐 경우 차용하고 자료화 된다는 것이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ㄷ 본당 중고등부 미사에 참석했다. 미사 후 한 학생에게 교리에 관해 묻자 “방학이라서 넘 좋아요. 교리 안하잖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교리 안하는게 좋냐고 재차 묻자 “어려워요. 수업 방식도 주입식이고. 가끔식 특이하게 하긴 하는데…거기서 거기죠”

‘가톨릭교회교리서 1권’에는 교리교육의 관한 정의가 기술돼 있다. 내용에 따르면 ‘교리교육은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양성하고…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는 모든 노력을 한데 일컫는 말로 어린이외 젊은이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총체적인 신앙교육을 뜻한다’고 설명돼 있다. 과연 교회는 현재 청소년들을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데 있어 교리교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지난해 6월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는 ‘활기찬 청소년 사목을 위하여-진단과 방안 모색’이란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청소년기 주일학교 교리교재 분석’이란 주제의 분석 내용을 살펴보면 교회의 교리교재의 현실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전반적인 교회의 교리교재는 성서말씀과 성전에 대한 내용이 대체로 높은 편이고 전례나 기도, 윤리교육, 선교, 타종교에 관한 내용은 전무할 정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효과적인 교리교재라 말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유선희(청소년 사목 토착화 연구회 회원)씨는 “디지털 문화로 대변되는 청소년 문화의 특징을 교회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하는데 대해 서울대교구 본당중고등학생 사목부의 한 관계자는 “교구 교재가 오래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자체 봉사자들과 관계자들이 교재에 맞는 적절한 커리큘럼을 구성, 월례교육을 통해 교리교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월례교육에는 대부분 신입교사들이 참석한다”며 “교재를 수령해가는 전달자로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효과적인 교육을 받을 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이 교회에 맛을 들이지 못하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방학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실시되는 교리교육은 어느것보다 그들의 신앙심 고취와 복음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교회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교회 전체적으로나 또는 교구별로 교리교재 팀을 운영해 실정에 맞는 교리교재를 개발하고 수업 방법에 있어서도 주입식 교육이 아닌 복음 성극, 묵상, 상담, 심리극 등 다양한 방식을 접목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한다. 청소년들이 더 이상 교리를 외면하지 않는, 오히려 교리가 없는 방학을 기다리는 청소년이 없도록 교회는 전력을 다해야 한다.

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