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서울 화곡본동본당 ‘가톨릭해병교우봉사단’

유재우 기자
입력일 2005-08-21 수정일 200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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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본당 절두산 도보성지순례 후, 주임 차원석 신부와 수녀들과 기념촬영했다.
“한번 봉사하면 영원히 봉사한다”

이웃돕기·주차안내·야간순찰 등

투철한 정신으로 본당 행사 한몫

『이쪽으로 가세요. 그쪽은 이미 다 찼습니다』 『그리로 가시면 나올 때 힘드시니까 저쪽으로 가세요』

여기 저기 빨간 모자를 눌러쓴 아저씨들이 빨간 곤봉을 들고 좁은 골목, 혼란스런 차들의 진행방향을 진두지휘 한다. 미사를 드리기 위해 차를 가지고 온 신자들은 아무런 말없이 그들의 곤봉을 따라 이동한다. 순식간에 진행되는 일사불란한 그들의 조율능력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서울 화곡본동본당 가톨릭해병교우봉사단(단장=최종호)은 주일이면 본당 주변에서 눈에 쉽게 띄는 단체다. 근엄한 표정의 각진 모자를 쓴 초로의 남자들의 모습을 보자니 본당을 지키는 「근위병」 같은 느낌이 든다.

가톨릭해병교우봉사단은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긍지로 본당의 대소사 지원, 이웃돕기봉사, 교통주차안내봉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하느님을 흠숭하고자 지난 1998년 7월 결성된 단체다.

처음에는 주보공지를 통해 모인 40~70대 해병대를 전역한 남성 교우 8명이 모여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활동에 윤활유 역할을 한 결정적 계기는 2001년 9월 본당 견진성사시 김수환 추기경의 방문. 김수환 추기경이 이들을 보자 전역한 해병들이 군복을 입고 본당에서 봉사하는 경우는 본적이 없다며 격려를 한 것이다. 이후 매월 셋째 주 주일 월례회의를 갖고 복음 나눔을 하는 한 편 연중계획서를 작성, 체계적인 틀을 갖춘 「확실한」 지원을 하고 있다.

본당내 행사 지원에 역점을 둔 단체지만 이들의 활동을 가만히 보면 한계가 없는 듯하다. 매주 2회 본당 안전관리 및 외각사고 방지를 위한 야간 순찰 점검활동, 본당 외부행사시 차량을 통한 이동 안내, 노약자와 어린이를 위한 이웃돕기 등 실로 손대기 거북한(?) 곳에 나눔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본당과 관련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타나 신자들을 위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마무리 까지 철저히 끝내는 이들의 모습에 신자들은 「가톨릭해병교우봉사단이 없으면 본당 대소사를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해병이라는 고래심줄같은 연결끈을 가진 이들은 매년 2회 자체 옥외피정을 실시해 부부간의 친교는 물론 신자들을 위한 봉사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종호(요셉.67) 단장은 『인내심과 끈기, 투철한 자기임무 완수라는 해병대의 특징처럼 본당 신자들을 위한 손과 발이 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묵묵히, 어느 곳에서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해병교우봉사단이 되는데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우 기자